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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짧은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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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rden Apr 08. 2024

골프

개똥철학과 진짜철학은 한끗차이

골프를 배운지 이제 8개월즈음 된다.

이게 아주 사람을 들었다놨다 하는 것이,

어떤 날은 이제서야 좀 되는건가 싶어서 역시 성실하면 뭐라도 조금씩은 발전이 있구나, 생각하게 하다가

또 어느 날은 와 진짜 나이들어서 뭘 배우겠다는거 자체가 어불성설이구나. 하면서 꼴도 보기싫게 만드는 그런 운동이다.

그렇게 애닳아 환장하는 나를 보며 십이세 첫째가 하던말,


“엄마, 골프가 그렇게 어려워?

그냥 막대기로 공을 힘껏 때리기만 하면 되는거 아니야?

거기다가 누가 방해를 하는 것도 아니고, 공이 움직이는 것도 아닌데,

대체 뭐가 그렇게 어렵다는 거야?“


말문이 막힌 나, 틀린 말이 하나도 없어서 딱히 늘어놓을 변명이 떠오르지 않는다.

열두살이 관찰한 골프란 그런 운동이었던거다.


그날, 연습장에 가서 프로님께 일러바쳤다.

그랬더니 프로님에게 돌아온 답변,


“아니죠. 움직이는 공을 가지고 하는 경기들은 공의 방향이나 속도를 바꿔주는 거죠. 변경하는 겁니다.

하지만 골프는 죽어있는 공을 살아나게 만들어주 운동입니다. 생명력을 주는거죠.

변경과 생명력, 어떤 것이 더 어렵겠습니까.“


한치의 망설임도 없는 대답이었다.

어떤 한 분야에 일정기간 이상 몸담으면 방망이를 깎던 노인처럼, 자신만의 철학과 뜻이 생긴다고 한다.

프로님의 대답역시 그러했다. 나는 과연 어디에 몸과 마음을 담고 어떠한 뜻과 철학을 만들어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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