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자 경제의 시대
이제 유투브에서 활동하지 않는 연예인을 보기가 힘들 정도로 인기인들은 유투브를 한다. 또한, SNS에는 수 많은 인플루언서들이 나를 봐달라고 성화다. 이들은 빅테크 기업의 서비스 플랫폼에 둥지를 트고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해 인기를 얻으면 광고와 상품 판매로 수입을 거둔다. 2019년 국세청 자료 기반으로 더불어민주당 양경숙의원이 “1인 미디어 창작자 수입금액 현황’으로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유투버나 BJ로 활동하는 미디어 콘텐츠 창작자 중 상위 10%가 아닌 대부분의 90%는 월 평균 소득이 57만원에 불과했다. 사실 대부분의 창작자들이 이들 인터넷 콘텐츠 서비스들의 성장에 마중물 역할을 함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수익은 턱없이 부족하기만 하다. 하지만, 앞으로 펼쳐질 Creator economy 즉 창작자 경제의 시대에는 이들 창작자들에게 균등하게 수익이 분배되고 이들의 권리가 보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지난 20년간 블로그, 유투브, 인스타그램, 틱톡 그리고 웹툰 등의 등장으로 인해 재능을 가진 콘텐츠 창작자들에게 세상에 주목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왠만한 연예인보다 이들 인터넷 인플루언서가 더 많은 대중의 관심과 주목을 받고 수익도 시간에 얽매인 직장인보다 더 많고 자유로우니 유투버를 꿈꾸며 도전하는 사람들도 늘어가고 있다. 그런데, 이들 채널이 미니홈피에 블로그로, 유투브로 그리고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으로 시대에 따라 달라졌을 뿐 그 운영 방식이나 성공공식은 비슷했다.
20년 전 파워블로거, 와이프로거라는 이름으로 블로그에서 제법 주목받는 유명인들이 많았는데 이들은 훌륭한 필력으로 다양한 주제에 대한 글을 올리며 인지도를 높였고, 그 인기를 기반으로 광고와 출판 그리고 쇼핑몰 운영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했다. 그런 공식이 고스란히 유투브로 인스타그램으로 옮겨졌을 뿐이며 그 과정에서 새로운 채널 즉 매체 특성에 발맞춰 변신하지 못한 기존의 유명인은 새로운 채널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한 인플루언서에 밀려났다. 그렇다보니 늘 새로운 채널이 등장하게 되면 그 채널의 성공 가능성을 염두에 둔 개인 창작자들이 불나방처럼 몰려들고 그 덕분에 그 채널은 쉽게 콘텐츠를 확보하며 채널 지배력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채널이 충분한 영향력을 갖추며 안정화되면 그 지배력을 기반으로 더 많은 수익 확보를 위해 거번넌스와 추천 알고리즘 등을 조정해 창작자들이 채널의 노예가 되도록 했다.
그렇다보니 인터넷 역사 20년간 다양한 채널이 등장하며 창작자 경제 시대를 열어주었지만 그것이 창작자에 의해 주도되기 보다는 채널 주도로 개인 창작물이 흘러가는 구도가 된 것이 사실이다. 즉, UCC(User Created Contents)의 시대는 개인에 의한 콘텐츠는 맞지만 개인의, 개인을 위한 콘텐츠는 아닌 셈이다. 수 많은 개미들의 참여로 만들어진 서비스에서 정작 안정적이고 고도 성장을 하는 것은 그 서비스를 운영하는 플랫폼 사업자였던 것이다. 그렇게 공고해진 플랫폼 파워로 쌓아진 수익은 눈덩이처럼 커져가며 개미들에게 분배되지 않고 플랫폼 지배력을 확장하는데 재투자되었을 뿐이다.
하지만, 앞으로의 20년은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인터넷 패러다임의 등장과 블록체인을 이용한 NFT와 DAO가 부각되면서 창작자 주도 경제인 Creator Economy 시대 즉 게임을 하면서 돈버는 Play to Earn(P2E)과 다양한 창작물을 만들어 돈을 벌 수 있는 Create to Earn(C2E)의 기회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진정한 창작자에 의한, 창작자를 위한, 창작자의 콘텐츠 시대라는 점에서 기존과 크게 다르다.
