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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카리 Mar 12. 2023

우로보로스 영원함의 상징

꼬리를 물고 있는 뱀

글을 쓸거리를 찾기 위해 인터넷의 바다를 항해하다 보면 뜻하지 않는 곳에 자주 당도하게 된다. 우로보로스도 마찬가지인데, 아마도 백사전에 대한 번역을 할 때였거나 뭔가 미신에 대한 인터넷을 찾을 때였거나 여러 가지 글을 쓰려고 찾아다닐 때마다 종종 우로보로스를 만나게 되었다.


마치 점쟁이가 동물의 내장 모양을 보고 점을 치고 쌀알이 던져진 모양을 보고 점을 치듯이 인터넷의 수많은 정보 중에 우로보로스를 보고 이것저것 정보를 수집해 보았다. 그러다 보니 지금까지 모여진 우로보로스에 나도 한 줄 정보를 더 추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럼 일단 우로보로스가 뭘까


우로보로스는 꼬리를 먹는 뱀이다. 가장 널리 알려진 상징은 노르웨이의 신화에서 유래된 모습이다. 머리가 꼬리를 먹는 이 상징은 서구 권에서는 영원성의 상징, 인간의 정신, 연금술 등으로 활용되었다.

북유럽의 신화에서 전 세계를 감싸고 입으로 꼬리를 물 수 있었다.라는 구절 때문에 우주의 기원과 처음과 끝의 상징 영원성의 상징으로 쓰였다. 실제로 어떤 동물을 나타낸다기보다 영원함, 윤회, 우주의 상징으로 쓰였다.


종종 기독교에 반하는 상징으로 쓰이는데 이럴 때는 끊임없이 반복된다는 상징성으로 불교의 윤회사상과 맞닿아 있어서 이다. 또한 신과 이 세계의 영원성에 대한 상징 성이 아니라 인간 지식의 영원성으로 쓰이게 될 경우 그리고 가장 안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으로 변한다는 연금술의 상징으로 쓰일 때 기독교 사상과 배척된다. 또한 뱀은 힌두 신화와 기독교 신화에서 지식의 대명사로 쓰였기 때문에 지식을 숭배하는 문양으로도 쓰인다.

https://ko.wikipedia.org/wiki/%EC%9A%B0%EB%A1%9C%EB%B3%B4%EB%A1%9C%EC%8A%A4 우로보로스 위키백과


그래서 이 문양은 기독교의 상징들에서도 많이 보이는데(프리메이슨이 몰래 넣었다는 음모론이 언제나 존재한다.) 그것은 우로보로스가 어떤 짐승이나 우상의 상징이 아니라 영원성이라는 상징으로 쓰였기 때문이다. 기독교에서 신을 표현하는 말 중 'α'와 'Ω'라는 말이 있다. 그리스어 문자의 첫 번째와 끝을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이자 끝 결국 신의 영원성에 대해 나타내기 위한 말인데 우로보로스가 상징하는 바와 같다.


그래서 우로보로스 자체로 악마의 상징이라면 알파와 오메가도 악마의 상징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저 상징이 문제가 아니라 저 상징으로 대변하는 영원성, 불멸성의 초점을 어디에 맞추느냐에 따라 악마의 상징이 되거나 반대로 신의 영원성을 나타내는 상징이 된다.

https://blog.naver.com/yoochinw/130156742490

이 블로그에는 프리메이슨이 사용한 것을 보이는 우로보로스 상징을 모아 두었다.


신에 대한 숭배나 교회와의 연계를 끊고 인간 자신이 지식으로 영성을 얻고자 한 그노시스학파에서 우로보로스를 상징으로 사용했다. 물론 그노시스 학파가 악마를 숭배한 것은 아니고 현세에 나타난 신들을 진정한 창조자와 연계를 방해하는 하급신으로 취급했다. 그리고 개인 스스로가 신과 연결되고자 했다.(이쯤 되면 반기독교의 상징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https://maria.catholic.or.kr/dictionary/term/term_view.asp?ctxtIdNum=403  그노시스 학파에 대한 가톨릭대사전

뱀 자체가 악마의 상징인 데다 인간의 지혜를 숭배하고 그런 인간의 지성에 의한 깨달음을 추구했으니 신에 대한 영성의 추구로 구원을 얻으려는 가톨릭과 대립된다.


우노보로스를 시작된 정책이 어떤 파급을 일으킬지 모른다는 그런 효과나 현상에 대해 쓰인다는 글도 찾아냈다. 그리고 타로 카드에서 영원성을 상징한다고도 한다.

https://brunch.co.kr/@owlpoet/379


이와는 별개로 내가 찾아내어 연결한 것도 있다.


