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도 달렸다
어제
도서관에 들러
빡빡한 책틈
날 기다릴 그 책 만나러
걸음이 바빴다
옆으로 난 계단을 뛰어
올라간 삼 층
왼쪽 코너 입구
“금지.
누수로 보수 중.
8월 31일까지.”
어둠에서
그 한 권 못 꺼내 준 것이
못내 아쉽다
친절을 가장한 저 안내문에서
웅크리고 있던
차가운 거절이
몸에 닿는다
벽에 가려진 책
불 꺼진 책장에 갇혀
숨죽인 채
며칠 더
그 자리에ㅡ
내가 만나야 할 그 책
지척에 두고도
날 밀어내는 글자 앞에서
하릴없이
돌아서는 발
나오는 길,
신착 도서 몇 권을 품고
내 등 떠미는 경고문을
깨끗이
떠났다
리처드 로티의
'우연, 아이러니, 연대'
그래,
오늘은 그 책을
내 몸으로 새롭게 만난 즐거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