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관련 중요 개념은 나오지만 그닥 재밌지는 않네요 ^^;
요즘 메타버스에 대한 강의를 종종 합니다. 그래서, 자료 중에는 메타버스나 아바타라는 용어가 처음 사용된 스노우 크래시라는 소설을 기본적으로 언급하게 되는데요, 시간이 없어서 요약된 내용을 읽고 강의를 진행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제대로 읽지 않고서 아는 척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서 책을 사서 읽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소설을 읽다 보면 등장인물도 헷갈리고 용어도 헷갈리고 해서 정리 좀 해 보았습니다.
사실 이 외에도 인터넷에 보면 스노 크래시와 관련해서 소개된 글들이 엉망인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예를 들면, 스노 크래시는 가상세계뿐만 아니라 현실세계에서도 존재하는 일종의 마약을 의미하는데요, 어떤 글에서는 가상세계의 마약이라고만 나오고 어떤 글에서는 현실세계의 마약이라고 나옵니다. 아무래도 소설이 두 세계를 왔다갔다 하면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이런 일들이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스노 크래시의 내용은 현실에서 피자 배달 등 다양한 일을 하며 어렵게 살고 있는 히로 프로타고니스트가 메타버스 세상에서 처음 마주치게 된 스노 크래시라는 마약과 이 마약이 결국은 현실세계에서도 종교 단체를 중심으로 유포되고 있다는 심증을 바탕으로 그 배후를 추적해 나가는 내용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직접 읽어보시길 바라겠구요, 책을 읽다 보면 저자인 닐 스티븐슨의 메타버스에 대한 인식이 여러 곳에서 보여집니다. 대표적인 문장을 소개하면
"시궁창에서 산다고 해도 언제나 메타버스가 있다. 그리고 메타버스 안에서라면 히로 프로타고니스트는 전사이자 왕자였다."
인데요, 불우한 현실세계를 벗어날 수 있는 곳이 메타버스 공간인 것처럼 표현하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뛰어난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능력보다는 다른 부분들을 더 중시하는 현실세계를 비꼬는 것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레디 플레이어 원(Ready Player One)>이라는 영화에서도 주인공이 이와 비슷한 처지인데요, 결국은 그 뒤에서 더 큰 돈을 버는 플랫폼 사업자들을 생각해 보게 됩니다.
또 다른 부분은 아바타에 대한 부분인데요, 지금은 단순히 2D 혹은 3D 이미지 형태인데요, 앞으로는 사용자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다양한 움직임이나 감정 표현등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아바타의 감정표현 기술에 관심이 많았던 주인공인 후아니타는 오히려 자신의 감정을 숨기기 위해 평면의 감정이 없는 아바타를 사용합니다. 반면, 메타버스에 가는 사람들은 자신을 더욱 멋있고 화려하게 꾸미려고만 합니다. 내면보다는 겉모습만 화려하게 만들려는 세태를 꼬집는 것 같습니다.
여주인공인 후아니타는 메타버스에서는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을 왜곡하기 마련이므로 모든 것이 가짜라고도 생각합니다. 이 역시 저자가 메타버스를 보는 관점이지 않을까 합니다.
종교와 관련해서 저자는 후아니타를 통해서는 종교를 매우 고차원적이고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히로를 통해서는 종교를 나쁜 이미지로 보고 있는것 같습니다. 종교 = 바이러스 = 마약 과 같은 생각을 말하기도 하는데요, 이는 전파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수긍이 갑니다. 그리고, 전파라는 관점에서 이는 경제적인 부분과도 밀접하게 연관이 있는데요, 결국 종교세력이 현실뿐만 아니라 메타버스를 통해서도 자신들의 세력을 넓히며 부를 확대해 나가는 현재의 모습을 비판하는 것으로도 보입니다.
이 외에 2-3년 전에 있었던 블랙홀 사진 찍는 방법에 대한 힌트도 보이더군요. 아무튼 1992년에 메타버스나 아바타,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 생태계에 대한 고민을 했다는 것이 정말 대단해 보입니다.
등장인물
히로 프로타고니스트 : 스노우 크래시의 주인공으로 히로아키(広明)를 줄여 히로라 했으며, 프로타고니스트는 말 그대로 주인공, 주창자의 의미. 현실세계에서는 피자 배달부로 30분 이내에 피자를 배달해야만 함. 피자 배달 후 CIC(중앙정보회사)를 위해 프리랜서 정보조사요원으로 일을 하고 있음. 비탈리 체르노빌과 작은 창고에서 생활하고 있음.
