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없을 나의 완벽한 고양이

에필로그

by 스텔라윤



모아나는 왜 하필 우리가 이사간 직후 사라졌을까.


나는 내심 모아나가 '모두의 고양이'라 생각했지만

사실 모아나는 정말 '나의 고양이'였던 게 아닐까.


나만의 고양이.

내 영혼의 친구.



누군가는 모아나가 그냥 밥 얻어먹으려고 나를 따랐다고 말한다.

물론 모아나는 생존을 위해 내가 필요했을 것이다.

하지만 모아나는 내가 밥도 츄르도 없이 불쑥 찾아가도 반갑게 나에게 달려왔다.

그렇게 아무 목적없이 서로 곁을 내어주며 시간을 보내곤 했다.


물론 츄르를 마다하진 않았지만


모아나가 이집 저집 돌아다니며 지낸 것은

야생 고양이의 생존 본능이기도 했고

모아나의 사랑이기도 했다.



모아나는 나처럼 마음에 슬픔을 품고 있는 사람을 알아보고 먼저 다가가 사랑을 주는 고양이였다.

모아나와 함께 했던 시간은 나에게 치유 그 자체였다.


존재 그 자체만으로 사랑을 느끼게 해주는 대상은 태어나 모아나가 처음이었다.


우리가 함께 한 시간은 겨우 9개월이지만 억겹의 세월을 함께 한 듯 우리는 소울로 연결되어 있었다.

모아나와 나. (2022)



그런 모아나를 나는 무엇이 두려워 외면했던 걸까.

무엇을 지키고 싶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존재를 잃어버린 걸까.


모아나는 내게 인생은 한치 앞을 알 수 없다는 것을 알려주고 사라졌다.

모든 걸 완벽하게 준비하고 시작할 수 없다는 것도.

인생이든 사랑이든 그 무엇이든.



고요한 집안, 문득 모아나를 생각한다.


‘모아나가 지금 내 옆에 널부러져 있다면,

냥냥 거리며 나에게 다가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는 지금도 애써 웃으며 이야기한다.


“그놈 어디서 배 떵떵거리면서 잘 먹고 잘 살고 있을 거야. 이쁨 듬뿍 받으면서. 모아나 데리고 간 사람은 진짜 복 많은 사람이지.”


“맞아. 모아나는 쉽게 죽을 고양이가 아니야.”


우리는 진심으로 그렇게 믿고 있다.

그렇다고 사무친 그리움이 줄어드는 건 아니지만.



2년이 지났지만 모아나의 감촉과 목소리가 생생하다.

모아나에게도 내 기억이 남아있겠지.

고양이는 한 번 마음 나눈 존재를 평생 잊지 않는다고 한다.


모아나를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은 글로도 쓸 수 없다.

글로 써서 가볍게 털어내고 싶지 않다.

평생 안고 가며 미안해하고 그리워할 것이다.



삶이 끝나는 날,


모아나가 나를 마중나와 준다면

내 목소리를 듣고 달려와준다면

모아나에게 직접 이야기 하고 싶다.

정말 미안했다고, 고마웠다고.

정말 많이 보고싶었다고.


나의 완벽한 고양이, 모아나
나의 빛이였던 고양이
모아나가 자유롭고 평안하기를, 행복하기를.
제주 바다. (2022)




모아나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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