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월 詩8. 어느 점심

by 푸른킴

밥 먹고 싶었다

시를 시에 말아

상클한 시밥


밥 시간 훨씬 지나

겨우 한자리 잡았다

시도 밥을 먹는다


앉자마자 재료소진

주인 추천

‘불콰한 시밥’

가끔 선택은 없다


걷는 것도 일이라며

제밥 앞에 두고

다시,

땀을 뻘뻘

한 끼 시를 비빈다


가게 밖

멈춰 선 운전자

건너던 걷는 자

살갑게 욕을 먹인다


욕알 바람에 실려

사뿐히 밥알 위로

하롱하롱

무례하게 거둬낸다


문득,

밥이 묻는다

우리는

태초부터 친구였을까

사소한 전사였을까


너야말로 식전불사

시에 밥을 말았는지

밥에 시를 담갔는지

붉어진 밥알

전의가 불타다

무심코 서글프다


시밥

밥시

밥바밥시


맛있다 싶었는데

버무려진 땀방울이

밥알이다

시알이다


결국

상쾌한 어느 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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