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서도 근로시간 과 관련된 다양한 논의가 있습니다. 코로나의 영향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재택/유연근무 등 다양한 근무형태를 경험하였고, 노동시간과 생산성이 비례한다는 생각도 많이 옅어졌습니다. 주4일제 혹은 주4.5일제 등을 도입하는 기업사례도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몇년 전 도입된 주52시간 근무제 유연화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된 논의와 적용은 많은 나라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대부분 논의들이 노동생산성과 연계하여 진행되고 있지요. 그런데 이번에 소개할 shareable에 아티클은 북미/유럽의 주4일제 등 다양한 관련 사례를 소개하면서, 근로시간 단축이 우리 삶 전반에 끼치는 영역에 집중해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종교나 명상도 생산성과 효율성의 도구처럼(?) 활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근로시간 단축이 우리의 일상이 된 자본주의를 바라보는 태도 변경에 영향을 줄지, 다양한 삶의 모습이 존중받는 계기가 될지, 자연환경에도 도움이 될지 생각해 보시는 계기가 되길 바라겠습니다.
* 아티클에서 소개한 예시 중 상당수는 최근 국내 언론의 기사로도 소개되었습니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검색하시면 미국/영국 등이 사례를 확인하실 수 있을 거에요 :)
주당 근로시간 단축 : 노동생산성이 향상되지만, 목적은 그것이 아니다 A shorter workweek may increase worker productivity — but that’s not why we need one
Credit: Alex Kotliarskyi for Unsplash
최근 연구에 따르면, 주당 근로시간 단축은 사람과 지구 모두에 건강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관련된 대부분의 논의들은 노동생산성이나 노동 효율성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이는 큰 실수이다.
미국 근로자의 평균 근로시간은 주당 47시간으로, 미국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일하는 집단에 속한다. 사실 미국의 근로자는 OECD에 가입한(산업화된) 국가의 대부분의 근로자보다 연평균 근로시간이 더욱 많다.(한국은 미국보다 좀 더 많은 시간을 일하는 편이다. 역자주)
우리 대다수가 임금 노동시간 감소와 휴식, 여가시간 증가 관련 전망에 더 큰 관심을 가지거나(drool over), 혹은 19세기에 8시간 근무제 운동의 슬로건처럼 우리가 바라는 모습(what we will)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리라고 나는 감히 추측한다.
경영자의 필요보다는 노동의 요구를 중심으로 이 논의를 재구성한다면, 노동자가 존중받는 더욱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세계로 우리를 인도할 수 있을 것이다.
주당 근무시간 단축의 매력은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삶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더욱 많아진다는 점입니다. — 더그 헨우드(Doug Henwood), 『신경제 이후』(After the New Economy)의 저자
언론인/경제 분석가/작가인 Doug Henwood는 Shareable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이 주제를 가지고 생산성 논쟁에 집중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삶을 즐기고, 친구 및 가족과 어울리고, 예술을 만들고, 요리를 배우고, 단지 순환하는 즐거움(pleasure of merely circulating)을 소중히 여기십시오.' - 미국의 모더니즘 시인 Wallace Stevens의 이 문구가 보다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통적인 경제학자들은 주당 근로시간 단축이 어떻게 생산성을 높이는지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자본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에 논의를 국한시키기에 노동운동을 방해하게 된다.
하루 8시간 노동을 가능케 한 성공적인 투쟁은 노동 생산성 증가에 대한 호소를 통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것은 사회주의자, 노동 조합원 및 이와 유사한 단체들이 수백 년간 걸쳐 진행된 피비린내 나는 전투였다. 노동권을 지지하고 자본가로부터에 대한 보호를 가능케 하는 훨씬 더 광범위한 운동의 일부였다.
하루 8시간 노동이 미연방의 공정근로기준법으로 제정된 1938년 이후 달라진 점은, 문화와 정치의 상당수가 완전히 경제적 사고에 의해 지배되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경우 다수의 복지(well-being)가 아니라 이윤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사회를 어떻게 구성할지 결정한다. 이는 우리의 시간을 포함한 모든 것의 완전한 상품화로 이어진다.
