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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S Jan 06. 2019

세 가지 원칙은 언제나 최고의 팀을 만들까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를 읽고. 

2019년 다시 컴백한 트레바리, 
리더십 입문의 첫 책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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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리서치를 위해 만났던 프로젝트팀 중 디모스가 있다. 매달 일정금액을 모아 관심 가지는 가치있는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그들은, 한 달에 한 번 모이면 대부분의 시간을 서로의 삶을 나누는데 보낸다. 막상 일과 관련된 활동은 시간이 모자라서 온라인을 통해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 그들은 서로에 대한 신뢰감이 훨씬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팀이라고 이야기를 하였다. 탄핵정국에서 함께 이벤트를 기획하고, 일을 위한 원칙을 함께 만들고, 직장생활에서 여러 경험과 어려움을 나누면서, 더 좋은 아이디어를 계속 찾아나가고, 누군가에게는 본업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일을 하고 있었다.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를 읽으며 디모스가 생각났다. 나 자신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안정감, 취약함을 나눌 수 있는 신뢰감, 구호와 원칙 등을 통해 만들어지는 우리만의 스토리. 그 팀에는 세 가지가 다 보였었기에. 

지금 시대에 팀으로 일을 하기 위해서, 그리고 내가 팀원으로 일을 하기 위해서, 위의 내용들이 중요하다는 데는 모두 동의할 것이다. 그런데 책에서 나온 것처럼 개인의 역량이나 전략 등과 비교해서 항상 주요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품을 수도 있겠다. 지금의 나의 답은? '맥락에 따라 다르다'인 듯 하다.    


안정감, 내부 신뢰, 이야기의 중요성 


뛰어난 개인이 모든 것을 해결하기는 점차 불가능해지고 있다. 영역이 융합되어 한 분야의 전문성만으로는 전체를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고, 지식과 경험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에 더욱 그렇다. 조직의 경우도 처음 창업하였을 때는 창업자 혼자 일당백을 할 수 있겠지만, 구성원이 차차 늘어나면서 집단의 힘으로 일을 해야 한다. 따라서 팀의 성과가 높아져야 하며, 개개인의 역량을 뛰어넘는 팀 차원의 유기체가 어떻게 작동하느냐에 관심이 점차 높아지는 모습은 당연하다. 


책은 몇몇 사례를 통해 ‘뛰어난 구성원이 모여있으면 뛰어난 성과는 당연히 낼 수 있다’라는 기존 상식에 의문을 제기한다. 구성원들이 마음을 다 하여 협력하면서 (워라밸을 강조하시는 분들과 입장차이가 있을 수 있겠으나)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면서. 


안정감과 취약함(을 나눔)은 굉장히 연결되어 있다고 느껴졌다. 우리 조직의 목적과 의사소통방식에 대한 믿음이 있기에, 나의 부족함을 뒷담화하지 않으리라는 믿음이 있기에 가감없이 나눌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소속신호가 나누어질 때 서로의 뇌(?)들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연결되어 개선과 변화가 유치원생들처럼 이루어질 수 있다. 머릿 속에서 각자의 지위관리를 하고, 위계에 따라 발언의 올바름이 결정되고,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면… 각자가 가진 역량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 An Everyone Culture , 조직의 재창조 등 조직문화를 다루는 책에서도 ‘회사에서 나를 얼마나 보여줄 수 있는가, 일터에서의 나와 실제의 나는 얼마나 일치하는가’를 주요하게 다룬다. 공과 사의 완전히 분리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나도 비슷한 입장이다. 그리고 그러한 문화일 때, 사후평가를 하여도 그 피드백이 개개인을 비난하기 위함이 아니라 일을 더 잘 하기 위함임을 알기에 상처받지 않으리라. 그리고 우리 의사결정의 원칙이 있고, 하나로 묶어주는 스토리가 있을 때 팀은 더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있으리라. 



