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상황에도 잘 적응해나가고 있습니다.
사람책. 한국에서도 아주 낯설은 개념이나 방법은 아닌 듯 합니다. 소수의 인원들이 누군가의 살아온 이야기, 경험과 생각을 직접 듣는 시간. 2010년 즈음부터 몇몇 사회혁신/비영리 기관들을 중심으로 진행이 되었고, 지역 공공 도서관 등 공공기관과 몇몇 단체에서도 사람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죠.
People Powered (Shareable 콘텐츠 연재) 세 번째 포스팅은 사람책 도서관(Human Library)에 대해 다룹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익숙하게 경험한 사람책과는 초점을 조금 다루게 맞추고 있습니다.
덴마크에서 시작하여 여러 나라로 확장된 사람책 도서관(The Human Library)이라는 NGO의 프로그램에서, 사람책(Human Book)으로는 여러 이유로 사회에서 소외되고 배제된 사람들 (본문에서는 낙인을 뜻하는 'stigma'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였습니다. 명확한 이해 없이, 사회의 분위기 등으로 인하여 혐오와 차별의 대상이 된 사람이라고 해도 무리가 아닐지 모르겠네요.)이 주로 참여하였습니다.
또한 코로나 펜데믹 이후 오프라인 모임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온라인으로 어떻게 사람책 모임을 진행하하였고 향후 발전해 나갈 계획인지도 담겨 있습니다.
'The Human Library' 대표 인터뷰 중 인상적인 내용이 있었는데요, 바로 다양성을 위해 싸우기보다는 '다양성을 탐험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제공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사람책을 통해 우리가 놓치고 있는 무언가가 있지 않은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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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rraine Lally는 최근 Zoom 통화를 통해 16명의 낯선 사람들과 함께 했다. 16명의 낯선 사람들과 함께 했다. 통화에 참가한 사람들은 8개국 출신으로 다양한 연령대, 배경, 성별을 가졌다. 그럼에도 그들이 가상공간에 모인 이유는 동일했는데, 바로 가정 내 학대 생존자로부터 배우고 문답을 나누기 위해서였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모인 이 방에서도, 감정의 전이를 느낄 수 있었어요. 카메라를 통해서도 사람들의 얼굴에서 감정이 전해졌기에, 참여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었어요.”라고 Lally가 말했다.
이는 분명 일반적인 대화는 아니었고, Zoom 방에 함께 한 16명들도 단지 소극적인 참가자가 아니었다. 그들은 사람책 도서관(the Human Library)에서 “책(사람)”을 “대출”하여 함께 “읽고” 있었다.
코펜하겐에 기반을 둔 비영리 단체의 CEO이자 행정 책임자인 Ronni Abergel은 "사람책 도서관은 커뮤니티에서 차별을 받고 낙인이 찍힌 그룹을 온전하게 이해할 기회를 제공하죠."라고 말했다. “우리는 다양성을 위해 싸우고 있지는 않아요. 그보다는 다양성을 탐험하기에 안전한 공간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들의 사명에는 Lally의 경험이 반영되어 있다. “그녀는 단지 가정 학대의 생존자가 아닙니다. 어머니였고, 여동생이었고, 누군가의 딸이었습니다. 또한 그녀는 인류라는 더 큰 집단의 일원이지요.”라고 Abergel이 말했다.
우리는 다양성을 위해 싸우고 있지는 않아요. 그보다는 안전하게 다양성을 탐험하기에 안전한 공간입니다. (Ronni Abergel, The Human Library의 CEO 겸 행정 책임자
Abergel과 그의 형제 Dany 그리고 동료인 Asma Mouna와 Christoffer Erichsen이 2000년 설립한 사람책 도서관(the Human Library)은 전통적인 도서관 방식을 사용하여 사람들 사이의 호기심, 이해 그리고 받아들임(acceptance)를 통합한 전세계적 활동(global initiative)이다. 어떤 사람책 도서관 - 최근에는 온라인 이벤트로도 진행 -에서도 보통 사람들(독자)은 특정한 방식으로 희망하는 사람에게 대화(독서)를 요청할 수 있다. 독자는 30분의 "대여 기간" 동안 이렇게 "사람책"을 만날 수 있다.
