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월 후 나의 삶 詩 6. 다시 만난 우아연

by 푸른킴

꿈에서도 달렸다


어제

도서관에 들러

빡빡한 책틈

날 기다릴 그 책 만나러

걸음이 바빴다


옆으로 난 계단을 뛰어

올라간 삼 층

왼쪽 코너 입구

“금지.

누수로 보수 중.

8월 31일까지.”


어둠에서

그 한 권 못 꺼내 준 것이

못내 아쉽다


친절을 가장한 저 안내문에서

웅크리고 있던

차가운 거절이

몸에 닿는다


벽에 가려진 책

불 꺼진 책장에 갇혀

숨죽인 채

며칠 더

그 자리에ㅡ


내가 만나야 할 그 책

지척에 두고도

날 밀어내는 글자 앞에서

하릴없이

돌아서는 발


나오는 길,

신착 도서 몇 권을 품고

내 등 떠미는 경고문을

깨끗이

떠났다


리처드 로티의

'우연, 아이러니, 연대'


그래,

오늘은 그 책을

내 몸으로 새롭게 만난 즐거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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