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많아서, 오히려 좋아!
생각이 많아서, 오히려 좋아!
사진첩을 뒤적거리다가 2017년의 메모를 발견했다. 메모 속에는 '지금 나의 고민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생각이 너무 많아요.'라고 적혀 있다.
"생각이 너무 많아 고민이다. 생각이 두려움을 키우는 것 같다. 두려움을 깨고 싶다. 두려움을 깨고 나에 대한 믿음을 확고히 하고 싶다."
_2017년
생각이 너무 많아서 고민이던 시절이 있었다.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재잘거리는 생각은 심리적인 불안함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물리적으로도 뇌에 혈액이 쏠리게 해 끔찍한 편두통으로 이어지곤 했다.
하지만 그때도 나는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내 안에서 소용돌이치는 생각은 내 삶의 귀한 재료가 될 것임을.
"난생처음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 나만의 답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두려움이 공존하고 있다. 나는 끈기가 있고, 탁월함을 추구하며, 성장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기 때문에 성장할 수밖에 없다. 생각은 나의 힘이고 올바르게 활용해서 나의 강점으로 키우고 싶다."
_2017년
생각이 많았던 덕분에 20대 후반에 명상을 만나게 됐다. 브런치북 <나를 찾아줘>에 썼지만 내 삶은 명상을 만나기 전과 후로 나뉜다. 명상을 하며 고요함 속에서 생각을 지켜보고 흘려보내는 삶의 기술을 배웠다. 더 이상 걷잡을 수 없는 생각에 휘말려 괴로워하는 일은 없다. 생각은 끊임없이 일어나고 흘러간다. 생각을 흘려보내는 기술을 배웠을 뿐인데 그 한 가지 변화가 내 삶 전체를 바꿔놓았다.
그리고 글쓰기를 시작한 후로 내 안에서 끊임없이 흘러가는 생각은 나의 강점이 되었다. 과거의 내가 기대했던 것처럼.
우리가 경계해야 할 생각의 종류는 '걱정'과 '망상'이다. 대부분 이미 지나간 과거에 대한 뒤늦은 후회와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에서 오는 걱정이다. 걱정과 망상이 쌓이면 포화상태가 되어 우리를 압박한다. 이런 종류의 생각은 명상을 통해 흘려보낼 수도 있고, 생각을 글로 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생각을 손으로 받아 써보면 '내가 무의미한 걱정을 하고 있었구나.'하고 알 수도 있고, 때로는 그 안에서 긍정적인 발견을 할 수도 있다. 의미 있는 생각과 불필요한 걱정을 구분해서 발전시킬 생각과 흘려보낼 생각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생각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지켜보는 자로써, 생각의 주인이 될 수 있다.
불안하고 절망적인 생각으로 시작한 글일지라도 글을 쓰고 나면 그 끝은 어김없이 희망적이고 창의적인 생각으로 마무리된다. 물론 끝까지 비관적으로 마무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생각에 휘둘리지 않고 검열 없이 자기 자신에게 진솔하게 쓴다면 분명 내 안에서 낙관적인 본성이 흘러나올 것이다. 처음에는 오직 '나'만을 떠올리며 글을 쓰기 시작하지만 글의 끝에서는 '우리'를 위한 더 넓은 생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불필요한 생각은 흘려보내고 내 안에서 흘러나온 좋은 생각을 마주하며 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두려움은 걷히고 나를 믿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렇게 아름다운 생각의 결을 품고 있는 나를 믿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그런 나를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걸 깨닫게 된다.
내 블로그의 이름은 '스텔라윤의 빛나는 성찰'이다. 삶의 모든 순간에서 얻는 크고 작은 성찰을 글로 쓰고 있다. 생각을 다루는 기술을 익히고 나니 나를 그토록 괴롭히던 생각은 나만의 성찰이 되었다. 글 쓰는 사람에게 생각하는 시간은 쓸데없는 시간 낭비가 아니라 오히려 생산적인 시간이다. 삶의 경험 속에서 떠오른 생각을 글로 변환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나만의 귀중한 성찰로 남기 때문이다.
결국 글을 쓰며 살다 보면 생각의 결이 좋아진다. 그리고 좋은 생각은 거듭 좋은 생각을 불러온다. 좋은 생각을 품고 살다 보면 삶도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글쓰기를 하는 사람에게 생각은 매일 와도 반가운 단골손님 같은 존재이다. 좋은 손님이 올 때도 있고 불편한 손님이 올 때도 있다. 어차피 손님은 머물다가 돌아간다. 생각도 끊임없이 떠오르고 사라진다. 좋은 손님은 오래 기억하며 감사한 마음을 품고, 불편한 손님과의 만남에서는 배울 수 있는 점은 성찰로 남기고 흘려보내면 된다.
'생각이 너무 많아!'서 고민이라면 글을 써야 할 운명일지도 모른다. 생각은 그 자체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생각을 어떻게 대하는지 나의 태도가 중요하다. 흐트러진 생각을 글쓰기와 함께 정돈하며 살다 보면 어느새 차분하고 편안한 삶이 나를 둘러싸고 있는 걸 알아차릴 것이다. 고요한 공간에는 무례하고 시끄러운 손님이 어울리지 않는다. 잠깐 들렀다가도 금세 자기에게 맞는 공간이 아님을 알고 떠날 것이다.
내 공간을 어떻게 꾸려갈지는 오롯이 내가 선택할 수 있다. 잘 정돈되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공간에서 내 삶의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