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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INFP는 왜 싱가포르로 갔을까?

대담한 사람이나 해외 생활하는 거 아니야?

한국 마켓에서 일하면서 싱가포르 아시아 본사의 오더를 받을 때마다, ‘언젠가는 나도 저 위에서, 더 넓은 시장을 다뤄보고 싶다’고 생각하곤 했다. 그 마음을 더 세세히 들여다보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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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더 넓은 마켓을 경험하고 싶었다

한국에서 광고 캠페인을 운영할 때, 클라이언트의 결정권은 종종 싱가포르 아시아 본사(APAC regional office)에 있었다.
한국에서의 로컬 전략도 중요하지만, 결국 그 전략 역시 아시아 본사의 전체적인 흐름에 부합해야 했다. 그렇다보니 점점 더 "그 오더를 받는 입장이 아니라, 결정하는 입장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싱가포르에서는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동남아 등 다양한 시장을 아우르는 기회가 많다. 단순히 한 국가의 성과를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더 넓은 시장을 조율하는 역할인 것이다.




pexels-nurseryart-346834.jpg Photo by Porapak Apichodilok: https://www.pexels.com/photo/person-wearing-white-and-black-mid-rise-s


2️⃣ 싱가포르는 글로벌 커리어의 디딤돌이 될 수 있었다

사실 내 안의 궁극적인 꿈은 뉴욕에서 일하는 것이었다. 나도 안다, 뉴욕커의 멋진 모습은 환상이라는걸. 하지만 원래 이상주의자는 허황된 꿈을 꾸기 마련이다.
어쨌건 가고 싶었는데, 한국에서 바로 뉴욕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그런데 싱가포르는?
영어로 일하고 생활할 수 있음
같은 아시아권이라 문화적으로 너무 큰 괴리가 없음
� 다른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기 좋은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음


"일단 싱가포르에서 시작해보자."
싱가포르라면 내가 가진 경험과 스킬을 활용하면서도, 글로벌 시장을 익히기에 충분한 곳이었다.

약혼자를 만나 눌러앉을 지는 몰랐지만...^^



pexels-pixabay-256417.jpg Photo by Pixabay: https://www.pexels.com/photo/text-on-shelf-256417/


3️⃣ 한국에만 있기엔, 내가 공부한 게 아까웠다

내가 생각해도 남들보다 신명나게 영어를 공부했다. 대학에서는 이미 영어 수업 학점을 채워놓고도 계속 들었고, 한국에서는 외국인 클라이언트와 일할 기회를 찾았다.

그런데 한국에서만 일한다면?


� 영어를 계속 쓸 기회가 적어질 테고, 결국 공부한 걸 써먹을 곳이 제한될 거였다.
� 한국 시장 내에서만 경험이 쌓이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도 있었다.


"그동안 쌓아온 영어 실력과 글로벌 감각을 더 키울 수 있는 곳으로 가야겠다."
싱가포르는 영어를 공용어로 쓰는 나라였고, 나에게 딱 맞는 환경이었다.



pexels-energepic-com-27411-313690.jpg Photo by energepic.com: https://www.pexels.com/photo/woman-sitting-in-front-of-macbook-313690/


물론 내게도 고민은 있었다.

보통 해외 생활 성공기를 보면,
✔ 짧은 영어로도 과감하게 도전하는 사람들
✔ 낯선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 네트워킹을 잘하는 사람들

나는 그런 스타일이 못 된다.


나는 낯선 사람 만나는 걸 힘들어하는 소심하고 내향적인 사람이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해외 이직자’의 이미지와는 정반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도전했다. 소심이들도 꿈을 꾼다. 각자의 방식대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결국, 어찌저찌 싱가포르에 취업 및 이후 더 나은 직장으로 이직도 했다.


이 연재에서는 소심한 사람이 해외 취업을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그리고 소심이도 해외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할 예정이다. 개봉박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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