세 원칙은 항상 최고의 팀을 만들까


세 가지 원칙이 주요함에는 동의하면서도, 이 원칙들이 절대적인 우선성을 가지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저자 혹시 자신만의 확증편향에 갇혀있지 않은 걸까 하는 궁금증과 함께….)


- 모두가 같은 공간에 가까이 있어야만(책상 거리가 가까워야만) 소속신호가 높아지는 것일까? 다른 의미로 팀십(Teamship)을 높이는 방법은 있지 않을까. 실제로 최근에는 원격근무나 자율근무를 하는 경우들도 점차 높아지는데, 책의 의견대로라면 ‘최고의 팀’은 못 될 듯 하다(ㅎㅎ) 개개인의 개성과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일하는 방식의 변화에 맞게 ‘‘에너지 집중/개인화/미래 지향’하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안전감을 가지는 방법도 탐구해야 하지 않을까. (누군가에게는, “최고의 팀을 만들기 위해 극기훈련 가서 ‘통나무들기’를 하자”로 읽힐 수 있지 않을까 하며...^^)


- 개인의 역량은 민감한 이슈일 듯 하다. 물론 책에 나온 리더들은 ‘독사과를 무력화하고, 진정성있는 태도로 타인을 대하며, 나를 숨기지 않도록 스스로 부족함을 솔직히 공개하며 전체가 집중할 메시지를 나누는’, (어찌보면) 탁월한 리더십 역량을 갖춘 사람들이다. 그런데 일을 진행해나갈 때, 본인이 담당해야 할 역량이 충분하지 못한다면, 위의 원칙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업무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종종 엄청난 몰입과 탁월성/유능함이 필요한 순간들이 있지 않을까. 책에 나온 사례들은 구성원들이 기본적인 역량(우선 전문성/자질/태도를 혼합하여) 이상을 갖추었기에, 빛을 발하지 않았을지 질문을 던져본다. 세 원칙은 물론 중요하지만, 타이밍/분야/규모 등에 따라 그 당시에 집중해야 하는 부분이 다를 수도 있지 않을까. 


* 원제가 Culture Code임을 책을 다 읽고 알았다. 전작인 Talent Code를 이어서 제목을 그렇게 생각한 것 같지만, 그래서 ‘문화로 인식되는 영역’을 많이 강조하지 않았을까. 이제는 너무나 유명한 피터 드러커의 “Culture eats strategy for breakfast” 를 차치하더라도, 리더십과 더 나은 조직을 만들 때, 문화는 빼 놓을 수 없을 듯 하다. 

* 최고를 무엇으로 보느냐에 따라 입장차는 있을 수 있다. 실제로 책에 나온 강도단을, '최고의 강도단'으로 이야기해도 될지는 '최고'의 정의에 따라 다를테니까. 



나를 돌아보며. 결국 중요한 것은 실천. 


아무리 훌룡한 메시지를 들었어도 중요한 것은 바로 적용, 나의 과거를 반추하고, 현재를 점검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려면 실행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것을 배웠어도 돌아가서 똑같이 행동하고, 나와 생각과 경험이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으니까. 

그래서 변화에 따르는 시행착오를 견뎌내기도 해야 하고(개인 차원이든 조직 차원이든), 작은 성취를 계속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면서 나를 돌아보면 부끄럽기 짝이 없다. 타인에게 적절한 편안함을 주었는가, 내 지식을 자랑하기 위해 타인의 의견을 깎아내지 않았는가, 집중해야 하는 순간에 분위기를 흐뜨려놓지 않았는가. 내가 전달한 미세한 감정이 과연 건강했는지, 자신이 없다. (그래서 많은 활동을 했음에도… 교감의 밀도가 깊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한 번에 변화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가야 할 방향을 보았다면, 때로는 지루할수도 있는 꾸준하고 평범한 순간의 축적이 필요하리라. 

함께 하고 있는 팀들과, 그리고 이 곳에서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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