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아빠, 학교 재미있어!
아이는 늘 걱정보다 잘 해낸다.
유치원 졸업 즈음, 아이는 유치원이 너무 즐겁고 친구들과 헤어지는 게 싫다며 수시로 걱정하고 잠자리에 누워선 졸업하기 싫다며 눈물도 흘리곤 했다.
그럴 때면 아내와 나는 학교 가면 새로운 친구, 선생님들도 만나고 재미있는 일이 많을 거라고 아이에게 얘기해 주었지만(그렇게 대해주라고 배운 대로ㅋㅋ) 사실 나도 내심 아이의 학교 적응에 대해 걱정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아이는 2주 정도 지난 지금 "학교가 너무 재미있어"를 입에 달고 산다. 이미 유치원은 머릿속에서 떠나간 지 오래고, 학교에서 처음 만난 사람들과 처음 겪는 경험들을 아주 즐겁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아빠로서 아이에게 고맙고, 학교에 고맙고, 친구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물론, 이 정도 나이만 되어도 아이는 엄마 아빠가 좋아할 만한 이야기가 무엇인지 잘 알고 그런 대답을 하려고 할 때도 있어서, 학교가 재미있다니 반가우면서도 내심 이게 아이의 솔직한 감정인지 처음엔 반신반의했던 것도 사실인데, 이야기를 많이 나누어보고 시간이 지나도 여전한 것을 보면 솔직한 표현이 맞는 것 같다.
사실 왜 아니겠는가. 아무리 학교가 신난다고 해도 본인도 두렵고 걱정되고 흥분도 되고 매일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있을 텐데, 아이가 대견하고 또 언제 이렇게 컸나 생각도 해본다.
지금은 이렇게 즐겁고 신나는 학교가 나중엔 또 가기 싫고 미울 때도 있을 텐데, 부디 그 생각들이 아이에게 건강한 경험이 되기고 그 감정들을 느끼고 극복하며 천천히 성장하는 과정이 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