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입 - 에이스 (크래커)
학창 시절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자판기 커피에 에이스를 찍어먹으며 만화책을 보던 추억이 그득한 나에게 에이스는 단순히 하나의 맛 그 이상이다. 그런 에이스를.. 2015-2018 크래커 부문 1위에 빛나는 에이스를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영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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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썬칩의 맛 구조를 보고 에이스 이야기를 읽으면 이해가 쉽다.
https://brunch.co.kr/@inshade/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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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우연이었다. 나는 에이스가 먹고 싶었고 마침 썬칩을 먹은 다음날이었기에 이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왜냐면 내 입에는 아직 썬칩의 맛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기 때문에...
어쨌든 어제는 어제의 과자를 먹었으니 오늘은 오늘의 과자를 먹어야 하는 게 삶의 낙 아닌가. 그래서 어느 날인가 썬칩을 먹은 다음날 나는 에이스를 뜯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내가 에이스와 관련된 글을 쓸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 그저 썬칩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해야지 하던 와중이었다.
평소처럼 에이스의 끈을 풀어 입에 넣은 나는 평소와 다른 무엇을 느낀다.
그래 이것은 썬칩에서 느꼈던 강렬한 기름의 맛이다!
그동안은 별생각 없이 잘 먹어놓고 오늘은 왜 유난을 떠는 것일까. 입은 왜 달려 있어서 둘의 연관점을 느끼게 되는 것일까. 그럼 이제 에이스의 맛을 떠올려보자.
1. 은은한 분유 맛
2. 짭짤함
3. 부드러움(혹은 뻑뻑함)
이 정도를 떠올릴 수 있고 1,3의 이유로 우리는 보통 자판기 커피와 곁들여 에이스를 먹는다. 짜고 뻑뻑한 크래커를 달달하고 쓴 커피와 먹는 게 왜 맛없겠는가. 게다가 에이스는 자판기 커피와 먹을 수밖에 없는 요소를 십분 갖추고 있다.
인스턴트커피를 타는 여러 방법 중에 가장 보편화된 2:2:2 여기에 들어가는 성분은?
커피 2 설탕 2 그리고 크림 2
크림!!!!
에이스에는 크림에 해당하는 전지분유와 가공유크림이 들어가 있다. 괜히 에이스가 커피와 어울리는 게 아니다. 그렇다고 눈치 없이 아메리카노와 에이스를 먹지는 말자. 그건 너무 쓰고 단맛이 없다. 잘 관리된 싱글 오리진 핸드드립 커피와는 조금 어울릴 여지가 있으나. 그래도 가능하면 인스턴트를 마시자.
그럼 오늘 글은 여기서 끝일까? 아니다. 위에 썼던 기름의 맛을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에이스는 복잡한 기름의 맛으로 구성된 과자다. 에이스에 들어가는 기름은 쇼트닝, 가공유지 동물성 유지, 혼합식용유 전지분유 가공유크림이 들어간다. 단순히 한두 개의 기름을 밀가루와 버무려 튀긴 게 아니라 복잡하게 디자인된 기름의 맛을 바탕으로 여기에 소금 간을 통해 맛을 내는 복잡한 과자인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에이스에 비타민이 들어간다는 것인데 과거에는 일시적으로 비타민의 양이 지금보다 많았던 적이 있었고 내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아주 아주 조금 더 산미가 있어 시큼했었다. 지금은 그때보다는 덜하고 풍부하고 기름진 맛이 강하다.
아무튼 이제는 자판기 커피가 많이 사라진 시대여서 에이스를 길에서 무엇과 먹어야 하나 싶지만 그것도 시대의 흐름이라면 흐름일 것이고 언젠가 누군가의 제사상에는 인스턴트 커피 한잔과 에이스가 올라갈 일이 있지 싶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