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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tojeong Mar 22. 2020

코로나 바이러스가 불러온 뜻밖의 변화들

중국 우한시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되었다는 뉴스를 접하고, 국내에서 30번째 확진자가 발생할 때만 해도 감염 경로는 해외 방문 이력이 있거나 1차 감염자와 접촉이 있었던 경우만 있었다. 하지만 31번째 확진자의 감염 경로는 불분명했고, 이때부터 코로나 바이러스는 지역사회 감염과 전국적 확산을 우려하는 심각한 단계로 국면에 전환되었다.


이렇게 2020년의 봄은 코로나 바이러스와 함께 뜻밖의 여러 변화들이 찾아왔다.


재난 시뮬레이션

마스크 대란은 지역사회 감염 단계로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본격화됐다. 특히나 확진자가 일하는 곳, 지나간 곳이 휴업에 들어가면서 점점 문 닫는 곳이 늘어나 위기감이 커졌다. 장기화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마스크 수요는 급증했고, 발품을 팔아도 살 수 없어지면서 사재기가 일어났다. 이 때 마스크를 살 수 있는 사람은 개당 4~5천 원의 값을 치를 수 있는 사람과, 2시간씩 줄을 설 수 있는 사람들 뿐이었다. 결국 정부는 마스크 수급 안정화를 위해 공적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하게 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연이어 일어날 수 있는 다른 재난들을 상상해 보았다. 마스크가 아니라 식량 대란이었다면? 사업장이 하나하나 문을 닫아 식료품 생산과 배송을 멈추고, 식량을 구하려면 전보다 몇 배의 값을 내야 한다면? 이것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침착하고 질서 있게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마스크 대란은 인간의 품위까지 앗아가진 없었지만, 식량 대란이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펜데믹이든 천재지변이나 기후위기든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예기치 못한 여러 재난을 맞닥뜨릴 것이고,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지킬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오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공적 마스크 5부제 시행을 보면서 그때마다 하나씩 해법을 찾을 거라는 희망을 보았다. 특히 재난기본소득 같은 새로운 시도가 논의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그러니 또다시 어떤 공포가 닥쳐오더라도, 지금처럼 질서 있게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


생애 첫 재택근무

백신 없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안 걸리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에 도달하면서, 감염 예방을 위한 2주 간의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번지면서 외출 자제와 재택근무를 권장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내가 다니는 일터에서도 2주씩 재택근무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인구 밀집도가 최강인 서울 지하철을 타지 않아도 되고, 옆 사람 숨소리까지 들리는 사무실에서 벗어나 나만의 고요한 보금자리에서 업무를 한다는 것은 여러모로 이득이다. 출퇴근 시간과 교통비, 식비를 절약하고 사람 스트레스도 줄어들 터였다. 재택근무 신청자는 근무계획서를 작성하고 일주일 단위로 보고서를 제출하는 압박이 있긴 했지만 이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그렇게 시작된 생애 첫 재택근무였다. 하지만 3일 만의 극심한 노동 권태와 불안감이 엄습했다. 밥상에 노트북을 펴놓고 앉아 언제 올지 모르는 상사의 전화나 카톡을 주시하는 것이 피곤했다. 행여 대답이 늦으면 오해를 받을까 하루 종일 핸드폰을 쳐다보며 불안했다. 재택근무 기간이 끝나고 다시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나는 여러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주 40시간 내내 집중해서 일할 수 없다. 일이 잘돼서 진도가 팍팍 나가는 날도 있고, 컨디션이 떨어져 더디거나 괜히 손댔다가 실수하는 날도 있다. 출근해야만 되는 일도 있고, 집에서 충분히 처리 가능한 일도 있다. 만나서 시너지가 나는 일도 있고, 안 만나야 갈등이 줄어드는 일도 있다. 무엇이든 균형이 중요하다. 내 결론은 격일로 출근한다면 이상적인 근무환경이라는 것이다.


종교란 무엇인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이비 종교는 교주를 신격화하고 종말론으로 신도들을 현혹시킨다. 교주는 신의 대리인인 셈인데 신의 메시지를 교주가 제대로 전달하고 있는 것인지, 그전에 그가 정말 신의 대리인이 맞는지 무슨 근거로 믿을 수 있나.


종교의 순기능과 미덕을 잃고, 다른 사람들에게 해악을 끼치며, 터무늬 없는 교리를 따르도록 강요하는 사이비 종교가 세상 천지에 이리도 거대하게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놀랍고 충격적이다.


비합적인 교리와 신념에서 벗어나 세상을 똑바로 볼 수 있길 바란다. 하지만 종교와 정치적 견해는 오랜 시간에 걸쳐서 형성되는 것이라고 하니 잘 안 바뀐다고 하니 안타까운 마음이다.



#2020년의_봄_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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