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잘못이 있을 때 그 잘못의 크기를 비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날마다 자신의 잇속만 챙기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참 못되었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동네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돈을 뺏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참 나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연쇄 살인범이 있다고 하자. 정말 나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고 사회로부터 격리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이런 생각을 하다가 어떤 것이 정말 나쁜 행동일까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우선 가장 나쁜 일로 생각할 수 있는 목숨을 빼앗는 일을 생각해 본다. 그런데 이 경우도 사람이라는 범위를 벗어나 생각해 보면 성립하기 어렵다. 우리 인간이라는 종족은 육식을 하는 생명체로, 다른 동물들의 생명을 바탕으로 살아간다. 소우리 옆에서 소고기를 구워 먹기도 하고 살아있는 물고기를 죽이고 그 즉시 살을 발라 먹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러한 행동을 잘못되었다고 하지는 않는다. 그런 면에서 살생 하나의 기준으로는 잘못의 크기를 정해 보기는 어려운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어떤 것을 기준으로 잘못의 크기를 정해야 할까?
우선 사람을 중심으로만 생각한다. 그리고 사람 사이의 권리는 모두 동일하다고 생각해 본다. 그리고 사람의 여러 가지 권리 중에서 한 사람의 가장 소중한 것, 목숨과 재산만 고려해 본다.
이 세 가지를 바탕으로 다시 잘못의 크기를 비교해 본다. 그러면 대략적으로 다음과 같이 순서를 정해볼 수 있겠다.
첫 번째. 모든 온누리 사람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가 가장 나쁘다.
두 번째. 한 국가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가 그다음 나쁘다.
세 번째. 한 도시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가 그다음 나쁘다.
네 번째. 한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가 그다음 나쁘다.
그러면 나쁜 행동들의 예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으뜸으로는 바로 세계 전쟁을 일으키거나(목숨) 자국의 이익을 위해 전 세계 경제를 망가뜨리는 일(재산)이 될 것이다.
두 번째로 나쁜 행동은 무엇인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나라를 팔아먹는 행동이 될 것이다. (목숨, 재산)
세 번째로 나쁜 행동은 무엇인가? 사람을 동등하게 보지 않고 특별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지배해도 된다는 생각을 행동에 옮기는 독재자가 될 것이다 (목숨, 재산). 이 경우는 나라를 팔아먹는 행동에 버금갈 정도의 나쁜 일도 벌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네 번째로 나쁜 행동은 무엇인가? 종교 등의 탈을 쓰고 다수의 사람들을 현혹하거나 (주로 재산)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개발 특혜를 주고 뒷 돈을 받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될 것이다.
그다음으로 나쁜 행동은 무엇인가?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사람들(목숨)이나 여러 사람을 등쳐먹는 사기꾼(재산)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다음으로는 폭력을 행사해서 주변 사람을 다치게 하는 사람들(목숨)이 될 것이다.
그럼 어떤 행동 하나가 나쁘다고 해서 무조건 배척되어야만 하는가를 살펴보자.
이를 위해 세 번째로 나쁜 행동으로 예를 든 독재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본다. 현대의 민주주의 사회가 수립되기 전에는 많은 사회가 특히 우리나라는 왕이 통치하는 국가였다. 우리가 독재자라고 칭하는 자들과 왕이라는 존재는 다른 것으로 인식되기는 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 위에 군림하면서 특권을 누리고 그에 따라 한 사람이 가지는 권리의 크기가 다르다는 점에서는 독재자와 왕을 같은 것으로 대하더라도 크게 다른 점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러한 왕들 중에도 성군으로 추앙받는 사람도 더러 있다. 즉 독재이다 아니다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일이 벌어진 후의 결과물이 그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가장 소중한 것인 목숨과 재산을 보호하고 또 잘살게 해 줄 수 있다면 사람들은 그것을 나쁜 행동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북한의 독재자들을 평가해 본다. 위 순위표에 따르면 세 번째로 나쁜 행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들은 사리사욕을 채우고 북한국민들의 목숨과 재산을 유린하고 있으므로 잘못의 크기가 크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우리나라 역사에서 북한의 독재자들보다 더 나쁜 사람은 누가 있을까? 바로 두 번째로 나쁜 행동을 하였던 이완용을 비롯한 을사오적이 있다. 그럼 을사오적보다 더 나쁜 사람은? 우리나라에는 없는 것 같고 세계사에서 히틀러와 같은 사람들과 일본의 이토 히로부미와 같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이들은 전 세계를 전쟁으로 빠져들게 하였고 식민지 국가의 사람들의 목숨과 재산을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빼앗아 갔다. 그리고 자신들의 이익만 취했다.
이러한 면에서 조선 왕들 중 영조와 태종을 생각해 본다. 왕권 강화를 위해서는 뭐든 했던 그분들 (자식을 죽이거나 형제를 죽임)을 그래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부분은 살인은 제한되고 평안과 국가의 발전은 넓었기 때문일 것이다.
독립운동가 중 안중근의사를 생각해 본다. 자신의 목숨을 국가를 위해 거리낌 없이 희생하셨던 이분은 살인의 행동을 하였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살인의 범위는 지극히 한정되고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점이 전혀 없었으며 폭력을 이용해 다른 나라를 침탈하고 다른 국가 사람들의 권리를 침해하기 위한 행동이 전혀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를 영웅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같은 논리에서 이순신 장군을 성웅이라고 칭하는 이유가 설명이 된다.
이제까지 생각은 그냥 당연한 것을 정리해 본 것이다. 즉 상식이라 할 수 있을만하다. 잘못의 크기도 중요하지만 그 행동을 하였을 때 나타나는 결과(이익)의 방향이 자신을 향하는가 아니면 대중을 향하는가에 따라서 우리는 범죄자다 영웅이다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식을 통해서 현재 우리나라의 혼란한 상황을 살펴보자.
독재를 꿈꾸던 자 (세 번째 나쁜 행동)는 파면되었고 그 하수인은 국익에 반하는 협상을 하고 (두 번째 나쁜 행동) 대선에 나오려는 상황으로 보인다. 결국 지나가 봐야 그 행동의 이득을 얻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확정하고 정확하게 알게 되겠으나 지금도 어느 정도는 판단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반면에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야당 대선 후보의 경우에는 어떻게 판단할 수가 있을 것인가?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고 했을 때 그 사람은 잘못된 행동은 네 번째쯤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그 행동의 방향은 어떠했을까? 사람들마다 생각이 다양하겠지만 파면당한 대통령 부부가 했던 행동의 이득이 본인들만을 향했던 것에 비해서는 그 행동에서 오는 이익의 방향이 야당 대선 후보 자신을 향하고 있는지를 판단하기가 어렵다.
이제 대선이 한 달 남았다. 우리의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를 위해 어떤 투표를 해야 할지. 우리 국민들이 지난번과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어찌해야 하는지가 매우 고민이 되어서 끄적거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