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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비아 킴 Apr 25. 2017

생각을 끌어내는 연습

아이디어 도출을 위한 3가지 방법

학습자들에게 문제를 찾고 해결할 방안을 모색하라고 한다. 간신히 문제를 찾아낸 학습자들. 이제 방안을 만들어 낼 차례다. 그런데 술술 풀릴 것만 같았던 교육이 갑자기 꽉 막힌 것처럼 제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시간은 흘러만 가고 강사와 학습자 모두 기대 이하의 결과를 마주하며 한숨을 짓는다. 늘 하던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우리들. 더 좋은 방법이란 없었다는 실망만 남긴 채 교육은 마무리되고 만다.





 종종 겪는 일이다. 창의적으로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할 줄 알았던 학습자들이 결국 모두가 알고 있는 방법을 가지고 아이디어라고 발표할 때, 강사의 실망감은 말할 것도 없고 스스로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학습자들의 자존감에도 이상이 생긴다. 강사가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학습자들이 최선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생긴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바꿔서 생각해 보면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것뿐만 아니라 머릿속 생각을 꺼내는 것마저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에서 직원들의 사고를 창의적으로 발달시키기 위해 교육을 도입하지만 심지어 그 교육 방법마저도 "좀 더 참신한 아이디어 없어?"라는 말이 나오기 십상이다. 강사도 마찬가지다. 참신하고 창의적이라는 것은 붙이는 건 쉽지만, 실제로는 어떤 것인지, 어떻게 만들어 내야 하는지 모르기에 또 다른 벽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좀 더 참신한 아이디어 없어? 이게 최선이야?" 이럴 땐 니가 하세요, 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나도 모르겠는데 어쩌라고.


 

 보통 우리는 시간과 정보, 인지적 자원의 부족으로 경험과 직관을 활용해 대충 때려 맞추는 휴리스틱 사고를 주로 사용한다. 교육에서는 이것이 가져오는 오류를 최소화 하고 폭넓게 사고할 수 있도록 다양한 Tool을 활용하는데, 자율적인 토론은 모든 장치의 기반이 된다. 그러나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토론을 해보랍시고 학습자들을 내버려두면 정말 큰일 난다. 주제와 전혀 관계없는 내용으로 수다를 떨면 차라리 다행이다. 침묵이 한없이 유지되는 그룹이 있는가 하면,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넋 놓고 있는 그룹도 있다.  그렇다면 생각을 꺼내기 어려워하는 학습자들을 위해, 또는 새로운 강의 방법을 위해 고민하고 있는 강사들을 위해 아래 몇 가지 방법을 참고해 보자.



 1. 마인드맵(Mind map)

트렌드 코리아2017 를 읽은 후 작성한 마인드 맵 중 하나

 영국의 토니 부잔이 고안해 낸 학습+발상법을 활용한 툴이다. 준비물은 백지와 펜만 있으면 된다. 가급적이면 이미지나 키워드 중심으로 주제를 적고 가지를 만들어가며 핵심 단어, 그림, 기호 등을 활용해 사방으로 뻗어나가면 된다. 보통은 기억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많이 쓰지만, 생각에 제한을 두지 않고 뻗어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창의력과 사고력을 키우는데도 도움이 된다. 

 하나의 가지 위에는 하나의 키워드만 작성할 수 있도록 하고, 단색보다는 여러 가지 색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 좋다. 학습자들이 보통 마인드맵을 활용할 경우 많이 불편해하는데, 평소에 잘 쓰지 않던 뇌 영역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룹으로 활동할 경우, 처음에는 개인적으로 작성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 주는 것이 좋겠다. 그다음 학습자 개인의 생각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면 그때 그룹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결국 마인드맵의 목표는 '잘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을 가감 없이 무한대로 펼쳐내 보고 꼬리에 꼬리는 무는 연상을 통해 '아,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는 거야?'라는 것이 되어야 한다. 


 2. 만다라트(Manda-la-Art) 브레인스토밍


 일본의 이마이즈미 히로아키가 고안해 낸 아이디어 발상법이다. 가로 세로 9X9, 총 81개의 칸을 그린 후, 가운데에 핵심 키워드를 적는다. 그리고 핵심 키워드를 8개로 쪼개어 작성한다. 문제로 시작한다면 문제 해결의 중심이 되는 키워드가 될 수도 있고, 신상품을 기획한다면 기획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확장한 8개의 작은 키워드는 각각의 칸에 작성한 후, 주변을 둘러싸는 아이디어를 작성하면 된다. 빈칸을 채워야 한다는 룰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이렇게 되면 핵심 단어와 관련된 작은 아이디어를 무려 64개나 얻을 수 있다.

 추가 활동 1) 빈칸을 모두 채우고 나면 확장 6과 확장 3은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단어들끼리 모여 있을 것이다. 단어들을 해체하고 다시 모아 새로운 것으로 만들어보는 과정에서 생각의 범주가 좀 더 넓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추가 활동 2) 각 칸에 작성된 단어들이 서로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고민해 보도록 한다. 핵심과 전혀 맞지 않아 보이는 엉뚱한 단어들이 의외의 답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3. 포스트잇 브레인스토밍(Brainstorm with sticky notes)


 포스트잇과 펜만 있다면 지금 당장 시행해 볼 수 있는 활동이다. 먼저 주제를 A4에 크게 작성한 후 벽에 붙이도록 한다. 특별한 룰은 없다. 

하나의 포스트잇에는 반드시 하나의 내용만 작성할 수 있도록 한다. 처음에는 다소 강제성을 두어 한 사람당 3개~5개의 포스트잇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해 보자. 이후 주제와 관련된 생각을 자유롭게 작성하되 상대방의 의견이랑 중복된다 하더라도 최대한 많은 내용들을 적어 벽에 붙여볼 수 있도록 한다. 만약 어느 순간에서 생각이 멈추거나 한다면 강사는 지켜보지만 하지 말고 '만약~라면?', '언제, 어디서, 무엇을, 누가, 어떻게, 왜?'라는 식의 적절한 질문을 던져주면 된다. 

생각의 양이 충분히 나왔다고 생각된다면 비슷한 내용의 포스트잇을 모아 분류작업을 하도록 한다. 분류 과정에서도 또 다른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면 즉각 생각을 추가해서 작성하면 된다. 

 분류된 포스트잇을 로직화 하거나, 마인드맵처럼 펼쳐 나가거나, 카테고리를 만들거나 매트릭스 축을 정하는 방법들을 활용해 벽에 붙여 재 정리하는 시간을 가진다. 어느 정도 아이디어가 정리되면 아이디어를 좀 더 세분화해서 쪼개거나 보충할 수 있는 것들을 채워나가도록 한다. 완성이 되면 벽에 붙어져 있는 포스트잇을 한 발 뒤로 물러서서 바라보며 달궈진 머리를 조금 식혀보도록 하자. 



 좋은 아이디어를 만들기 위해서는 엉뚱한 것이라도 가감 없이 말할 수 있는 환경, 상대방 의견에 대한 존중이 절대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강사는 아이디어 도출에 대한 Tool도 고민해야 하지만, 학습자들이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는 것이 칭찬받아 마땅한 것이라 생각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독려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가급적이면 학습자들이 많이 써보고, 말하고, 활동하게 하라. 그것은 결국 학습자의 지식과 경험을 연결하여 또 다른 창의적 사고의 문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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