무엇보다 창작자 경제 패러다임의 특징은 창작물의 형태가 다양하다는 점이다. 글, 사진, 영상을 넘어 메타버스에서 나를 표현하는 옷, 장신구, 신발부터 공간을 꾸미는 사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또한, 디지털 예술품처럼 온라인, 메타버스 공간에 전시할 수 있는 작품도 창작물의 범주에 속한다. 그렇게 새로운 창작자 경제 시대에서는 기존보다 더 다양한 형태의 창작물을 보고 듣고 즐기는 사용자의 경험도 훨씬 풍부해진다. 그저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로 된 콘텐츠들을 일방적으로 읽고, 듣고,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이들 창작물을 내가 입어볼 수 있고 이를 이용해서 메타버스 공간을 유형하거나 함께 창작물을 나누어 사용하면서 보다 입체적인 콘텐츠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창작물이 나올 수 있는 배경은 그만큼 콘텐츠 저작툴들이 고도화되었기 때문이다. 글이나 영상을 보다 멋스럽게 편집할 수 있는 편집툴을 넘어 3D 그래픽 처리와 메타버스 내 디지털 오브젝트를 쉽게 개발할 수 있는 오쏘링 툴들이 고도화되면서 개인이 창작물을 보다 전문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로블록스나 포트나이트, 제페토, RECROOM 등의 차세대 메타버스 서비스에서는 창작자들이 참여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저작툴, 스튜디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런 창작자 경제 시대에는 무엇보다 창작자들에게 주어진 권한이나 영향력이 더욱 커져갈 것이다. 사실 유투브나 인스타그램 등에서는 알고리즘의 변화에 따라 인플루언서에 쏠리는 주목도가 크게 달라지기 마련이다. 추천을 받지 못하면 그만큼 인기도 하락하게 된다. 그렇다보니 누구나 구독해달라는 메시지를 남발하며 팬들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하지만, 이마저도 채널의 영향력이 떨어지게 되면 다른 채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인플루언서 입장에서는 독자적으로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려는 욕구가 커질 수 밖에 없다.
반면, 창작자 경제는 채널보다는 창작자에 더 집중되어 창작자 주도적인 서비스 운영이 되며 채널의 종류도 다양하고 탈중앙화된 형태를 띄고 있어 알고리즘이나 채널의 노예가 되지 않을 수 있다. 이미 미국에서는 서브스택(Substack)과 패트리온(Patreon)이라는 창작자 주도형 콘텐츠 플랫폼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서비스는 작가, 팟캐스터, 음악가들이 뉴스, 소설, 음악 등의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구독 방식으로 팬들과 직접 거래할 수 있도록 해준다. 국내에는 미디어스피어, 글리버리라는 서비스가 뉴스레터 방식으로 필력을 갖춘 다양한 전문가들이 팬들과 만나 유료 이메일 서비스를 중계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비록 이들 서비스가 메타버스나 NFT 등을 활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 콘텐츠 미디어 플랫폼 중심에서 벗어나 창작자들의 권익을 보장하고 보다 다양한 콘텐츠들을 중계하는 게이트웨이로서 부상하고 있어 창작자 경제 시대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라 말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이들 플랫폼을 통해 팬과 만난 창작자들이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창작물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결제 서비스와 손쉽게 광고를 연계하고 상품 판매 즉 쇼핑몰을 연동해서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수익화 툴들이 다양해지면서 창작자 경제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특히 블록체인 기반의 NFT는 창작자가 저작물을 보다 투명하게 거래하고 판매된 저작물의 후속 거래와 이후 사용 관련한 2차 사용에 대한 권리 행사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경제적인 재원 확보에 대한 믿음을 기반으로 창작자가 창작 활동에 집중할 수 있다. 즉, 그런 창작물들을 거래하는데 사용되는 계약서이자 화폐로서 NFT가 창작자의 권익과 수익 보장을 해주는 것이고, 그런 창작자들이나 창작물들을 PR하고 후원하는 커뮤니티로서 DAO가 참여자들의 노력과 참여에 대한 공정한 보상과 분배의 툴로서 활용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렇게 블록체인과 메타버스는 Creator economy 시대를 개막하는데 밀알이 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시대에는 "어디서 무엇을 말하느냐”에서 "누가 어떻게 전달하느냐”로 패러다임이 전환될 것이다.
관련한 내용으로 작가가 집필한 서적
https://brunch.co.kr/@ioojoo/227
➤ 필자의 '메타버스 속 비즈니스 기회' 주제의 이러닝 강연
https://www.udemy.com/course/metaverse_jihyunkim/
➤ "NFT의 올바른 이해" 이러닝 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