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 했다.
관조하고 관망하는 적당한 거리가 필요한 게 인생뿐일까.
우리엄마는 매번 친구도 너무 자주 만나지말라고 얘기한다. 너무 자주 만나는 사이가 되면
내 단점을 쉽게 들키게 되고, 친구의 단점도 필요이상으로 눈에 들어오게 된다고.
진짜 그랬다. 그래서 지금까지 친구인 이들이 내곁에 남은 이유는 내가 그들의 단점을 몰라서도, 그들에게 내 헛점을 안보여줘가 아니었다
우리는 서로 단점도 보듬어주기로, 이해해주기로 묵언의 약속을 한 사이들인 것이다.
이얘긴, 한편으로 지나치게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다가 종내 인연을 끊은 이들도 꽤나 된다는 의미이다.
배우자가 앙숙인 이유도 한집살면서, 같은통장쓰면서 거리감을 조절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아서일 것이다.
자식보다 손녀가 예쁜이유, 옆에 끼고 사는 자식보다 멀리 살아 명절에만 얼굴보는 자식이 아픈손가락인 이유,
떨어져있는 거리만큼, 낭비하지 못한 애정이 쌓여서 그러는 것이겠다.
한편 전혀 다른관점에서,
몸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얘길,
살아가면서 몸소 깨달은 적이 있다. 서서히 멀어진 옛친구와 옛애인들,
멀어진 거리만큼 퇴색해가는 그 사람과의 기억과 추억.
그러다보면 어느 날엔가는, 거리를 잰 적도 없었던 모르는 이로 돌아가기도 했을 것이었다.
여전히 잘 모르겠다.
반가운 친구들을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들로 지새는 밤과 새벽을 지나 집에 돌아오면,그 얘길 왜 꺼냈는지 모르겠다며 자책하던 순간들이 있었다.
움직여지지 않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일때문에 처음 만났던 사람이지만, 다음에 한 번 더 만나고 싶은 진한 여운을 남기는 이들도 간혹은 있었다.
대체,
우리 사이의 적절한 거리는 어느만큼일까.
너무 뜨거워 서로를 데이게 하지않고,
너무 차가워 서로를 잊지도 않을,
적당한 거리란 얼마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