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라면의 종류와 맛
서북정종라면, 란주정종라면이라는 간판을 걸고 중국 어디를 가던 만날 수 있는 란조우라면 집에 들어가면 어느 지방 어느 도시에 있던지 비슷한 맛과 비슷한 종류의 음식을 판다. 풍경도 꼭 내 집 앞에 있던 그집 처럼 비슷하다.
보통 이슬람 복장을 하고 하얀 이슬람 모자를 쓰고 면을 치는 주방장은 둘째 동생이나 막내 동생쯤 되어 보인다. 맏형으로 보이는 사람은 카운터를 보거나 입구에서 동네 주미들과 놀고 있다. 이 주방장은 하루 종일 면을 치고 있는데 어린애 만한 하얀 밀가루 반죽 덩어리를 조리대에 탕탕 치대가면서 탄성을 주고 있다. 그러다가 손님들이 몰려오면 1인분 만큼만 떨어리를 떼어 양손으로 잡아 늘리고 반으로 접어 다시 잡아늘리고를 반복하여 면을 굵기를 가늘게 만든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인스턴트 면보다는 조금 더 굵고 우동 보다는 얇은 면발의 크기가 되면 주방으로 보낸다. 다음 차례는 주로 여자들의 몫으로 소고기와 무로 국물을 낸 맑은 국물에 면을 삶는다. 그 뒤 얇게썬 파를 뿌려서 손님에게 서빙을 한다. 고수를 넣어주는 곳도 있고 손님들이 고수는 알아서 넣는 곳도 있다. 고추는 주로 고추기름과 같은 형태로 테이블에 놓여있어서 먹고 싶은 만큼 덜어 먹을 수 있다. 지금은 폐지된 한자녀 정책을 회족들은 해당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들 여럿이 홀을 뛰어다니며 노는 것도 특색중에 하나였다.
국물의 맛은 무의 맑은 맛과 소고기 국물의 맛이 난다. 서북의 특산 소를 사용하기 때문에 소고기와 비슷하면서 조금 더 기름이 많고 구수한 맛이 난다. 면발은 수타를 기본으로 하고 또 밀가루가 달라서 인지 우동 보다는 약간 더 거친 맛이 난다. 그리고 찰기가 한국의 국수면보다는 좀 덜헤서 젓가락으로 조금만 힘을 주면 면이 잘린다.
느끼함은 고수와 고추기름으로 잡는데 고수는 입맛에 맞지 않는 사람에게는 맞지 않지만 잘먹게 되면 느끼한 음식에는 고수 없이 먹을 수 없게 된다. 고추 기름의 경우 한국의 고추 장보다는 단맛이 덜하고 매운맛이 강하기 때문에 주의해서 넣어야 한다. 전체적으로는 조금 텁텁하고 단맛이 덜한 소고기 무국에 수제비 보다 거칠고 담백한 면을 먹는 느낌이다. 술마시고 난 뒤에는 항상 이 국물로 숙취를 해장하곤 했다. 고수가 싫은 사람은 꼭 고수를 넣지 말라는 말을 중국어로 배우고 가자 (‘不要放香菜’)
서북 요리에는 이 우육라면 외에도 여러가지 요리가 있다. 요리의 종류가 아예 달라지는 재료를 다루는 방식 고명의 방식으로 분류 할 수 있다.
일단 이 우육라면의 면을 도삭면으로 바꾸는게 가장 인기 있는 메뉴이다. 도삭면은 우육라면을 만들기 위해 치던 밀가루 반죽 덩어리를 면으로 늘리는 대신 칼로 쳐내어 혹은 대패로 한번 민것 처럼 길게 끊어 내는 방식으로 만든 면이다. 이 도삭면을 란조우라면 집에서만 먹어 봤기 때문에 도삭면이 란저우의 특산 방식인줄 알았으나 산서성에서 유래한 방식이라고 한다.
우육면 대신 우육도삭면으로 시키면 길게 뺀 라면 대신 수제비 보다는 가늘고 우동보다는 납작한 도삭면을 준다. 라면보다는 조금더 쫄깃한 밀가루 반죽을 느끼고 싶을 때 시킨다. 딩딩면이라는 면도 있다. 주사위 모양으로 면이 나오거나 원통형까지 다양한 모양이다. 하지만 도삭면이나 라면에 비해 크게 인기가 많거나 특징이 있어 보이지는 않다.
면의 종류를 바꿔 보았으면 이제 만드는 방식도 바꿀 수 있다. 탕면을 볶음면으로 바꾸는 것인데 맑은 국물이 없어지고 토마토 소스를 곁들여 양파와 함께 볶아져서 나온다. 스파게티와 비슷한 것 같기도 한 맛으로 한끼를 간단하게 때우기 좋다. 서비스가 좋은 집은 국물을 작은 사발에 주기도 한다.
도삭면 역시 볶음면으로 시킬수 있는데 그럴 경우에는 우육도삭볶음면으로 주문하면 된다. 그 외에도 우육면을 양고기로 바꿀 수 있다. 국물만은 소고기로 내지만 대신 들어가는 고명이 양고기로 바뀐다. 전체적인 맛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그 외에도 볶음밥이 있는데 역시 우육복음밥, 양고기 볶음밥이 기본으로 있다. 가끔 별미로먹었던 신장대반계는 역시 토마토 소스에 여러 향신료를 넣은 닭고기가 나온다. 가끔 고기가 먹고 싶을때 시켜 먹었다. 그리고 가끔 볼 수 있었는데 요즘은 중국의 햄버거라며 밀고 있는 로우지아모도 있다 빵사이에 고기다진걸 끼워 먹는데 너무 느끼해서 한개만 먹어도 질린다.
중국 어디를 가던 비슷한 메뉴와 보장된 청결 비슷한 맛이 있는 서북 음식점은 중국 향신료에 익숙하지 않을 때나 배탈이 나서 위생에 민감해 질 때는 늘 찾는 메뉴였다. 그리고 퇴근길이나 혼자서 밥을 먹어야 할 때 언제나 부담없이 들어가 먹을 수 있는 메뉴였다. 지금은 그 가격이 엄청나게 올라버려 그런 친근함을 느끼는게 맞나 싶지만 여전히 중국에 방문하면 그때 그시절을 떠올리며 찾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