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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석군 Jun 01. 2018

동네 책방이 주제였지만, 다른 이야기를 들었다

늦게 써는 참석기 : 월간 서른 4월 모임

꼭 나처럼 다양한 조직과 프로젝트를 경험하지 않았더라도(^^),
이 땅의 많은 30대에게는 아래와 같은 고민이 있다.
- 내가 지금 하는 일을 오래 할 수 있을까?
- 이 일을 통해서 나는 나답게 살아갈 수 있을까?
- 어떠한 삶의 방법이 있고, 그 방향은 어떻게 잡아야 할까?
- 내가 관심있는 분야에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할 수 있을까?


2018년 1월 시작한 월간 서른은 30대를 중심으로,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의 일을 시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사회의 변화 속 일과 삶의 방식을 함께 나누는 모임이다.


월간 서른 모임의 발단이 되었던 제안자의 짧은 글.


물론 제안자의 네트워크와 영향력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단 한 문장에 많은 사람들이 댓글을 달고 모임이 계속 이어지게 된 점에는,
그만큼 이 주제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월간 서른의 오프라인 모인은 매달 1회 개최되는데,
4월에 열린 모임의 주제는 '독립서점'-나를 깨우는 '작은 시도' 이었다.
적잖은 사람들이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마시고 내리는 여유(!!)를 누리도록 카페를 하고 싶어하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내가 좋아하는 책으로 가득한 공간에서 지내고자 하는 마음에 독립서점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사례도 적잖게 나오고, 책은 좋아하기(혹은 좋아한다고 생각하기 쉬운) 매체이기도 해서 더욱 그럴 듯.

하지만 독립서점 운영은 결코 만만치 않다.

그리고 독립서점이라는 한 범주로 엮더라도,
실제로는 어디에 초점을 맞추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업종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그래서일까.
미디어 비즈니스와 독립서점 51PAGE 를 걸쳐,
현재 전자책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김종원님은 균형잡힌 이야기를 전달해 주신 듯 하다.

그리고 이 분의 발표를 듣고 Q&A를 나누면서,
독립서점에 한정되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 같지 않았다.
오히려, 일을 접근하고 시도하는 방식에 대해 더욱 생각할 수 있는 기회였다.

모임 전 찍었던 '김종원' 님의 인터뷰


거칠게 정리하자면, 세 가지 정도가 인상깊었다.  

1)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실제 진행하는 방법을 알며 실천했고

2) 자신의 삶에 특성에 맞는 목표와 철학을 가졌으며,

3) 유연성을 바탕으로 나가야 할 때와 물러나야 할 때를 이해했다.  



1)  좋아하는 일을 하는 방법.

조직 속에 있으면 어쩔수 없이 조직의 논리와 입장으로 행동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는, 조직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해 나가는 방법을 찾았다.
기존의 일을 잘 하면서도, 본인의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접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붙이고,
함께 하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언어를 할 만한 용어를 사용하면서 말이다.


전 직장인 동아일보 계열사에서 동아비즈니스리뷰 (DBR) 관련 콘텐츠 비즈니스 업무를 할 때는,어느정도 브랜드가 잡힌 동아비즈니스포럼에 조기예매자에게는 할인 및 상품을 제공하는 '블라인드 티켓' 방식을 적용함으로서 개인구매자를 통한 추가 매출을 만들었다. 외부공간을 유료로 대관하여 진행하던 중규모 세미나는, 타겟고객에게 홍보가 필요한 기업과 제휴하여 무료로 사용하며 예산을 절약할 수 있었다.

그  외에 본인이 꼭 하고싶은 기획이 있을 때는 결재자가 좋아할(!!) 마법의 언어(예시 : 4차 산업혁명, 빅데이터, 블록체인, 딥러닝 등등)를 사용하여, 명분은 조금 다르더라도 실제로 그 일이 되도록 만들었다.(물론 그럼에도 조직이기에 불가능했던 일은 적잖게 있었던 것으로.....)  


이 이야기만 들어도,  일과 삶에 대한 이니셔티브를 분명히 가지고 있구나 느껴진다.