이전에는 팜스 메리베일 버브클레이브를 지키는 본안군에서 부사관으로 일하다 해고된 적이 있음. 범죄자에게 칼을 휘둘렀는데 범죄자가 팜스 메리베일 차관의 아들이어서 오히려 죄를 뒤집어 쓰고 손해배상을 하게 됨. 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의 신체정보를 등록하고 마피아에게 돈을 빌림.
메타버스 세상에서는 해커로 활동하며 일본 옷에 긴 칼 두 자루를 등에 지고 다님. 블랙 선 시스템에 다니다가 디파이비드의 독선 때문에 퇴사.
버클리 대학 1학년 때 후아니타 마르케스를 보고 사랑에 빠진 적이 있었고 이후 블랙 선 시스템에서 다시 만남
히로 아빠 : 텍사스 출신의 흑인 군인으로 17살이던 1944년에 군대에 입대하여 1980년 후반에 강제로 전역당하기 전까지 군인으로 살았음
히로 엄마 : 한국인이나 일제 시대에 일본으로 끌려가 탄광에서 강제 노역을 했음. 남편이 사망한 후 히로의 도움으로 한국으로 돌아와 여유로운 삶을 살고 있음.
후아니타 마르케스 : 18세 때 히로와 버클리 대학 신입생으로 만났으며 1학년 물리학 시간에 같은 조로 활동했음. 나중에 블랙 선 시스템에서 함께 일하게 되었으며, 이곳 사장인 다파이비드와 결혼 후 2년만에 이혼함
아바타가 거의 진짜 감정을 가진 것처럼 보일 방법에 관심을 가졌고 블랙 선에서 관련된 일을 했으며 블랙 선의 성공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임. 그러나 후아니타는 흑백의 저화질 아바타를 사용하여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 함.
메타버스는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을 왜곡하기 마련이므로 모든 게 가짜라고 생각함. 대신 어마어마한 돈으로 카톨릭 교회에 속한 종파를 새로 만들어 운영 중임
비탈리 체르노빌 : 히로와 같은 창고에서 생활
엉클 엔조 : 코사노스트라 피자 대학교 CEO이자 두목. 피자 배달이 30분을 넘어가면 고객에게 5분내로 전화해서 사과하고 다음날 직접 방문해서 사과. 대신 배달부들에게는 엄격함. 쿠리에를 하는 와이티를 맘에 두고 있음.
와이티(Y.T.) : 달리는 차에 붙어 물건을 배송하는 쿠리에를 하는 16세 여자로, 자동차 사고가 난 히로를 대신해서 피자를 배송해주며 인연을 맺음
로드킬 : 와이티의 쿠리에 동료이자 남자친구
다파이비드 : 블랙 선의 주인이자 해커들의 대장. 러시아에서 이주해 온 유대인 출신으로 스탠포드에서 컴퓨터 공학을 공부하고 대학원 졸업 후 바로 사업을 시작한 유능한 사람.
스시 K : 일본인 래퍼
이매뉴얼 라고스 : 스스로 경험에서 배우는 능력을 가진 '사서 데몬'을 만든 전직 의회 도서관 연구원. 직접 프로그래밍을 배워 개발했음. 블랙 선에서 후아니타가 히로에게 소개한 학자이자 가고일.
L. 밥 라이프 (라이프, 로렌스 로버트) : 후아니타가 히로에게 관심을 가져보라고 한 사람. 고등학교 때는 미식축구를 했고 대학에서는 방송을 전공함. 이후 2년간 휴스턴에서 방송국 스포츠 기자로 활동한 후 석유업계에서 자본가로 오래 일한 증조부와 사업을 시작함. 이후 휴스턴 지역의 여러 (종교) 단체에 기부를 함.
히로는 L. 밥 라이프가 운영하는 교회에서 스노크래시라는 메타 바이러스를 유포하는 것으로 추정
웨인 포드 : '웨인 목사의 천국의 문 교회'를 운영하는 다국적 기업인 '천국의 문 어소시에이트'사의 대주주
레이븐 : 히로에게 스노 크래시를 전달하려는 사람으로 소련 핵 잠수함에서 빼낸 어뢰 탄두(수소폭탄)를 가지고 있다. 레이븐의 뇌파와 연결되어 동작하기 때문에 레이븐이 죽으면 터지도록 되어 있다.
크립스 대장 : 뼈다귀 머피라 불리며 레이븐을 쫓다가 레이븐에게 당해 죽음.
