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 만난 여덟 걸음, 다섯.

왜 하필 작별인사를 멋지게 하고 싶은 걸까?

by 독립여행

왜 하필 작별인사를 멋지게 하고 싶은 걸까?


까미노에서는 매일같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했습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기도 했고, 반대로 받기도 했습니다.

가끔은 그냥 서로 모르는 척 지나치기도 했습니다.

특히 한국 사람들끼리는 오히려 인사를 더 조심스러워하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어디서든 우연히 만났고,

식당에 자리가 없어 합석하며 시작된 인연도 있었습니다.

술자리에서 의기투합해 매일 저녁 함께 밥을 먹기도 했고,

같은 속도로 길을 걷다 보니 자연스레 동지애가 생긴 이들도 있었습니다.


이름을 남겨놓고 싶었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병훈 소장, 소정님, 지울님, 윤경님, 한선생님, 다프네, 줄리에, 라즐로, 세르지오, 웨인, 조르디, 루시아나, 세바스티앙, 티라, 야스미나, 애나, 빅토리아, 애이먼, 닉, 스테파니, 미카엘, 페르란도, 마르코, 아나벨라, 샤롯데, 텐..등


이름을 기억하고 싶다는 것은,

그 사람과 함께한 감정의 온도가 내 안에 남아있다는 뜻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란 사람은 새로운 만남을 어려워하지만

헤어짐은 더 어렵습니다.

좋은 만남은 기쁘지만,

그만큼 허전함이 더 오래 머무는 것 같습니다.


작별 인사를 나누고 돌아서는 길,

어깨가 약간 무거워졌습니다.

말로 다 전하지 못한 마음이

그 자리에 조용히 남아 있는 듯했습니다.


한쪽 입가에는 웃음이 남았지만,

마음은 늘 한 박자 느리게 뒤를 따라갑니다.

발은 앞으로 걷고 있지만,

감정은 아직 그 사람 곁을 완전히 떠나지 못한 채

몇 걸음쯤 뒤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았습니다.


“안녕, 멋진 여행 하길 바라. 만나서 반가웠어.”


이 말을 할 때마다 어딘가 모르게 서툴고,

작별에 담긴 마음이 진짜로 잘 전해졌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그리고 매번 속으로 되뇝니다.


‘헤어질 때마다, 왜 나는

좀 더 멋진 작별 인사를 하고 싶은 걸까?’


앞으로 다시 만날 수 없다는 두려움 때문일까요,

아니면 순간의 마음이 진심이었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내 나름의 방식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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