‘사람책’에는 광범위한 정체성과 경험이 담겨 있다. 알코올 중독, 주거 불안 및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경험한 사람들도 있다. 자폐증과 간질을 경험한 경우도 있으며, 난민/ 자연주의자/홀로코스트 생존자/실업자/ 한부모들도 만날 수 있다. 그들의 배경, 정체성 혹은 삶의 경험이 무엇인지에 관계없이 사람책 도서관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책 표지만으로 책 전체를 판단하지 마십시오."
“이 책들(사람들) 중 일부는 대부분의 삶 속에서 배제받았거나, 무시되었거나, 선택받지 못하였고, 심지어는 미움을 받기까지 했기 때문에 사람책 도서관은 그들에게 엄청난 기회이지요. 그래서 저는 그들이 자신의 낙인(stigma)을 역량으로 활용하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라고 Abergel은 말한다.
독자는 그들이 예의를 갖추는 한 원하는 모든 질문을 할 수 있으며, 사람책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편견 없이 진실하고 정직하게 답변한다. Abergel은 "이런 상황에는 불편한 부분이 있다. 왜냐하면 때로 우리는 어려운 주제, 매우 금기시되는 영역, 문제시되는 혐오, 고정관념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의사 결정에 - 특히 사회적 탐색 - 영향을 끼치는 무의식적인 편견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하고, 개방적으로 접근하며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변화는 독백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일어난다. — 사람책 도서관 프로그램 참여자, Mindy Kelley
연구에 따르면 스토리텔링을 통해 청중을 참여시키고, 영향을 미치고, 가르치고, 영감을 줄 수 있다. 그러나 Abergel은 사람책이 스토리를 통해 독자와 이어진다 하더라도, 사람책 도서관은 스토리텔링에 관한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사람책 도서관이 더욱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양방향 대화 기반 형식이기 때문이다. 최근 온라인으로 사람책을 만난 Mindy Kelley는 “예전과 같이 책을 읽는다고 발전이 일어나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변화는 독백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일어나죠.”
Abergel은 창립 초기부터 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생태계로서 사람책 도서관의 잠재력에 주목했다. “이 아이디어를 생각한 첫날부터 전세계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고, 전 세계 어디에나 적용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단지 실제로 작동할지 알지 못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첫 10년 동안은 사람책 도서관은 표준 프로토콜이 없으며 지속 불가능한 '팝업' 모델로 운영되었다. 이로 인해 책(사람)과 원칙을 존중하지 않는 파트너와 참가자들도 함께 하게 되었다.
오늘날 50개국 이상에 사람책 대여소(depots)가 있고 80개국에 현지 출판 파트너가 있다. 현재 사람책 도서관은 필요한 자격 및 콘텐츠 기준에 대한 라이선스 프로세스를 갖추었다. 세계 어느 곳이든 사람책이 지원-인터뷰-교육 과정을 거쳐서 유통되기에(사람들을 만나기에: 역자 주) 적절하게 준비된다. "우리는 서두르지 않아요."라고 Abergel은 말했다. "이러한 과정을 제대로 하여, 우리의 사람책들을 잘 돌보고, 독자들과 올바른 기회를 만들기 원합니다."
Abergel은 해마다 전 세계적으로 20,000~25,000명의 사람책이 발행된다고 추정하지만, 유통되는(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사람책 숫자는 정확히 알기 어렵다. 예를 들어 코펜하겐에는 거의 200권이 넘는 책(200명의 사람책)이 있다. 덴마크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오르후스(Aarhus) 에는 55권의 책이 있다. 그 외에도 두 곳의 작은 사람책 보관소(depots)가 추가되며 덴마크에는 300권 이상의 사람책이 유통 중이다. 이들은 2021년 덴마크에서 전국 각지를 탐방하는 북투어를 포함해 약 100건의 행사를 개최했다.
사람책으로 함께 하는 사람들은 자원 봉사자들이며 사람책 도서관은 그들이 가능할 때 이루어지므로, 독자들은 그들이 사람책 도서관에 들렀을 때 어떤 내용의 책을 만날 수 있을지 알기 어렵다. 수명 주기(사람책이 독자들을 만날 수 있는 기간: 역자 주)는 다양하며 사람책의 상황과 희망에 따라 독자들을 만나지 않을 수도 있다. 사람책 도서관은 항상 참여자(Collection) 확장에 관심이 있다. 책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다.