이처럼 신자유주의 세계에서는, 부처의 가르침조차도 자본의 이익을 위해 더욱 잘 사용되도록 윤리적 요소를 제거하였다.
생산성과 이익의 관점에서 생각할 경우 단지 윗선의 요구에 부응하게 된다. 우리가 더 많은 자유로운 시간을 얻고 싶다면, 자본주의의 망토를 걸치고 "경제"라고 쓰인 현수막을 흔들지는 말아야 한다.
생산성과 이익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것은 상사의 요구에 부응할 뿐이다. 우리가 자유 시간을 위한 싸움에서 이기고 싶다면, 우리는 자본주의 망토를 입고 "경제"를 대표하는 현수막을 흔들지 말아야 한다.
그보다는 이 싸움은 권력의 규모를 변화시키고, 우리를 짓누르는 경제적 관점의 족쇄를 깨는 광범위한 요구의 한 요소로 구성되어야 한다.
"우리가 자본주의적 사고방식의 피조물이 되었기에 그것을 넘어서는 무엇도 상상할 수 없습니다."라고 Henwood는 말했다. “일에 대한 집중 그리고 사람들이 일과 경력을 바탕으로 자신을 정의하는 모습으로 인해 사람들의 정신적, 영적 삶이 고갈되고 있습니다. 그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파괴적인 방식(bankrupt way) 일뿐입니다.”
Harvard Business School의 보고서에 따르면 직장에서의 번아웃의 신체적, 심리적 영향을 해결하기 위해 매년 약 1900억 달러가 사용된다. Credit: Kate Sade for Unsplash
여가시간의 증가 외에도, 주당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주장 중 상당수는 노동생산성과 관련되지 않는다.
"일의 생태적 한계(The Ecological Limits of Work)"라는 제목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을 2도 이하로 유지하게 위해서 근로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영국은 주 9시간 근무제, 스웨덴은 주 12시간 근무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많은 사례에서도, 노동 생산성 향상이 여전히 먼저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언급되는 경우가 많다. 4 Day Week의 홈페이지에서도 노동 생산성이 강조하여 표시된다.
4 Day Week의 아이슬란드 관련 페이지에서도 생산성 향상을 제시하며 "노동자들에게 더 짧은 시간 근무하며 동일 임금을 지급하는 실험이 2015년에서 2019년 사이에 실시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작업장에서 노동생산성은 동일하게 유지되거나 개선되었습니다."라는 연구결과를 언급하였다.
우리 삶을 되찾으려는 것이 노동시간 단축의 본질이기에, 직장 내 상사로부터 무언가를 얻어내려는 전략은 어느 정도 의미가 있더라도,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궁극적으로 우리 시간을 비(非)상품화하기 위한 투쟁의 초석이 될 수는 없다.
작가이자 반(反) 노동 (anti-work : 일이 필요 없다는 건 아니지만, 오늘날 일의 대부분이 노동자들의 가치를 충분히 담고 있지 못하기에 일을 안 하거나 줄여야 한다는 활동) 지지자인 Anglia Delenda가 말했듯이, 생산성에 집착하는 사고방식에서 보다 인간 중심적인 방식으로의 전환은, 이득과 탐욕에 초점을 둔 전통적인 자본주의적 관점과 관련있지 않다. 그보다는 노동자들의 전반적인 복지에 대한 관심 증가와 더욱 연계되었다.
아마도 스타벅스와 아마존과 같은 회사의 노조화 운동과 "대규모 퇴사 (국내 소개 영상 링크. 역자주)"를 포함하는 팬데믹 시대의 불안한 노동 상황은, 단축된 근무 시간을 둘러싼 더 많은 투쟁의 여지를 열어줄 것이다.
명확하게 포착되지는 않겠으나, 위에서 언급한 모든 투쟁은 우리 삶에서 자본주의 헤게모니의 종말과 연결된다. 개인적으로도 보다 많은 시간을 우리가 원하는 것을 위해 사용하자는 아이디어는, 이 투쟁을 위한 좋은 출발점이 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