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다양한 환경 이슈 중 단연 1등은 지구온난화다.
인간의 산업활동은 온실가스 배출을 증가시켰고, 그로 인해 온실효과가 왕성해지면서 지구가 더워지고 있다. 그 결과 열대성 질병이 증가하고, 자연재해가 빈번해지며, 생태계에 이상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해수면이 상승해 사라져 가는 섬나라, 투발루(Tuvalu) 같은 곳이 생겨나고 있다.
기후는 인간의 모든 것을 결정해 왔다.
문화, 역사, 산업, 직업, 심지어 정치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추운 지방과 더운 지방은 집의 구조와 생활 방식이 다르게 발전해 왔으며, 성격도 다르다고 한다.
프랑스의 정치사상가인 몽테스키외(Montesquieu, 1689~1755)는 기후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여, 저서 "법의 정신"에서 추운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미묘한 취향이나 감정에 민감하지 않은 반면, 따뜻한 지역 사람들은 개방적이고 쾌활하다고 주장했다.
로마제국 멸망의 시발점으로 언급되는 토이토부르크 숲 전투에서 게르만족은 폭우를 이용한 전술로 대승을 거두었다. 나폴레옹과 히틀러의 러시아 침공 실패는 근현대사의 흐름을 바꿔 놓았다. 러시아의 니콜라이 1세는 러시아의 가장 믿을 만한 장군은 1월과 2월 장군이라고 말했다.
세계 경제의 약 80%가 기후변화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는(F. Schwarz, 05) 연구 결과가 있으며, 2003년 서울대와 삼성지구환경연구소는 국내에서 기후에 영향을 받는 산업 규모가 국내 총생산 대비 52%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중요한 기후가 변화하고 있으니, 인간의 모든 것이 변화할 수밖에 없는데, 문제는 그 방향이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방향보다 더 큰 문제는 속도다.
속도가 적당하자면 인간과 자연이 적응할 수도 있겠지만, 너무 빠르다. 마이클 만(Michael E. Mann) 교수가 지난 1,000년간의 북반구 온도 변화를 그려낸 곡선(하키스틱을 닮았다고 하키스틱 곡선이라 부른다.)을 보면 알 수 있다.
기후변화로 대변되는 지구온난화가 인류의 생존에 결정적 위협이라는 전 세계적 합의가 이루어졌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1992년 기후변화협약, 1997년 교토의정서, 2015년 파리협정이 체결되었다. 세계 모든 국가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목표를 수립하여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하로 유지하고, 더 나아가 온도 상승 폭을 1.5℃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나는 파리협정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기후변화를 발생시키는 온실가스의 배출 원인과 특성이 첫 번째 이유다. 국제적 관리대상인 6가지 온실가스의 배출원인을 분석해 보면, 2020년 기준으로 에너지가 87%를 차지한다.
온실가스 배출 활동을 분석해 보면, 산업이 54%, 건물이 24%로 1, 2위를 달리고 있다.
배출활동을 인간의 활동과 간접원인으로 확대해 보면, 발전 중심의 경제정책과 생산위주의 기업경영, 그리고 육류 위주의 식습관으로 귀결된다.
결국, 온실가스 배출의 근본 원인은 경제발전과 풍요를 향한 인간의 욕망인데, 이것이 바뀔 가능성은 없다.
게다가, 한 번 배출된 온실가스는 오랜 시간 동안 대기 중에 머물러 지구온난화를 부채질한다. 이산화탄소는 100~300년, 메탄은 9년 정도, 육불화황은 약 3,200년 동안 사라지지 않는다. 오늘의 노력이 100년은 지나야 효과를 발휘하는 셈이다.
더욱이, 이미 한번 실패의 경험이 있다. 1997년 체결되어 2005년 발효된 교토의정서는 산업화를 일찍 이룩해 기후변화에 역사적 책임이 있는 국가들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2년까지 1990년 기준 평균 5.2% 줄이기로 합의하였으나, 미국과 호주는 책임을 거부하였고,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동일본 대지진으로 원자력 발전이 무너지면서 포기했다.
