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은 행동이다. 그래서 워크숍이 필요하다. 그래야 나와 직면한다
진저티프로젝트, 슬로워크, 알트랩이 함께 만든 '어댑티브 리더십 출간기념 워크숍 : 리더십은 행동이다' 를 다녀와서.
1. 개인적인 워크샵 세줄평
- 책의 애매했던 부분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 결국 변화는 준비된 실천에서 온다.
- 나의 부족함을 또 다시 직면하였다.
2. 워크샵 참석하기 전 책을 두 번 읽었다.
조직문화 탐구생활 중이기에 워크샵 전 조금 더 내용을 이해하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지만, 책이 머리에 잘 안 들어왔던 탓이 컸다.
내용보다는, 편집방식이 익숙한 스타일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던 듯. 목차가 한 눈에 들어와야 책의 어디쯤 읽고 있는지 이해하는 편인데, 어댑티브 리더십은 본문 안의 목차(중제목/ 소제목/ 챕터(절) )에서 폰트 크기나 볼드체 등의 사용법이 일반적인 경우와 달라, 이 단락이 어느 층위를 설명하는지, 어떤 부분을 강조하고 있는지 잘 들어오지 않았다.
그로 인한 편치 않음, 워크샵을 통해 많은 부분 해결되었다.
3. 약 이삼십명 정도가 참석한 프렌들리한 분위기의 워크샵. 초반에는 진저티 담당자 분이 전체적으로 책의 흐름을 조망해주었다.
조직/개인, 진단/실천 2*2 매트릭스로 책이 구성되었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으나, 그림과 함께 설명을 들으니 발코니에 오르게 되어, 책 목차만으로는 알기 어려웠던 세부적인 흐름(작은 숲)까지도 이해하기 쉬웠다. 그러다 보니 전체적인 흐름(큰 숲)도 함께 보였다.
(이 자료 공유해 주시는지 물어봐야겠음)
4. 원래 한 권으로 된 하드커버 책인데,
번역을 하면서 들고 다니기 쉽도록 다섯 권으로 나누었다고 한다. (5권을 합쳐도 왠만한 책 한 권보다 가볍다)
5권의 소제목(발코니에 올라, 방 안의 코끼리, 시스템의 온도, 내면의 현, 나만의 실험실) 은 각 챕터별 인상깊은 표현을 한국번역팀(?)이 직접 붙였다고 한다. 책을 좀 더 말랑말랑하게 접근할 수 있게 해 주어서 좋았다.
5. 조별 포스트잇 이용 간단소개-책 설명-조별 토크카드를 통해 주요주제 설명-마무리 순으로 행사는 진행. 불가피한 절대적인 시간의 부족을 제외하면, 진행도 늘어지지 않아서 좋았다. 사전에 철저하게 구성했다기보다는, 참가자들이 직접 빈칸을 채워갈 수 있다는 신뢰를 기반으로 준비했다고 느껴졌다. 조별로 배치(?^^)된 관련자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6. '방안의 코끼리'는 조직의 문제를 의미한다.
난 아무리 진단이 잘 되더라도 문제를 정의하고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를 '누군가에게는 코끼리고 누군가에게는 하마고 누군가에게는 원숭이가 아닐까' 했는데, 어떤 조는 '코끼리때'라고 표현했다. 뭔가 비슷한 듯 다른 느낌. 흥미로웠다. 물론 같은 코끼리라도 일부만 보면 다르게 보이겠지만 말이다.
7. 책은 리더십을 단순히 권위/권한을 넘어 실천의 관점으로 바라본다. 내가 이해한 이 책에서의 실천은 무조건적인 행동이 아니라, 진단과 해석이 행동과 유기적으로 연결된 포괄적 의미의 실천이다.
꼭 이 책이 아니더라도 리더십과 조직의 변화에 관한 여러 방법들이 있는데, 결국 실천하지 않는다면 ( 세게 말하면 ) 지적 유희와 변명에 그칠지 모른다.
8. 토크카드는 책의 주요키워드를 발췌문장 그리고 질문과 연계하여 만들었다. 대화를 끌어가기 좋으면서도 깊이가 있어서 쉽지는 않았다.
무엇보다도 같은 조직 내에 이 정도 깊이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동료가 있다면 행복하겠다 생각이 들었다. 돌아보면 나는 조직문화에 대한 이슈를 가졌으면서도, 그것을 깊이있게(책의 표현으로는 변화적응적 수준으로) 나눌 사람들이 없었을까. 물론 내 담당이 그러한 역할이 아니라고 생각하여 그랬던 적도 있었으나, 함께 할 사람을 찾기 소흘한 만큼 교만하지 않았나.
9. 조직(경영학 중심)과 개인(심리학 중심)의 접근이 섞여있는 이 책.
타인의 모든 상황과 역학관계를 아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개인이 '이 정도 나 자신 그리고 조직의 상황을 이해하면 실험에 들어가도 되겠다'는 느낌적인 느낌이 들 때 액션하면 된다는 대화를 나누었는데...
동의하기에 결국 나 자신에 대한 물음으로 돌아온다.
나는 그런 감수성이 낮은 걸까 혹은 인격수양이 덜된 걸까.
모임 후 돌아보니, 그 시간 중에도 나는 명확히 모르면서 나대거나 맨스플레인을 하려고 했다.
우선 나 자신을 좀 더 돌아보아야 할까.
10. 이 책의 스토리펀딩 제목은 '조직이 문제일까 내가 문제일까'였다. 뭐 책임소재의 정도차는 있겠지만, 99.9% 둘 다 문제가 있겠지.
그렇기에 어제 자리처럼 다른 관점을 이해하고, 생각을 나누는 자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책만 읽을 때 지녔던 분절되고 정리되지 않았던 찝찝함에서, 워크샵을 통해 실타래가 연결되며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