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내리던 비
나흘째 물러서지 않는
한가한 공원 주차장
차를 움직이다
한참 그대로 서 있어야 할
가을 새벽
벙거지
하얀 안경
회색 등산복, 검은 스틱
엇비슷하게 서 있는 나이 든 다리
탁탁탁
길옆 영그는 초록 밤송이
잠도 덜 깨었을 텐데
두 손 들어 다그친다
아직 밤송이 푸른 얼굴
밤알처럼 갈색 물들기 전
떨어져도 괜찮다며
못 이기는 척 시나브로,
아쉬움 감싸 안아 주려
비행하는 어린 초록
불현듯 물드는 낙엽
거울인 듯
젊음을 내리친 노년,
길을 비켜서고
우리는 눈이 마주쳐
가볍게 웃는다
미안합니다
길 위에 구르는
밤의 고백
사이
천천히 움직이는 차에
말을 건네는 노인,
동틀녘
나무 곁으로
물먹은 한걸음,
스쳐 가는 사이
세월의 비
아직 스며드는
숲,
노인과 나
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