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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묵돌 Oct 14. 2019

습작

백열네번째



나는 당신을 사랑하는데

당신은 왜 나를 사랑하지 않나요?     


어제 그린 내 자화상은 당신의 얼굴

원래부터 나는 똑같은 사람이었는데     


사랑을 증명하기 위해 나는 떠나고

거기 사무실로 신고서를 부칠 테니     


도착할 즈음엔 닿을 곳 없는 마음이

못내 흩날리고 잊히겠군요 아스라이     


오늘 떠내려가는 나는 무너지지만

당신은 한동안 여기서 슬프겠지요     


잃어야 사랑할 줄 아는 당신은

슬퍼도 슬플 줄 모르는 슬픈 인류     


언젠가 만날 우리 마지막 인사

질문으로 대신해도 별 탈 없겠죠     


그래, 곤두박질치는 순간까지의 나는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이었나요?     


사랑…… 있는

……이었나요?     


……살아있는

사람이었나요?          



<사랑인>, 2019. 10




<세상의 끝>



-



Writing  |  Mukdolee 

Painting  |  M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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