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내향인 구함 Oct 29. 2022

제 딸이 '하위 1%' 라구요?

내성적인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주기 위해 했던 노력



한 달도 늦어요. 지금 바로 놀이치료 시작해야 돼요.



센터에서 받은 진단은 '선택적 함구증으로 가는 초입 단계'였다. 부모님이 양육 태도를 바꿔보고 한 달 동안 변화가 없으면 놀이치료를 바로 시작해야 한다는 게 상담 선생님의 조언이었다.



특히 문제가 된 발달 분야는 적응기술. 

적절한 정서 표현과 절제, 친사회적 능력 및 기타 적응 능력, 새로운 상황에 적응 능력, 다른 사람을 칭찬하거나 자기 생각을 제안하는 능력 등이 하위 1%의 임상 수준으로 나왔다. 


원인은 하나였다. 전형적인 과잉보호


맞다.

나는 놀이터에서도 아이를 졸졸 따라다녔다. 혹시나 거친 아이가 올까봐 미리 걱정하고 대비했다.


친척들을 만나서도 엄마 품에만 안겨 얼굴을 숨겼던 아이. 나는 그 아이에게 친척들을 만날 기회를 늘려주는 것이 아니라, 친척들을 만나지 않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함께 놀이를 하다가도 1등을 내어줬다. 이기고 지는 게임에선 늘 져줬다.

길에서 만난 사람들이 딸에 대해 물어보면 대신 대답해줬다.    


아이가 울 것 같으면 얼른 달래줬다. 나는 아이를 도전시키지 않았다. 작은 좌절을 보는 것조차 힘들었다.



아이가 우는 게 무서우세요?



두려웠다. 아이가 울면 쩔쩔맸다. 왜 그랬을까. 

내가 아이를 망치고 있다는 생각이 내 가슴을 조이고 뒤통수를 후려쳤다. 


함구증은 장기간 지속되기 때문에 빠르고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놀이치료를 받기 전에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은 다 해보고 싶었다. 놀이치료를 해도 결국 부모가 변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었다. 

다음은 내가 했던 노력들. 


1. 가족들과 어린이집 선생님에게 선택적 함구증을 알렸다.

2. 할 수 있는 건 혼자 하게 했다.  

3. 놀이에 거리를 두었다.  

4. 대신 대답해 주지 않았다.     



제일 먼저 한 일은 가족들에게 다람이의 현재 상태를 알리는 것이었다. 


가장 아프고 어려운 일이었다. 




 



이전 03화 선택적 함구증은 유전인걸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