두 번째 이유는 기후변화가 정치적으로 연결되어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있는 점이다.
경제 활동과 연결된 기후변화의 원인에서 자유롭지 못한 산업 자본이 정치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미국이 기후변화협약에 탈퇴와 복귀를 반복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대립 역시 정치적인 색깔이 짙다. 모두의 참여를 주장하는 선진국, 역사적 책임을 주장하는 개발도상국, 서로의 주장이 나름대로의 설득력은 있지만 문제 해결에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
우리나라에서 전기 요금이 현실화되지 못하는 이유도, 재생에너지 개발이 더디게 진행되는 이유도, 정치적 배경에서 찾을 수 있다. 전기 요금이 현실화되어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기술과 방법을 개발할 동기가 생긴다. 재생에너지 개발은 기후변화 대응의 차원을 넘어, 에너지 공급원을 다양화하여 에너지 자립도를 높일 수 있는 생존 전략에 가깝다.
지구온난화는 대사증후군과 같다.
고혈당, 고혈압, 고지혈 등으로 당뇨병이나 뇌, 심장질환 발병이 우려되는 대사증후군은 생활습관병이라 부른다. 잘못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이 원인에 포함된다.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죽는다.
지구온난화는 인류의 생활습관병이다.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멸망할 수 있다고 많은 과학자들이 경고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시민들도 이 문제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 아무리 노력해도 기후위기는 막을 수 없다. 그래서 적응(Adaptation)이 정말로 중요하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탄소중립만큼이나 기후적응이 중요하다. 기업에게 있어 적응은 기후뿐만 아니라 강화되는 법규도 고려하여야 한다. 기후적응은 높아지는 온도와 잦아지는 재해에 대비하는 것이다. 매년 그러겠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정부가 재해 대비 적응을 잘해서 사회적 피해를 줄이면 세금을 다른 곳에 사용할 수 있다.
* 기후위기는 경제 이슈로 판단해야 한다.
(1) 기후변화 관련 법규는 국제 무역질서에 매우 큰 영향을 준다. 우리나라와 같이 무역이 경제 기반인 나라의 경우, 시민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세계무역기구에서 무역 규제는 허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환경과 관련된 규제는 허용된다. 게다가 무역규제는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되는 경우도 적지 않아서 대비가 필수적이다.
(2) 전기요금 인상을 각오해야 하며, 태양광,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를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기후변화가 에너지 사용과 가장 관계가 깊은 만큼, 에너지 사용에 대한 법적 규제가 강화될 수밖에 없다. 강화될 규제는 비용 상승을 초래할 것이다. 재생에너지는 기후위기 대응을 넘어 새로운 시대적 요구로 인식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화석연료 자급이 턱없이 부족한 나라는 말할 것도 없다.
* 탄소중립(Net Zero) 목표를 혁신을 촉진하고 생태계를 보존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아무리 줄여도 모두 흡수하여 “ZERO”를 만들기는 정말 어렵다. 하지만, 흡수의 규모를 늘리려는 노력은 오히려 발전과 혁신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활용하는 기술은 새로운 물질을 발명하는 동기가 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오형석, 이웅희 박사팀은 인공광합성 기술 분야의 문제점 중 하나였던 귀금속 촉매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인공광합성은 식물처럼 물과 햇빛, 이산화탄소를 이용해서 수소와 산소를 생산하는 기술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청정에너지와 화학 원료를 생산할 수 있다.
한국화학연구원 이진희, 안진주, 박지훈 연구팀은 유독성가스인 포스겐 대신 CO₂를 원료로 사용하는 폴리우레탄 제조 공정을 개발했다.
나무는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소중한 자원이다. 여름철 왕성한 활동을 통해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추는 효과를 낸다.
이제 기후변화에 현명하게 적응하며 살아가는 방식을 터득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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