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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훈보 Feb 24. 2021

안녕 다프트 펑크 ㅠㅠ

<책의 주변> 34화

처음 da funk 의 킥소리를 들었을 때가 아직도 선명하다. 음악적으로는 기타리프가 더 유명하지만 내가 가장 놀랐던 건 드럼의 킥 소리였다. 


'와. 미쳤다.' 


이 음악에 필요한 정확한 소리가 나온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그랬던 다프트 펑크가 해체한다니 ㅠㅠ


아무도 죽은 사람이 없는데 그룹이 해체한다는 소식만으로도 마음이 안좋다. 25년의 활동 기간 동안 4장의 앨범을 낸 팀의 해체를 이런 감정으로 받아들인다는 게 조금은 의아하지만 그래도 쓸쓸함을 지울 수 없다. 


나는 음원으로 듣는 것을 공연장을 가는 것보다 선호하는 편인데 다프트 펑크만큼은 공연을 보고 싶었다. 사운드도 사운드이고 무대도 무대 겠지만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즐거워할지를 좀 보고 싶었다. 진짜 100만원 까지는 갈 의향이 있었다. 이제는 불가능한 바람이 되었지만 아무튼 그랬다.


좋아하는 뮤지션이라고 해서 개인사를 줄줄 꿰거나 영어에 능통해서 여러 소식을 알고 있지는 못하고 그냥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다프트 펑크의 이야기를 하자면 나는 다프트 펑크가 사운드를 가장 잘 다듬는 아티스트라고 생각한다. 


'깔끔하고 안정적인 소리의 향연'이라는 말이 정말 잘 어울리는 팀이었다. 특히 마지막 앨범은 정말 듣는 내내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 밸런스와 깔끔함.. 살면서 많은 앨범을 들었지만 소리에 있어서 이 정도의 균형감을 주는 앨범은 없었다.


사람들은 다프트 펑크의 소리를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들이 거칠다고 느낄 수 있는 요소들도 정말 안정적으로 재단하는 팀이라고 생각했다. 자극적인 소리를 사용하면서도 불쾌할 만한 요소나 지저분한 대역들을 잘 걷어내 듣는 내내 불편함을 느낄 수 없는 소리를 담았다. 시원하고 매끈한 소리가 연속적으로 나오는데 어떻게 신이 안 나겠는가. (한국에서 유명한 어떤 팀이 다펑의 드럼셋을 써서 공연하는 것을 보고 적잖이 실망한 적도 있다. 음악으로 밥먹고 사는데 드럼셋 정도는 스스로 만들자.)


만약 각자 활동을 한다면 멤버 둘 중 누가 소리를 다듬는 역할을 했는지 알 수 있을지는 조금 궁금하고 어떤 식으로든 둘의 미래에 음악이 함께 하기를 기원하며..


마지막 곡은 contact


https://youtu.be/dRcHTdWY5l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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