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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S May 04. 2022

전쟁을 겪은 사람들간의 연대

30년 전 비극이, 지금도 일어나지 않도록 

2월 말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두 달 넘게 계속되고 있습니다. 적잖은 우크라이나인들이 전쟁을 피해 해외로 이동하였으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나라에서 그들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아티클은 유럽 동남부에 위치한 크로아티아의 사람들이 우크라이나인들을 돕기 위해 어떠한 활동을 하고 있는지 설명합니다. 크로아티아는 폴란드처럼 우크라이나와 바로 국경을 맞대고 있지도 않으며, 난민을 많이 받고 있는 독일처럼 경제력이 높거나 관련된 경험이 아주 많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많은 크로아티아 시민들이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데요, 기사에도 있듯이 약 30년 전 크로아티아도 전쟁을 경험하였기에, 그 때의 어려움이 많은 사람들을 움직이게 만들고 있습니다. 

비극이 계속해서 반복되지 않도록 더 많은 공감과 연대가 일어나길 바라며, 
전쟁이 어서 끝나기를 함께 기도합니다. 

This article originally appeared on Shareab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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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겪은 사람들 간의 연대 : 우크라이나인들을 돕기 위한 동남유럽 시민들의 노력 
(Solidarity in a time of war: Southeastern European cities are activating for Ukraine)


우크라이나에서 온 가족들이 크로아티아의 지역 NGO인 Dobra volja가 마련한 버스를 타고 북부 크로아티아 Varaždin에 도착했다. Credit: Dobra volja


 

크로아티아 독립 전쟁(구 유고슬라비아 연방 영토에서 이루어진 유고슬라비아 전쟁 일부로, 기존 유고슬라비아 연방의 일부로 편입되었던 크로아티아의 독립 선언 후 1991년~1995년까지 진행된 전쟁. 이 전쟁으로 약 20,000명이 사망하거나 난민이 되었다. 역자 주) 이후 거의 30년이 지난 2022년, 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이 비슷한 공포를 겪고 있다. 이 전쟁은 동남유럽 지역의 많은 사람들에게 그들이 겪었던 충격적인 경험을 떠올리게 하기에, 우크라이나인들이 겪는 아픔에 깊게 공감하며 반응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우크라이나 국경으로 차를 몰고 가 사람들의 이동을 도왔으며, 난민들이 지낼 수 있도록 그들의 집을 개방했다. 누군가는 의료 기기들을 모은 후 우크라이나에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일을 하고 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서비스 제공자들과 연결시켜주는 연락 담당자 역할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을 통래 연대(solidarity)가 가지는 집단의 힘(collective power), 특히 암울한 시기에 서로를 지키고 보호하는 우리의 능력을 확인할 수 있다. 


크로아티아의 NGO 
Dobro dobrim(도브로 도브림) 에서 일하는 Radovan Žepec은 "저는 위기관리 분야에서 일했는데, 은퇴할 즈음에 위기가 차례차례로 닥치는 것 같았죠"라며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데 그가 관여했음을 이야기했다. Dobro dobrim 은 전쟁이 발발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우크라이나 대사관을 찾아가 도움을 제공했다. 

작년에 강한 지진이 크로아티아의 가난한 농촌 지역 Banija를 강타했을 때, 소규모 지역 사회에서 만든 자체적인 대응책으로 Dobro dobrim은 만들어졌다. 대부분 고령 인구가 거주하는 이 지역을 국가가 돕기까지는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리기에, 활동가들은 부족한 정부 지원을 스스로 채우기 위하여 행동에 나섰다.

Dobro dobrim NGO의 활동가들이 생필품을 수집하고 우크라이나로의 수송을 돕는 행사를 개최했다. Credit: Dobro dobrim

지금까지 Dobro dobrim은 13채의 집 그리고 7개의 동물용 마구간을 지었으며, 다양한 역할을 하는 NGO로 발전하였다. Banija 지역에서 활동을 이어가는 동시에, 크로아티아 전역에서 기초 생필품을 수집한 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하여 우크라이나 국경까지 배송하고 있다. 학교, 지역 당국, 그리고 다른 NGO들과 정기적으로 연락하는 가운데 그들이 위치한 지역 내에서 의약품, 위생 물품, 따뜻한 옷 등을 수집하고 있다.


그는 "지난 22일간 폴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국경지대에 차량을 보내지 않고 대신 거의 매일 우크라이나에 차량을 보냈어요.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고 보여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가장 큰 인도주의적 위기입니다."라고 Žepec은 말했다.

장비와 필수품을 실은 차량들도 우크라이나의 도시인 Odessa나 Lviv를 향해 이동하며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고 있다. 이 차량들은 주로 1990년대 크로아티아 독립 전쟁의 생존자인, 비슷한 위기를 경험한 사람들이 운전하기도 한다.  