브루스 리 : 해적단을 이끄는 사람
스퀴키 : 경비 책임자
제이슨 브레킨리지 : 시카고 서부 교외 출신으로 일리노이 주립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함. 마피아의 갬비노 부서 소속으로 노바 시칠리아 5328호 지배인으로 일함
엔리케 코르타사르 : 나르콜롬비아 가맹점을 운영하며 제이슨 브레킨리지에 나쁜 감정을 가지고 있음
카루소 : 뉴욕 출신으로 노바시칠리아 가맹점을 여러 개 운영함. 코르타사르가 브레킨리지를 공격할 것을 예상해서 알려줌으로써 브레킨리지 가족을 구함.
클램 소령 : 후아니타의 부하
메타버스 관련 용어
메타버스 : 고글과 이어폰을 통해 컴퓨터가 만들어낸 전혀 다른 세계. 현실세계에서 사는 괴로움을 잊게 해주기 때문에 메타버스에서 많은 시간을 보냄.
아바타 : 메타버스에 들어온 사람들이 서로 의사소통을 하고자 사용하는 소리를 내는 가짜 몸뚱이. 현실세계의 주인보다 키가 크면 안 되며 돈을 쓰는 만큼 화려해지고 현실감이 나며 멋있어짐. 공공 컴퓨터를 이용하는 경우 사용자의 실제 모습을 비슷하게 보여주며, 처음 메타버스에 들어가는 사람들을 이미 만들어진 기성 아바타(브랜디 혹은 클린트 아바타)를 사서 이용하게 됨. 음성은 현실세계에서 사람이 하는 말을 전달해 줌.
데몬 : 메타버스에 사는 로봇으로 원래 유닉스 시스템에서 저급 유틸리티 소프트웨어를 지칭할 때 사용하는 용어였음. 블랙 선에서는 일종의 아바타로 보이지만 사람을 대신하는 존재는 아님.
0번 포트 : 메타버스로 들어오는 입구
스트리트 : 메타버스의 브로드웨이로 계속 개발 중이며 광고판이 가득함. 스트리트에는 256개의 고속포트가 256Km씩 떨어져 존재하며, 각 고속포트 주위에는 1Km씩 떨어진 포트가 256개씩 존재
다운타운 : 스트리트에서 가장 복잡한 시내 중심가
블랙 선 : 다파이비드가 메타버스 내에 세운 회사로 메타버스 내의 해커들의 아지트. 블랙선은 나치의 상징이기도 함.
스노 크래시 : 아주 기본적인 부품의 결함 때문에 모니터로 보내는 전자 빔을 제어하는 부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나타나는 현상을 말하는데, 메타버스 세상 안에서는 일종의 컴퓨터 바이러스 같은 마약으로 통함. 이를 메타 바이러스라 부름
빨간 뚜껑이 있는 튜브 형태의 마약이라서 '빨간 마개' 또는 '카운트다운'이라 불리기도 함.
히로는 전파 측면에서 종교 = 바이러스 = 마약이 서로 비슷하다고 생각함.
메타 바이러스 : 어떤 시스템이든 새로운 바이러스에 감염되게 만드는 강력한 바이러스
하이퍼 카드 : 일종의 아바타로 명함처럼 생김. 메타버스 안에서 많은 양의 자료를 표현할 때 사용하며, 아바타가 특정 하이퍼 카드를 만지는 순간 여기에 담긴 내용이 본인의 컴퓨터로 옮겨지는데 이때 바이러스도 함께 옮겨질 수 있음.
빅보드 : 히로가 만든 소프트웨어로 CIC의 정보조사 요원으로 일하는데 도움을 줌. 음성으로 호출하고 수집한 정보를 저장함.
원자로 폭발 밴드 : 와이티가 히로에게 주목하라고 말한 밴드이며, 히로의 룸메이트인 비탈리 체르노빌도 멤버로 참여하는 밴드.
가고일 : CIC의 정보조사요원으로 몸에 컴퓨터를 입고 다님. 라고스도 가고일임.
카타나 : 히로가 지니고 다니는 외날의 긴 검. 일본도.
남섭 : 일종의 컴퓨터 바이러스로 위험의 일종
기원전 2천년 전 쯤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 사람들이 쓰던 말로 기록이 남은 것 가운데 가장 오래된 말. 불가사의한 힘을 지닌 말을 의미하며 주문과 비슷한 말임.
터프넷 : 노바시칠리아의 업무 시스템
나르콜롬비아 : 가맹점 이름, 코카 잎사귀에 대한 권리를 쥐고 있는 마피아의 한 파벌.
라스타파리 : 가맹점 이름 (원래는 성서를 달리 해석하는 흑인들의 종교 운동을 가르킴)
클링크 : 가맹점 이름
이난나 : 수메르의 여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