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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그리고 부모와 거리를 좁혀간다

by 인유연


웃음, 눈물, 근심, 환희로 뒤범벅된 5월.

불확실한 시간 속 가장 깊었던 불안의 장막을 서서히 벗겨낸 시기였다. 긴 회고 속 긍정의 단어가 자주 등장해서 놀랐고, 몇년만에 비로소 나에게 칭찬을 건넸다.


요즘 주변 사람들에게 말한다.

‘삶에 애정이 조금씩 생겨.’

태어난 김에 열심히 사는 거 말고 진심으로 마음을 담고 싶어진 거야. 사랑하려고 아등바등 애쓰는 거 말고 그대로 놔둬도 사랑하게 된 거 아닐까.


갈수록 부모를 대면하기 보다 떠올리는 횟수가 잦아진다. 나이를 먹고 그들의 모습을 생각하는 게 나의 어린시절을 회상하는 거라 여겼는데 그보다 부모의 젊은 시절을 따라가는 것에 가까운 것 같다. 부모의 젊음을 빌려 자라서 그걸 비추며 사는구나.


화법은 여전히 다르지만 보법은 제법 비슷해진다. 내가 자라는 동안, 당신은 늙어가고 있어 서글펐는데 다른 시대를 살고 있어도, 결국 같은 시절을 나누게 되었네.

5월의 속초, 엄마가 담은 아빠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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