어떤 글에서인가 끝없는 탐욕에 대한 일화를 소개하기 위해 '탐'이라는 짐승의 일화를 소개하려 했다. 苍天航路 라는 삼국지를 재해석한 작품의 오프닝으로 쓰인 내용을 각색 소개한다.


"공자가 말했다는 탐이라는 짐승이 있다. 이 짐승은 욕심이 너무 세서 모든 것을 먹어 치웠다. 많은 보물들, 음식, 사람, 풀, 나무, 땅 모든 것을 먹어 치웠다. 태양마저도 먹어치웠다. 모든 것을 먹어 치운 탐의 눈에 보이는 것은 자신의 꼬리였다. 탐은 자신을 먹기 시작했다. 결국 남은 것은 무無"

자신의 꼬리를 먹는 탐


이 내용을 작품에서 소개하고 싶어 중국에서 '탐貪'에 대해 아무리 찾아봐도 저 짐승에 대해 나오지 않았다. 저 작품이 삼국지를 각색했지만 그래도 정사를 주석서로 가져다 쓸 정도인데 헛소리를 쓰진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계속 찾아보니 저 탐이라는 짐승이 나오는 것은 중국 곡부에 새겨진 벽화에서 나온 말로 관리들의 탐욕을 지칭하기 위해 비교적 근래에 나온 말이라고 한다. 아마도 "뇌물을 받아먹다가 황제(태양) 까지도 먹어버리고 결국 너 스스로도 망할 것이다."라는 것을 경고하려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저 짐승에 대해 쓰여있는 한자는 사전에서 검색도 안된다. "犭貪" 이런 식으로 쓰여있는데 개사슴록 변에 탐욕탐을 붙여 짐승탐이라고 쓰인다. 


중국에서도 저 짐승에 대한 이미지는 또 다른 상상 속의 동물인 기린(동물원의 기린이 아니다)의 이미지 중 일부를 차용해서 비교적 최근 만들어진 상상 속의 동물이라고 보고 있다. 

http://kongjia.org/web/rxdt/20211021/1752.html 탐에 대한 중국의 자료


이 탐을 찾으려다가 우로보로스를 만나게 되었고 탐이 아닌 중국에 있던 우로보로스도 발견하게 되었다. 


홍산문화의 유물들이다. 우로보로스는 서양의 음모론과 동양의 음모론을 연결해 준다. 홍산문명이라는 것이 우리나라의 가장 큰 음모론(?) 논란의 하나인 '환국설화'의 근거로 제시되는 문명이다. 이 문명은 중국의 황화, 양자강 유역의 문명권과 거리가 있는 요녕성 일대의 문화인데 고대 한반도의 유물들과 일치성을 보인다. 


https://ko.wikipedia.org/wiki/%ED%9B%99%EC%82%B0_%EB%AC%B8%ED%99%94 홍산문화 참고


여기서 발굴된 여러 옥 유물 중 꼬리를 문 뱀(용)과 관련된 유물이 많았다. 홍산 문화는 고조선의 시기, 영토와 겹치며 이곳의 유물은 한반도에서 발견되는 유물과 결이 같다.(그럼 홍산문명에서 발견된 우로보로스=서양의 우로보로스=해서... 환모... 주장의 뒷받침이 된다.. 내가 이걸 발굴해 내다니 ㅋㅋㅋ)


음모론은 차치하고 세계 보편적인 원에 대한 숭배라고 보면 특히 중국의 홍산 문화 권에서 발견된 꼬리를 문 용의 상징은 동 서양의 양 끝에서 동일한 상징을 신성하게 사용하였음을 보여준다.


홍산 문화와 더불어 원불교의 상징이 우로보로스라는 주장도 발견하였다. 어디서 나온 주장인지는 잘 모르겠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56749 일단 김지하시인의 운문 같기도 하고 이상하게 나열만 한 사설 같은 글에서 발견했다. 우로보로스가 원이고 원과 우로보로스가 공통적으로 영원성, 윤회를 상징한다면 둘이 같은 상징이라고 봐도 무방하려나? 어쨌든 이 산문은 내 글처럼 그럴싸한 단어들이 계속 나열되는데 주장하는 바는 잘 모르겠다. 


현대에 이르러 서도 이 우로보로스의 상징은 뭔가 있어 보이고자 하는 대중매체와 사람들에게 이용되었다. (나를 포함해서) 인류가 보편적으로 사용한 상징들은 이렇게 간결하면서도 내포하는 뜻이 많은 상징들이다. 직선 두 개를 교차한 십자가가 그렇고, 끝과 끝이 닿은 원이 그렇다. 각종 영화나 정부의 상징, 역사 속의 기호들 속에 나타나는 우로보로스를 찾으며 문양이 상징하는 지성과 영원성을 찾아 떠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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