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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비아 킴 Feb 08. 2018

일보다 정치가 중요해져 버린 조직

중상모략에 빠진 아펠레스

아펠레스의 중상모략 1494, 산드로 보티첼리 <우피치 미술관, 피렌체>



 직장에서 연차가 쌓이고 나니, '일을 잘하는 법'보다 '정치를 잘 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고민이 생긴다.


 홀로 살아남기 위해 자신 주변의 폭탄을 파서 다른 곳으로 몰래 파묻는 간계와 속임수가 난무하고, 폭탄을 밟아 곤경에 빠진 이를 보며 쾌재를 외치는 조직. 나 스스로도 그 폭탄을 밟기 않기 위해 몸을 사리게 된다. 공동의 목적과 목표를 위해 협력해도 부족한 마당에 대체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일단 일을 잘하는 법보다 정치가 필요해진다고 느끼고 있다면 그 조직은 빨간불이 들어왔다고 볼 수 있다. 지나치게 발생된 사내 경쟁구도가 많은 이유들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사람들은 패자가 되지 않기 위해 혼자 살아남으려고 애쓰며, 서로를 신뢰하지 않는다. 진솔한 소통은 간데없고 오해는 불신을 더 크게 만들 뿐이다. 거기서 발생된 문제는 모두 '남의 탓'이 되며, 미워하게 되고, 각자의 틀에 고립되고 만다.


 오늘 아침 메일을 한 통 받았다. 누군가를 공격하는 메일은 말 그대로 중상모략, 상급자가 바른 판단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었다. 문장 하나하나에는 보내는 이의 불신과 분노가 그대로 담겨 있었다. 누군가를 공격한 대가로 자신도 공격받게 되어 있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그(그녀)는 고립을 택한 모양이다. 질투심에 눈이 멀어 간계와 속임수로 꾸며낸 중상모략의 결과가 달콤하지도 행복하지도 않다는 걸 알면서도 이런 선택을 하게 되는 걸까.


 조직은 혼자 일하는 모습을 조직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혼자 일하는 모습이 결코 이상적이지도 않다. 함께 일해야 하기 때문에 조직인 것이고, 조직원에게 주어진 목적은 함께 해야만 비로소 이루어 낼 수 있는 미션이다.

 그럼에도 중상모략이 판치는 요즘, 그 속에서 내가 취해야 하는 현명한 태도는 대체 무엇일까. 모두가 함께 공동의 선, 목적 달성을 위해 나가려면 어디서부터 꼬인 매듭을 풀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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