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붓

나의 한 단어 30-365

by 푸른킴

소리가 거의 나지 않을 만큼

발을 가볍게 들고 걷는 모양

1.

완연한 가을 아침

살랑살랑 바람 좋아 건너편

봄날 목련도 가볍게 춤추는 듯.

구름 사이 삐져나온 햇살

그날 태어난 아이, ‘윤슬’처럼

‘사붓’

한걸음, 한 발자국

가볍게, 소리 없는 듯

발뒤꿈치 들고, 버선 신은 듯 사뿐.


2.

‘사붓’

몸을 가볍게 하여 한걸음 내딛는 저 부드러움.

몸동작에 군더더기 없고

햇살처럼 퍼지는 화사함,

9월 소슬바람 다시 찾아온 날.

이유 없이

나의 9월은 언제나 생경하다.

오랜만에 찾아온 사람 같고

바람처럼 떠나갈 사람처럼 오간다.


3.

봄다운 봄이 찰나같이 머물다 간 4월처럼

가을다운 가을이 순간처럼 스쳐 갈 9월이겠지만

단 하루라도

사붓, 사붓사붓, 사붓사붓사붓-

구월의 상쾌한 순풍이

온몸에 닿는 날

옹골찬 붓으로

사뿐히 써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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