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안 Oct 24. 2020

새로운 스킬 습득! Be the best driver!

어머~ 이 차는 꼭 사야 해! #5편

브레이크 꽉 밟으세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드라이빙 스쿨에 가면 의외로 자신이 브레이크를 제대로 밟지 못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가 많다. 급제동을 연습하는 구간에서 ABS가 개입하지도 않을 만큼 형편없이 브레이크를 밟는 사람이 거의 반이나 된다는 사실은 놀라운 경험이었다. 인스트럭터가 제대로 브레이킹을 하지 못하였다고 지적해도 본인의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시속 100km 이상으로 달리는 1~2톤에 육박하는 거대한 쇳덩어리를 제어해야 하는 것이 운전이다. 운전은 잘하면 좋은 기술이 아닌, 가족과 타인의 안전을 좌우할 수 있는 삶에서 꼭 필요한 기술이다. 평생 운전을 하지 않을 것이 아니라면 하루라도 빨리 운전은 제대로 배우는 것이 좋다. 브레이크도 제대로 밟아야 하고, 스티어링 휠(핸들)도 제대로 잡고 돌려야 하고, 시트 포지션도 제대로 세팅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제대로 하는 것인지 모른 채 운전을 한다. 그래서 제대로 배워야 한다. 줄넘기를 배우기 위해 아이를 학원에 보내야 하는 세상인데 매일 그리고 평생 쓸 운전을 배우기 위해 (면허를 따기 위한 것이 아닌) 비용을 지불하는 데는 다들 인색하고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제대로 배우기 위해서는 자동차 구입은 필수이다. 무엇인가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자신의 장비가 필요한 법이다. 스키를 배우기 위해서도, 스케이트 보드를 배우기 위해서도, 자전거를 타기 위해서도 뭐든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장비가 필요하다. 같은 차종이라도 모든 감각이 다르다. 운전 스타일과 주행패턴이 다른 까닭이다. 매일 100km 거리를 고속도로로 지정체 없이 달린 소형 디젤 자동차와 1km 남짓 떨어진 학교와 학원에 아이를 픽업하기 위해 운행한 소형 디젤 자동차의 컨디션은 비교가 의미 없을 정도이다.


안전을 위해서는 차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운전 실력과 관리는 필수이다. ©pixabay


운전을 잘한다는 것에는 안전한 운행을 위해 차량을 제대로 올바르게 관리한다는 것도 포함된다. 사소하지만 대단치 않게 생각하기 쉬운 작은 실수가 큰 사고를 만들 수 있다. 작은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운전 못지않게  차량 점검도 중요하다. 차를 소유하고 있다면 매뉴얼을 꼼꼼하게 읽어보고 경고등과 기능을 숙지하는 것은 필수이다. 헤드라이트가 켜져 있는지 구분도 못해 헤드라이트를 끄고 달리는 일명 스텔스 운전에 당해 본 사람이라면 아찔한 순간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같은 차량 운전자가 그러할진대 그 차와 맞닥뜨린 보행자가 느끼는 감정은 어떠할까?


지인 중 한 명은 차를 구입 후 TPMS(타이어 공기압 경보)가 무엇을 뜻하는지 몰라 불안한 마음에 차를 지하주차장에 세워둔 채 2주를 보냈다. 사진으로 확인 후 타이어 공기압이 부족한 것뿐이니 시동을 걸어 타이어에 공기를 주입하라 했다. 하지만 타이어 공기를 어디서 어떻게 넣어야 하는지 몰라 또다시 2주일이 흘러갔다. 무려 한 달만에 그의 집에 가서 지하주차장에서 빠져나와 좌회전 한 번이면 닿을 수 있는 주유소에서 공기압을 채워주었다.


자동차를 구입하면서 배울 수 있는 자동차를 관리하고 점검하는 능력은 자동차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가장 값진 능력이다. 자동차의 기능을 능숙하게 사용하고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는 기술은 수영과 같이 한 번 체화되면 잊히지 않고 남게 된다.




자동차를 구입하여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자동차를 극한까지 한 번 몰아보기를 권한다. 혼자서는 자신이 없다면 도움을 받아도 좋다. 자신의 자동차가 어느 정도의 안전마진이 있는지, 어느 정도의 능력이 있는지를 명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원하는 위치에 세우기 위해서 어디서부터 풀 브레이킹을 해야 하는지, 급격한 회피를 해야 할 때 차량 거동은 어떻게 되는지를 아는 것이 위험한 상황을 벗어나는데 더할 수 없이 중요한 앎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소유의 자동차가 있어야 한다.


차를 극한까지 몰아붙일이 없다고 반박하는 이들에게 차를 극한까지 몰아붙일 일은 대부분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발생하게 되고 그래서 더욱 위험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극한까지 몰아붙이는 상황에서 안전마진을 알 수 없는 급박한 조작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만든다는 것도 함께 이야기해 주고 싶다.


평생 대중교통만을 이용하겠다면 안전벨트를 잘 매는 법 이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자동차로 여행을 떠나거나, 이동을 할 일이 있을 것이라면 차라리 하루빨리 운전이라는 스킬을 제대로 익히기를 권한다. 그러기 위해서 자신만의 차가 필요하다. 한계를 명확하게 알고 스스로 안전마진을 설정하여 위급한 상황에서도 대처할 수 있는 훈련이 된 차가 필요하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운전의 경험도 중요하다. 게임에서도 캐릭터를 성장시키려면 경험치를 쌓아야 하듯, 현실세계에서도 경험치가 쌓여야 레벨업이 가능하다. 운전 경험을 늘리기 위해서는 당연히 언제라도 운전할 수 있는 차가 필요하다. 경험은 어설픈 배움을 압도한다. 남부지방에서 수십 년을 운전했던 이들이 강원도 산간 국도에서 눈이 내리면 어쩔 줄 몰라하듯, 다양한 환경에서의 운전 경험은 안전한 운전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운전의 경험, 관리의 경험을 쌓기 위해서는 온전히 내 것인 차가 필요하다. 그래서 차를 소유해야 하는 이유로 내세워본다.


(계속)


작가의 이전글 내리는 맛도 있다. 하차감이란 맛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