많은 비영리 단체와 마찬가지로, 사람책 도서관은 수년 동안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단일한 개별 문제를 다루지 않고 특정 그룹의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지 않기에, 이들은 특정분야에 초점을 맞춘 펀딩을 신청할 자격이 없었다.
그러나 2016년 사람책 도서관은 Heineken, Tesco 및 Procter & Gamble과 같은 잘 알려진 글로벌 회사를 포함한 기업과 협력하여 시민 사회의 발전 및 성장을 위하여 자금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에 사람책 도서관은 기업이 사람책 관련 행사를 주최하거나 기업 내에 사람책 책장(회사 멤버들이 사람책으로 참여)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함으로써, 다양성/형평성/포용성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이들이 경험하도록 돕는다.
기업과의 활동을 통해 사람책 도서관의 지역사회 활동이 가능해 지는 동시에, 사람책 도서관의 목적이 더욱 빠르게 확대되어 이루어질 가능성도 생긴다. “의사결정자와 리더가 아니라면 누가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고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까?” Abergel이 말했다. "리더가 이에 참여하고 우리에게 배울 수 있다면, 어떤 사람들이 올지 모르는 공공 도서관에서 진행할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많은 단체들과 유사하게, 사람책 도서관의 최근 이슈는 코로나 팬데믹에 적응하는 것이었다. 팬데믹 초기에 모든 대면 행사가 취소되었으며 온라인 상의 활동으로 변경되었다. Abergel은 처음에 “디지털 거리두기가 우리에게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온라인 환경은 독자들이 불편함을 느끼면 떠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몇몇의 사람책과 독자들은 기술상 참여에 어려움을 겪지만, 어디에서나 사람책과의 만남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상당수의 사람들은 ‘사람책 도서관’에 훨씬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할 때 대면 이벤트는 중단되고 온라인 미팅으로 전환되었다. 운영진에게는 놀랍게도, 사람책의 영향력은 온라인에서도 감소하지 않았다. 오히려 독자들에게 새로운 연결 수단을 제공했다. Credit: The Human Library
“저는 미국에 있는 제 거실에서 다른 세 명의 독자와 함께 앉아 있어요. 한 명은 영국에, 한 명은 이스라엘에, 한 명은 저와 같은 미국인이지요."라고 Kelly가 말했다. “사람책을 읽으면서 친밀하고, 속이 쓰리고, 아름답고, 생생하고, 배움을 얻는 등의 느낌을 받았습니다. 가장 존중하는 환경에서 이 모든 감정을 느꼈어요.”
처음에는 독서를 온라인 환경에서 진행하는데 주저함도 있었지만, 이제 사람책 도서관은 그 잠재력을 인식하고 2022년 디지털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주문형 서비스에 가까운 이 방식에서 도서관 카드를 소지한 독자는 곧 "출판"될 책을 알려주는 게시판을 검색할 수 있다. 관심이 가는 사람책이 있는 경우, 참여할 수 있는 인원이 제한된 가상의 생태계에서 다른 독자와 함께 할 수 있다.
더 많은 독자에게 다가가겠다는 사람책 도서관의 장기 목표는 이러한 확장을 통해 달성될 지도 모른다. 그들의 더 큰 목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돕는 것이다. Abergel은 "우리의 핵심 역할인 지속 가능성, 유용성 및 접근성이 보장된다면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곳, 다른 곳에서는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정보가 필요할 때 가는 곳, 그리고 당사자에게 직접 들을 수 있는 곳이 될 것입니다.”
Lally 도 이에 동의한다. “사람책 도서관은 비공식 교육을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일어나는 사회적 고립과 사회적 배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습니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이러한 사람간의 연결과 공유된 경험에는, 가격을 매기기도 어려울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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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조안나 하우겐(JoAnna Haugen)
작가, 연사, 솔루션 옹호자, 용기 있는 여행자, 국제 선거 참관인이자 귀환 평화 봉사단 자원 봉사자입니다. 그녀는 또한 지속가능한 관광, 스토리텔링, 그리고 사회적 영향을 다루는 솔루션 플랫폼인 Rooted의 설립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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