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한 단어 36-365
거죽이나 면이 고르게 반지랍지 못하고 푸석푸석한 상태
1.
잘 쓰지 않을 것 같은 단어들을
하나씩 찾아
한 문장씩 적어두고 있다.
어색하고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단어들,
글은 까칠까칠해지고
단어들이 낯설수록
글은 깔끄러워진다.
살아있다 해도
무엇이든 손에 들려 쓰이지 않으면
조용히 사라져 버리기 마련,
단어의 운명도 마찬가지다.
그걸 억지로라도 꺼내어
세계 안에서 숨을 쉬게 해 보자.
쓰는 이가 단어를 살릴 수 있다면
그 새침한 단어도 속 깊은 다감함으로
사람을 북돋을 것이다.
2.
‘티석티석’
거칠고 말끔하지 못하다.
반질반질하지 않고 푸석푸석하다.
*오돌레돌한 느낌이기도 하면서
털털거리는 촉감이기도 하다.
어떻게 말해도 매끄럽지 못한 흔적이다.
그렇다고 해석하면 그렇겠지만
이 단어를 가만히 보고 있으니
무슨 이유인지 까칠함 너머로
부드럽고 다정한 손길이 있을 것 같다.
사람에게 쓸 수 있다면 아마도
**친드레 같은 어떤 모습이 가장 잘 어울릴 것 같다.
삶은 겉이 부드럽고 속은 까칠한 일에
위협받고 있다 해도
까칠한 겉 너머 따뜻하고 부드러운 속을
아낌없이 베푸는 이들이 있지 않은가.
3.
‘티석티석’
사람의 성격에 비춘다면,
그 비슷한 말이 ***‘걱세다’ 정도일 것이다.
성격이 굳고 무뚝뚝하다지만,
그러나 그 속이 깊고 넓은 사람이 태반이다.
겉만으로는 쉬이 알 수 없는 것이
사람 마음이라는 것은
어떤 경우에는
다행스러울 때가 있다.
그대 삶이 티석티석 하다 해도
나는 그 깊은 심지를 읽어 낼 것이다.
*오돌레돌- 내가 만든 신조어다.
**일본어, 츤데레를 나는 '친(親)드레'로 고쳐 쓴다. 우리말 '드레'는 인격적으로 모나지 않은 정중한 태도다.
***신효원의 최근 책, 『우리가 사랑한 단어들』(생각지도, 2025)에 따르면, 사람의 성격이나 태도를 일컫는 우리말이 생각보다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