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듯-하다

나의 한 단어 28-365

by 푸른킴

‘무겁던 마음이나 기분이 풀려서 거뜬하다’

한반도 남쪽보다 북쪽 지역 사람들에게 익숙하다.



1.

부사로는 ‘건듯’이라고만 쓴다.

이것은

‘바람이 살랑 부는 모습’

‘일에 정성을 들이지 않고 대강대강 빨리 처리하는 모습’

‘걸핏하면’과 흡사하고

달리 보면 ‘건들건들’이라는 뜻에 더 가까울지 모른다.


2.

이처럼
한 단어가 여러 다른 뜻으로 쓰일 수도 있는 것은
이 말 속에
다양한 삶과 변화무쌍한 이야기,
단정할 수 없는 의미가 복합되어 있다는 뜻일 수도 있다.
어떤 경우라도 삶을 한 면으로만 고집해서
외통수에 갇히지 않으려고 애쓴 지혜의 흔적이 역력하다.

3.

‘건듯하다’

요즘 바람이 살랑 불어 가을이 가까이 와 있는 느낌이 물씬 난다.

언제 헉헉대던 여름이 사라졌는지 모를 정도로

순식간이다.

이런 때

사람 살림에 지혜와 정성을 들이기보다

걸핏하면, 건들건들 서둘러 빨리 일을 끝내고 싶은 마음에

막무가내로 몸을 휘두르는 태도는 조심하는 것이 좋겠다고 다짐한다.


부디

지난여름 무겁던 마음이나 기분이 스르르 풀려나

다시 몸과 마음이 거뜬해지는 즐거움이 있기를 바란다.

‘삶’은 누구에게나 언제나

건듯한 즐거움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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