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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향치의 장지혜 Dec 04. 2021

외발로 서있는 불꽃

내향치의

예상치 못한 일들은 늘 생기고 그에 따라 진이 빠지는 일들이 난데없이 일어난다. 

불멍을 하듯이 넋 놓고 무언가를 바라보면서 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에너지 관리인 셈이다.

내 안의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으니까 적절히 분배하고 소진된 에너지를 차분히 다시 채우려고 한다. 


그런데 이와 같은 에너지의 분배가 신기하게도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도 보이는 것 같다. 

별것 아닌 듯한 일에 너무 화를 내는 사람이 근처에 있으면 눈치 보면 조용히 쭈그러져 있게 되고,

어떤 일로 엄마가 아이를 지적하면 평상시에 그 일로 지적하던 아빠가 이번에는 아이를 달래게 되고,

심기가 불편해 보이는 직장 동료로 인해 왠지 옆에서 더 밝은 액션을 취하게 되고, 하는 등.


묘한 긴장감 사이에 균형을 맞추고 넘치지 않기 위해 노력을 하지만 그 기류 차이에 의한 불안정함은 어쩔 수 없다.

결국은 어느 순간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가게 되겠지. 

그걸 버티고 있는 댐의 작은 균열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다. 

그 균열들의 존재를 하릴없는 불멍에 날려 보내려고, 외발로 서있는 불꽃을 뚫어지게 바라본다. 멍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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