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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변영현
Sep 22. 2023
연분홍
연분홍
작고 여린 분홍이군요
나는 이 꽃을 몰라요
만지면 찢어질 것 같은 분홍을 말이에요
당신은 내가 모르는 곳을 다녀왔나 봐요
내게는 분홍이 없어요
분홍의 세계가 없어요
당신의 분홍이 퍼져 가네요
안개처럼 우리를 가로막아요
당신의 분홍이니 어떻게 좀 해 봐요
하르르 날리는 분홍, 분홍
연분홍은 간지러운 거라고
가볍게 웃는 당신에게서 더 짙어지는 분홍
계절이 지나면 꽃이 진다지만
떨어진 꽃잎은 녹지 않아요
자동차 바퀴에, 신발 바닥에
일그러진 분홍, 분홍, 연분홍
접착제처럼 붙어 있어요
꼼짝도 못하네요
내가 먼저 갈게요
당신이 분홍의 늪에서 손을 흔드네요
울지 말고 웃어야지요
작고 여린 분홍이 당신의 얼굴을 찢고 있네요
-[모던포엠] 2021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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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경상일보 신춘문예 등단. 2023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 발표지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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