두 전쟁 사이의 유사점들은 크로아티아 독립 전쟁 당시에는 아직 어린이였을, 이 지역의 많은 사람들에게 그들이 겪었던 고통과 생생한 경험을 다시 떠올리게 만들었다.

이곳 사람들은 집을 떠나 난민으로 살아가는 삶이 무엇인지 알고 있어요.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그들 상황에 대한 우리의 높은 이해를 보며 놀라기도 하요. 이곳 사람들이 직접 겪었던 상황과 비슷하기에 가능하겠지요 : 크로아티아에 위치한 NGO Dobrodobrim의 Radovan Shepec


Dobro dobrim이 국경에서 인도적인 지원을 하는 동안, 다른 NGO Dobra volja (도브 라볼자)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크로아티아로 가는 사람들을 위한 교통수단을 준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난민을 수송하는 버스의 모습. Dobra volja가 이동을 담당하며, 크로아티아 국민들의 자발적인 기부금으로 운영된다. Credit: Dobra volja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레브 출신의 Dobra voljad의 대표 Marijana Matešić 는 사람들을 안전한 곳으로 데려갈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 국경까지 직접 운전했다.


“크로아티아까지 오는 길에 함께 울었어요. 그들은 위로와 포옹이 필요합니다. 안전한 곳을 찾으며 비닐 봉지만 들고 다니는 여성들이나 장난감 하나를 안고 있는 아이들을 볼 때 누가 가만히 있을 수 있을까요?”라고 Matešić 는 이야기한다. 그녀는 2,000km 이상을 운전하여 우크라이나 영토에까지 들어간 한 자원 봉사자가 데리고 온 한 가족(할머니, 그녀의 딸과 손자)을 그녀의 집에 머물게 했다. 


4명의 자녀를 둔 Marijana Matešić 가 크로아티아로 돌아가는 길에 잠든 우크라이나 아이를 안고 있다. Credit: Dobra volja


Dobra volja는 국경으로 가는 버스를 준비하여 더 많은 수의 여성과 아이들을 안전한 곳으로 데려오고자 한다. 이 포스팅을 위해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Matešić 는 국경에서 기다리는 20명의 사람들을 데려오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물론 관련된 재정을 마련하는 것이 쉽지는 있으나, 모든 생명은 소중하잖아요."라고 말한다.

크로아티아 당국이 임시 대피소를 만드는 동안, 시민들도 도움을 효과적으로 주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페이스북 그룹 SOS 우크라이나에서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난민들에게 집이나 아파트를 제공했다.

"우크라이나에 살고 있는 친구들과 가족들을 돕고 싶어서 이 모임을 시작했어요. 그리고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죠."라고 자그레브에 사는 Nika Bijelić 는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출신 지인 3명과 함께 이 그룹을 시작했다.

현재 거의 3만 명의 멤버가 함께 하고 있으며,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는 포럼에서 가능한 모든 종류의 도움들을 주고받고 있다. 게시물들은 주택 문의에서부터 구직 정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우크라이나에 개 사료를 보내기 위한 자원봉사 관련 활동도 찾을 수 있다. 

"상황이 항상 변하기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매우 잘 조직되어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가까스로 여기에 왔을 때, 그들은 이곳에 대하여 아무것도 모르지요. 예를 들어 경찰에 등록해야 하는지, 경찰서가 어디에 있는지, 아이들을 학교에 어떻게 입학시켜야 하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합니다."라고 Bijelić 는 말했다. 처음에는 이 정도로 관여할 생각이  없었으나, 그 역시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현재 겪고 있는 일들과의 개인적인 연관성을 느꼈다.

."30년 전 어머니는 크로아티아 전쟁 당시 Šibenik  위치한 병원의 보호소에서 저를 낳으셨습니다. 비슷한 일들이 이제 500km 떨어진 곳(우크라이나를 의미함 : 역자 주)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모두가 그들이 할 수 있는 어떠한 방법으로든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모든 종류의 도움을 환영합니다”라고 Bijelić 는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Shareable의 관련 기사들 
Disaster collectivism: How communities rise together to respond to crises

Food Justice Truck serves up fresh, healthy food to asylum seekers

Commons and crises: Community resilience from feudal Europe to today



저자 소개 
Marina Kelava는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 거주하는 프리랜스 저널리스트이자 사진작가입니다.  그녀는 환경 주제, 기후 변화, 개발, 공동재, 자연, 이주 등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 People Powered의 글은 Shareable 과의 사전 협의와 콘텐츠 정책에 따라서 게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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