그래서 발표 처음에, 자신의 키워드로  

업무주도권. 작은 보람, 사소한 성취감

세 가지를 당당히(?)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물론 항상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했다고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쓸모없는 경험이 없다는 자세로 다양한 마케팅/사업개발/여행의 경험이 누적되다 보니,
현재의 자리까지 온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 태도로 쌓아간 일의 경험들은

서점을 차릴 때도,

서점을  그만둘 때도,

새로운 일을 찾고 시작할 때도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2) 나에게 맞는 목표와 기준   


그에게 1인서점 창업을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것은 퇴사가 아닌 이직이었다.   
직장인으로 평생 살면 퇴직할 때 그냥 아줌마/아저씨(아줌마 아저씨를 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
로 끝날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을 가졌을 때, 그는 독립서점을 생각하였다.
하지만 퇴사를 절박하게만 바라보지 않고, 창업을 거창하게만 생각하지 않고  
콘텐츠 비즈니스라는 자신의 경력을 이어가는 하나의 방법으로 접근했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평생 할 생각은 아니니, 비록 망하더라도 기획경험을 얻을 수 있겠다고 생각한 듯.)
물론 그렇다고 고민이 없었냐겠만은, 상대적으로 조금 편안하게 준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매출보다 개인의 성장에 우선순위를 두었다.
물론 따박따박 월급이 들어오는 직장생활과 달리 매출이 곧 수입인 독립서점을 하면서,
돈을 무시할 수도 없고 좌절의 나날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개인의 성장을 우선순위에 두고 운영을 두었다.

진행한 여러 프로그램 중 가장 성공사례라고 부를수 있는 동네서점 프로젝트(3번에서 자세히 설명)도,
실제로는 많은 매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런 경험들을 통해 독립서점 업계에서 입지도 굳히고(처음부터 의도한 바는 아니겠지만)

"재밌을 것 같은데 해 보자. 너가 어려우면 내가 해 볼게"

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었다.

민음사와 함께 한 동네서점 프로젝트.

서점에서 exit(!!)를 결심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경험을 통해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중요하고,  
스스로가 혼자보다는 팀을 만들어서 일할 때 훨씬 행복한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막 서점이 성장할 수 있는 타이밍에서,
서점을 타인에게 넘기고 현재 그에게 더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찾게 되었다.  
그런 목표와 기준을 가지고 있했기에,  
그에게 서점에서 일한 시간이 분명 경력단절이 아니었다.
오히려 경력성장/경력성숙에 가까운 기간이었다.


3) 유연하게 접근하기


위에만 보면 잘 알지도 못하는 분에 대한 칭찬으로 가득한 예찬문(!!) 같아 보이지만,
당연히 그 역시 완벽하지 않고 시행착오가 있었다

콘텐츠 비즈니스를 했지만 오프라인 장사는 분명 다른 부분들이 있다.

실제 하루매출 15,000원도 경험하는 등,  그의 경험과 네트워크에 기반한 가정대로 진행되지 않기도 했다.

그래서 그는..... 처음 생각에만 너무 집착하지 않고,
지역과 교류하는 방법을 기반으로 공간의 분위기와 이야기를 알리도록 노력했다.
지역주민들과 교류하여 이 곳을 느끼도록 다양한 프로젝트와 콘텐츠를 만들었고,
(축제 때 무료 화장실 개방, 강연공간 활용, 일일 책방지기, 사람책, 지역 대학 문창과 학생과의 교류 등)
본인이 떠나고 싶을 때는 휴가기간 해변가의 서점을 만드는 행사 등도 진행하였다.

해수욕장에 있는 책방 구경 해 보시겠어요?


