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배울 수 있는 대화의 질문은 무엇이 달라야 하는가?
“그건 왜 그렇게 하셨어요?”
회의실에서 팀장이 던진 질문에, 공기가 잠시 멈췄습니다.
목소리는 높지 않았고, 말투도 그리 날카롭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누군가는 고개를 숙이고,
누군가는 서둘러 자료를 다시 펼쳤습니다.
그 질문은 말보다 먼저,
사람들의 마음속에 경계심을 불러왔습니다.
질문은 대화의 시작이지만, 때때로 대화를 멈추게 합니다.
같은 말이라도 관계에 따라
“왜 그랬어요?”
라고 물을 때, 상대는 그 말보다 먼저,
“왜 저걸 물을까?”
“내가 틀렸다는 걸 확인하려는 건가?”
“혹시 나를 떠보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순간은 무슨 말을 하느냐 보다,
그 질문이
어떤 마음에서 왔는지가 더 먼저 전달되는 것입니다.
질문은 정보 요청이 아니라,
해석을 불러오는 관계의 신호입니다.
질문은 기술이기 전에 태도이다.
우리는 흔히 말합니다.
“질문을 잘해야 한다.”
하지만 질문을 잘한다는 것은,
단순히 질문의 형태로 말을 만드는 일이 아닙니다.
지금 이 대화를 어떤 방향으로 만들고 싶은가라는
마음의 의도가 말의 형태를 빌려 나온 것입니다.
질문은 그 사람의 태도이며, 마음이 움직이는 방식입니다.
리더십 이론가 에드거 샤인은 이런 방식의 질문을
“겸손한 질문(humble inquiry)”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겸손한 질문은 알고 싶다는 진심,
상대의 세계에 진입하려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 에드거 샤인, 『리더의 질문법, 심심, 2021』
그렇다면 태도로서의 질문은 어디서부터 시작될까요?
질문을 한다는 것은
‘내가 모른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일입니다.
그리고 ‘당신에게 배울 준비가 되어 있다’는
마음을 보여주는 행위입니다.
질문을 할 때,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다음과 같은 마음을 품곤 합니다.
‘나는 당신을 깨닫게 하고, 방법을 알려 줄 수 있다.’
‘내가 옳다는 것을 확인받고 싶다.’
‘나는 당신과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
‘나의 상황을 공감해 주었으면 좋겠다’
이처럼 질문은
자신도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기대의 표현일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질문은 상대에게 묻기 전에,
먼저 나 자신을 향해야 합니다.
‘내가 질문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이 질문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진심으로 상대방의 답변에 관심이 있는가?’
이런 질문을 자신에게 한 번이라도 던져본 사람은,
질문의 방식이 ‘사소한 것’이 아니라
대화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이끄는 선택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