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도 실수 많은 한 회사원일 뿐이다.
2014년 처음 팀장을 맡았다.
팀장이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되기 전까진 알지 못했다.
내가 생각하는 팀장이란, 나에게 팀장이었던 분들밖에 생각해 보지 못했기에
그다지 무거운 마음으로 임하지는 않았다.
그저, 회의가 많아지고
그 회의에 제출해야 하는 목표와 수치 같은 보고서가 늘어났다는 것과
개인의 일 + 팀의 일을 해야 하는 자리라는 게 체감할 수 있는 전부였다.
이런 생각으로 팀장을 했기에 사실 팀원들의 관리에 대한 개념을 갖지 못했고, 관리를 받기를 원하는 팀원들이 많다는 생각을 접하곤 당황하기 시작했다.
내 상사는 관리형 팀장은 원하지 않으셔서, 팀장의 직책으로 수행해야 하는 일들이 갈수록 너무 많아졌다.
프로젝트가 문제가 생기면 고객과 문제 해결 회의부터 보고, 실제 해결을 해야 했고, 프로젝트 제안 시 솔루션 설명 및 제안, 설계 미팅 등에도 다녀야 했다.
3년 차 되던 올해,
익숙해졌다 생각했는데
이런저런 이유와 스트레스가 더해져
내가 팀장에게 적합하지 않은 건 아닐까 하는 절망감이 더해졌다.
그런 세월 속에 느낀 점은 이렇다.
첫째, 팀원이던 상사던 그 사람들이 하는 비난을 나에게 하는 비난이라고 상처받지 마라.
팀장 자리가 임원과 사원들 사이의 중간 자리라, 둘 다에게 비난받을 요소가 너무도 많이 있기에
그 얘기들을 다 소화하고 해결하고 책임지려 하지 않아도 된다.
그 비난 속에 비판받은 것들만 걸러내어 내재화하면 충분하다고 본다.
둘째, 팀원들의 문제를 다 해결하려 들지 마라.
사람들은 문제를 해결해야 그 속에서 배운다고 본다.
그러나 팀장이 되면 섣부르게 모든 걸 해결해줘야 할 것 같은 책임감이 무럭무럭 솟아난다.
팀장, 팀원 각각의 자리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각자 해결하는 건 당연한 것이다.
다만 조직과 관련된 일의 문제이고 자주 일어나는 일이면 개선점을 찾아 윗선에 제안하는 것도 할 줄 알아야 한다.
셋째, 회사의 목표를 인지시키고 그 안에서 각자의 목표를 완성시켜 줘라.
그냥 위에서 시켰으니 그냥 하라고 하는 팀장은 결국 소모되는 사람만 가지게 된다.
회사의 방향과 목표를 인지시키고 그 속에서 그 사람이 해야 할 일과 본인의 커리어와 부합시키는 일을 찾아주고
동기부여해주어야, 조직도 성장하고 팀원도 성장한다.
사실 이 포스트를 쓰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팀장이란 직책 이전에 차장, PL로써 여러 리딩은 해봤지만, 팀장이 된다는 건 직무와 관련 없는
조직과 관련된 얘기여서 내겐 너무 무거운 짐이었나 보다.
첫 해는 팀원들이 너무 많고 사업도 너무 많아, 질책과 일만 주었고,
두 번째 해는 외부 프로젝트 상주로 인해 무신경했었고,
세 번째 해는 잘하려고 애쓰다 부러진 나로서 할 말들이 아닐지도 모른다.
팀장으로 있을 때 참 외로웠다.
편하게 술 마실 아랫사람도 사라졌고,
나 역시 윗사람과 술 마시면 무게감에 피곤해졌고,
집에서 혼자서 술 마시며 삼켰던 말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내가 팀장이 되지 않고 그냥 차장급으로 머물렀다면 퇴사를 했을까 가끔 생각해 본다.
그렇지만, 어차피 욕심은 많은 나였기에, 주어진 자리에서 나의 방식대로 애썼고,
해봤기에 후회도 없어 후련한 점도 있기에 미련은 없다.
요즘 주변에 누가 팀장을 맡고 있다고 하면, 외로우시겠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나중에 놀이터를 만들면 팀장 day 같은 이벤트를 만들어, 그 외로움을 서로 털어놓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팀장님들..
모두 힘내세요~
잘해도 욕먹는 자리이니까요
나라서 그런 건 아닌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