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토가 시작되었다.
항암제 색이 화려할수록 독하다는 설(사실 미확인)이 있는데 샛 노란색이 줄을 따라 아이 몸속으로 들어간다.
중심정맥관 외에 말초에 혈관을 더 잡았다. 아무렇지 않은 듯 손을 내밀고 고무줄로 묶고 주사 바늘이 몸속으로 들어간다.
'혈관아, 제발 도망치지 말고 한 번에 가자.'
조마조마하고 긴장된 순간이다.
다행히 한 번만에 혈관이 잡힌다. 손은 수액이 들어가고, 중심정맥관은 항암제가 들어간다.
오늘의 샛노란 항암제는 총 3리터가 채 안 되는 양이 들어간다. 물론 투명한 항암제도 들어갔다.
테스트 용량이 들어간 후 아이는 구역감을 표현하였다. 몇 번의 구역으로 힘든 아이는 춥다며 누워있다.
점심시간이다. 혹시나 밥 냄새를 힘들어할까 아이를 살피며 한 젓가락, 두 젓가락.. 입 안의 첫 음식이 채 입안을 떠나기 전에 누워있던 아이가 구역감에 힘들어한다.
일으켜 세워 봉지를 갖다 대면 온몸에 힘을 주며 힘겹게 구토를 한다. 뒷정리를 한 뒤 다시 젓가락을 들어 음식을 입안에 넣는다. 좀 전보다 더 빠른 저작운동 후 넘겨 삼킨다. 언제 다시 또 구토할지 모른다. 빠른 속도로 배를 채운다. 아니, 음식을 먹어치운다.
내가 생각해도 비위가 강하다. 잠깐의 시간이 허락할 때 먹어둬야 한다. 치료뿐 아니라 간병도 체력전이다.
대견하고, 고맙다.
버텨주어서.
*사진 출처: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