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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왜 마음은 힘든가?

에필로그

세 명 중 한 명은 살면서 임상적인 수준의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다. 미국인의 약 20%는 우울증을 복용하고 있다. 우리는 대체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왔을까? 인류는 끊임없이 진보하고 있다. 의학 분야도 마찬가지다. 심근경색 유병률과 사망률은 줄어들고 있다. AIDS의 유병률과 사망률 또한 줄고 있으며, AIDS는 더 이상 '죽는 질환'이 아니다. 평균 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암의 유병률은 증가하고 있으나, 그로 인한 사망률은 감소하고 있다. 인류는 모든 분야에서 혁신을 만들어내고 있다. 하지만 정신건강만은 그렇지 않다. 우울증 유병률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으며 자살률 또한 거시적인 관점에서는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왜 인류의 진보는 이 정신건강 분야에서만은 빗겨나가고 있는 것일까?


사실 인구의 20~30%가 정신질환을 겪는 건 인간이 유일하다. 물론 강아지나 영장류에서도 나름의 정서적인 문제를 겪는다는 보고가 있으나 인간만큼 보편적인 현상으로 정신건강 문제는 겪는 건 인간이 유일하다.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이 있다. 스스로가 자유롭게 생각한다고 착각하는 정도도 우리 인간이 가장 심하다는 것이다. 인간은 진화의 과정에서 의식이라는 것을 가지게 되었다. 물론 의식은 여러 가지 장점을 주었지만 한편으로는 우울과 불안을 만들어내는 경로를 만들었다.


수많은 항우울제가 개발되고 항우울제 산업만 자그마치 22조가 달하는 상황에서도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을 겪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다른 시선을 요구한다. 우린 정신건강 문제를 정말로 정확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인가?


흥미롭게도 현대의 주요 인지치료 이론, 마인드풀니스, 종교적 깨달음, 심지어 우리 사회의 지도자적인 인물들의 가치관은 모두 한 가지 방향을 가르킨다. '거리두기'다. 생각은 나 자신이 아닌 마음을 스쳐지나가는 하나의 심리적 사건에 불과하므로 그곳에 반응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은 우리로 하여금 우울과 불안의 굴레로부터 해방시켜준다. 그리고 내가 반응할 가치를 명료화한 후 그에 전념하는 방식은 우리 삶을 다시 새로운 방향으로 되돌려 놓는다. 이는 프로이트와 벡을 관통하는 핵심 생각이기도 하고, 마인드풀니스의 궁극적인 지향점이기도 하며, 불교 철학의 단 하나의 메시지이기도 하며, 비트겐슈타인이나 스티브 잡스가 삶을 이끌어갔던 핵심적인 가치관이기도 하다.


이 글을 쓰는 저자 또한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저자는 한때 지방에 있는 한 대학교에 재학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적성이 그리 잘 맞진 않아 이른 나이에 군대에 입대했다. 운이 좋아 카투사로 입대하게 되었는데, 그곳에는 소위 학벌이 좋은 친구들이 많았다. 헌데 그 친구들의 반응이 가관인 것이다. "거기 나오면 취업은 할 수 있어?", "세상 나가면 쉽진 않을 거야." 가뜩이나 당시의 전공도 적성에 맞지 않거니와 어줍잖은 사람들이 성가시게 조언하는 꼴이 보기 싫어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그렇게 다시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 들어가기까지 정확히 5년이 걸렸다. 들어가고 보니 서울의대 동기 중에는 단 한 명도 지방에서 대학교를 다닌 친구는 없었다.


그 과정에서 고통이 없었던 건 아니다. "공부한다더니 잘 되가?", "에이, 어떻게 서울의대에 들어가." 하지만 나는 그 과정에서 단 한 번도 스스로의 가치에 의심을 품어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곳에 전념했고, 많은 고통에도 불구하고 변화를 만들어냈다.


이 글은 짧은 기간 삶을 살아가며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던 것과, 현대 주요 인지치료 이론과, 중요한 인물들의 메시지의 공통 분모 속에서 만들어졌다. '거리두기'는 우울과 불안을 이겨내고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데에 핵심적인 방법임에 틀림없다. 이미 많은 연구들에 의해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기도 하다. 부디 많은 사람들이 '거리두기'를 통해 삶에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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