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 선 20대 #2

첫사랑

by 이팔작가

사랑은 배울 곳이 없다.


20대 초반을 생각해보면, 어른이 된 후 가장 궁금하고 배우고 싶은 것은 '사랑'이었다.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허황된 이야기가 아닌 다분히 현실적이고, 솔직한 20대의 사랑이 궁금했다. 하지만, 진실된 사랑을 말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20살 남자에게 사랑은 섹스를 누가 먼저 혹은 많이 해보냐의 싸움 같았고, 열정적으로 사랑을 하는 사람은 자기를 태워 없애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안정적인 연애'는 뭘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결혼'으로 결론을 내리는 것은 너무 극단적인 것 같았다.

"일단 해봐"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지만, 누군갈 날 아무 이유 없이 사랑하는 게 어디 쉽던가.... 내겐 의미 없는 무책임한 대답이었다.



첫사랑


쉽지 않은 사랑에 대한 고민 속에서 그래도 이정표가 돼준 사람은 있었다. 짝사랑이자 첫사랑이었던 그녀. 그녀는 누구든 사람을 참 편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었다. 적당히 위트가 있으면서도 그 선을 잘 지키며, 누구든 부담 없게 그 자리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나는 그 모습이 참 어른스럽다고 느꼈고, 사랑 이전에 동경을 느꼈다. 아마 사랑으로 바뀌게 된 것은 아직 그녀에게 남자친구가 없기에 나에게 조금의 가능성이 있을 거란 생각일 것이다. 사랑으로 마음이 바뀐 뒤, 나는 좀 더 내 삶을 열심히 살기 시작했다. 동경의 대상인 사람에게 맞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후회는 없다.


결론적으로 난 그녀와 연애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후회를 하지 않는다. 첫 번째 이유는 내가 너무 못났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의 주인공인 커징텅이 션자이에게 남자다운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생각으로 싸움대회를 열고 참여한 것처럼 나도 방향이 틀렸다. 거기다 다른 사람이었지만 연애를 해보니 내가 생각한 나의 모습이 아니었다. 연애 상대로 나는 이기적이고, 무뚝뚝하고 재미없는 사람이었다. 과거에 사람들이 "일단 해봐"라고 했는지 알 것 같았다. 연애를 통해 나를 알게 되는 과정이 있고, 이를 통해 내가 원하던 좀 더 성숙한 연애를 할 수 있다는 것을.

후회를 하지 않는 다른 이유는 방향은 틀렸지만 그래도 발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닥치는 대로 열심히 했던 것은 취업에 큰 도움이 되었다. 취업의 굴곡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인턴경험을 통해 나의 적성을 찾았고, 여러 수상경력으로 면접 제의를 받고 입사를 할 수 있었다. 그녀에게 맞는 성숙한 사람이 되고자 먹어치우듯이 책을 읽었던 시간이 있기에 독서습관을 갖게 되었고, 지금도 일주일에 책 2권을 읽고 있다. 책을 많이 읽다 보니 글을 쓰게 되었고, 그녀를 생각하며 쓴 '안개꽃' 이후로도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참 건전하고 건강하게 하루를 보냄을 느낄 때, 그녀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10cm "열심히 할게" 中


멋진 사람은 될 수 없겠지

너의 눈에 쏙 들 만큼 대단한

그런 건 무리겠지

언제까지 해낼 수 있을지

잘 모르지만

이것 봐 이만큼이나

꽤 능숙해졌어

오늘도 의미 없는 하루지만

나도 달라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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