그 중 가장 성공적인 프로젝트는, 위에서 이야기했던 동네서점 프로젝트.
표지나 판형 등이 다른 한정판 등의 굿즈는 일정수량이 보장이 되어야 하기에, 주로 대형서점에서 진행한다.
개별 책이 얼마나 팔릴지 예측이 어려운 동네서점은 매입에 대한 부담감으로 특별한을 만들기 어려운데,

여러 동네서점들을 설득하고 메인 출판사 중 하나인 민음사랑 협력하여. 민음쏜살X동네서점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큰 인기 속에  8000부를 3쇄까지 찍었다. (주문은 더 있었지만 한정판이니까 더 직지는 않았다고)


물론 하나하나를 보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그는 계속해서 잽을 날리다 보면 어퍼컷도 날릴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하나하나 작은 시도들에서 배우지만 그 결과에 너무 집착하지 않고,

모든 기획을 성공시켜야지 하겠다 부담감에 함몰되지 않고 유연하게 진행하였다.



* 더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


이야기한 대로 서점에 초점이 맞춰졌다기보다는 (물론 서점에 특화된 내용도 있었지만)
인생의 방향을 설정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들을 실험하고, 중요한 선택을 내리는 기준에 대한

이야기로 다가왔다.


* 결국 자기 자신을 아는 것에서 이야기가 시작. 그리고 지금이 어떤 타이밍인지 맥락을 이야기하면 더 좋음. 작은 시도를 통해 스스로를 혹은 상황을 알아가는 여정은 분명 필요하지만, '쓸모없는 경험이 없다'를 잘못 해석하면 '시키는 건 무조건 해라' 로 곡해될 수도 있다. (모 정당 전 대표도 '임금 체불도 경험'이다라고 말을 했으니...) 결국 자신을 좀 더 알아가고, 지금이 나에게 어떤 시점인지 이해하고, 내가 무엇을 얻고 싶은지 점차 분명해져야 같은 선택을 통해서도 더 많이 배울 수 있지 않을까.


* 그러한 의도는 아닐 수 있었으나 내가 오해할 수 있었던 내용.
홍보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지만. 홍보 역시 자신만의 특색(핵심?)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처음에 생각했던 큐레이션만으로는 분명 서점을 운영하는데 부족한 부분이 있겠지만,
우리가 어떤 곳인지 명확하거나, 최소한 그 명확성을 향해 나가는 자세가 보여야 홍보도 쉬우니까 말이다.


* 다시 회사에서 일하고 있으나, 삶을 대하는 태도는 어떤 측면에서 여전해 보였다. 콘텐츠 비즈니스에서 마케팅과 사업기획을 시도해나가고, 자신이 관심있는 내용들을 주변과 나누는 것을 좋아하기에 지금은 업계 뉴스를 클리핑한 후 회사 전체와 공유하고 있는 모습. 조심스럽지만, 경력의 일관성과 개발은 어떤 관점에서 접근하느냐에 따라 굉장히 다양한 범주에서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새로운 일에 도전할 마음은 있으나, 이제는 회사를 다니면서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조직과 일에 관심이 많은 나 역시, 무조건 떠나서 자기 꿈을 찾으라고 선동하고 싶지는 않다. 물론 회사에서 제공하는 혜택은 잘 활용하고, 그 기반과 협력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그 가운데 생기는 불협화음/부조리함/잘못된 구조에 때로는 개선 때로는 저항해나가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 서점 이야기를 조금만 더 하자면.... 책도 좋아해야 서점을 하지 책만 좋아해서는 서점을 하기 어렵다는 말.  
트렌디한 업종이어서 파악할 것도 많고, 여러 일들이 벌어지기에 부지런하지 않고 책만 좋아하면 헛된 망상(!!)에 빠져있음을 알게 된다.
서점을 예시로 하였지만, 세상 많은 일이 그렇지 않을까. 내가 좋아했다고 생각한 부분이 그 일의 본질이 아닐 수 있다. 연계된 다른 부분도 함께 할 마음이 있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동안의 경험이 더 신뢰할만한 준거점이 된다는 전제라면,
자기주도권을 가지고(혹은 가지기 위한) 작은 시도들은 계속 쌓여가길 바란다.
월간 서른 등의 모임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용기를 얻고 더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면 좋겠다.


#월간서른 #동네책방 #동네서점 #독립서점 #1인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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