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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툐툐 Jan 04. 2020

난 나의 보폭으로 갈게. #03

퇴사 후 3개월 동안 내가 한 것, 만들기를 좋아하는 나

난 나의 보폭으로 갈게
불안해 돌아보면서도
별 큰일 없이 지나온 언제나처럼
이번에도 그래 볼게


아이유 unlucky 가사이다. 역시 지은이는 노래를 잘 짓는다. 퇴사 4개월 차에 접어든 나는 나의 보폭으로 가고 있다. 한편으론 불안해 돌아보는 시기이기도 하기 때문에 지난 3개월을 돌아보려고 한다.


애플, 그리고 크리에이터


퇴사 직후 맥북을 샀다. 아이폰, 에어팟, 아이패드, 맥북까지 앱등이 만렙에 다다랐다. 아이폰을 10년째 무리 없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일까. 애플 제품을 산 것을 후회한 적이 없다. 내가 크리에이티브하고 싶다는 욕망과 애플 제품의 사용성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 같다. 애플 제품을 사용하면 크리에이티브해진다는 로망을 현실로 만든 사용자   사람이 내가 아닐까 싶다.


어도비 프리미어 프로와 포토샵을 맥북에서 원 없이 사용하고 있고, 아이패드로는 주로 그림을 그린다. 애플 제품 간에 연동성은 두말할 나위 없다. 아이패드는 2019년 봄에 사서 프로크리에이트라는 앱으로 그림을 그려왔다. 최근에는 움짤(GIF) 만드는 법을 독학해서 스노우볼 움짤을 완성했고, 좋아하는 아이템(아이스크림, 커피, 고양이, 팔레트)을 그려서 유튜브 채널아트도 만들었다.


내가 그린 그림으로 만든 유튜브 채널아트
내가 아이패드로 만든 최초의 움짤


크리에이터, 그리고 영상

feat. 만들고 공유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


가을과 겨울 사이에는 영상과 유튜브 섬네일 만드는 법을 배웠다. 글로 일상을 담듯이 영상으로 일상과 취향을 담는다. 요리, 만들기, 그리기 등의 브이로그를 차곡차곡 쌓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펭수나 십센치, 종현이와 연관된 편집 영상도 올린다.


약 두 달간 영상 20개 정도를 올렸다. 영상을 찍고 편집하고, 섬네일과 채널아트를 제작하고, 그림을 그리고, 종이 인형이나 십자수를 만들면서 느꼈다.


'내가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참 좋아하는구나.

그것을 기록해서 공유하는 것도 참 좋아하는구나.'


거창하게 '나도 유튜버!' 이런 접근이 아니라, 삶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보석을 모으듯 즐기려고 한다. 싸이월드, 트위터, 네이버 블로그,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인스타그램, 모든 소셜 미디어를 해보고 좋아했던 나는 어느새 유튜브에서 놀고 있다.


유튜브 채널 '툐툐' : https://www.youtube.com/user/zizhongxin

구독, 알림, 좋아요~ 꾹꾹ㅋㅋ


커피 바리스타, 그리고 요리, 운동


커피를 좋아한다. 대학생 때는 잠시 카페 알바도 해봤다. 이번에 쉬면서 정식으로 커피를 공부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실천에 옮겼다. 커피에 관한 기본 상식도 배우고, 에스프레소와 카푸치노 만드는 것도 익혔다. 썩 재미 있었다. 바리스타로 전직할지 진지하게 알아보고 고민도 해봤다. 전직하지 않기로 결론 지었지만, 새로운 분야를 접해본 점에서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 6주 간의 수업을 듣고 연습을 통해, SCA 바리스타 초급 자격 과정도 합격했다.


다음은 요리다. 요리 연습도 하고 유튜브 영상도 만들겸 요리를 하고 있다. 처음 만들어보는 음식 투성이라, 영상 제목에 '혼자 처음 요리'라고 대놓고 써놓았다. 한 번 이라도 만들어본 요리 수를 늘려가는 데에 의의를 두고 있다. 찬찬히 하다보면 늘겠지 뭐.


3개월 동안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헬스장에서 일주일에 3~5번씩 스피닝을 하고, 여력이 되면 매트를 깔고 유튜브에서 홈트레이닝 영상을 보며 근력 운동을 한다. 급하게 체중을 감량해봤자 요요 현상이 오니까, 느려도 진정성 있게 건강해지려고 한다.


에스프레소! 만들어쏘!


쭉 써놓고 나니, 꽤나 많은 것을 해왔다.

장하다! 나 자신! 쓰담쓰담.


잠시 멈추지 않았다면 하지 못했던 것들. 예전에는 여유가 없어서 미처 하지 못했던 것들. 그런 것들을 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잘된 일인가!


퇴사 결심으로 시작한 이 퇴사 일기는 다음 직장으로 이직하면, 이직 일기로 바꿔서 이어서 써야겠다. 짧고 의미 없는 글만 쓰는 곳이 아니라, 두고두고 새기고 싶은 소중한 글을 모아두는 브런치인 만큼, 서두르지 않고 찬찬히 쌓아가야지. 2020년 브런치북에 지원도 해봐야지.


길을 잃어도
계속 또각또각 또 가볍게 걸어
실은 모두가 모르는지도 몰라
어쩌면 나름대로 더디게 느림보 같은
지금 이대로 괜찮은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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