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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생 여행자 Jul 26. 2021

우울하다고 불행한 것은 아니다.

행복의 의미

 

 어떤 사람은 행복을 노래한다. 그러면서 나한테 불행하

고 물어봤다. 난 불행하지 않다고 했다. 그 사람이 다시  다. 우울하지 않느냐고. 우울한게 불행한거 아니냐고 말이 다. 난 그의 말에 동의할 수 없었다.




 사람의 감정은 하나가 아니다. 아무리 불행해 보이는 사 에게도 기쁘거나 좋아하는 감정의 순간이 있을 것이고

행복만 누릴것 같은 사람에게도 우울하거나 괴로운 순간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단편적인 면만 보고 판

 했다. '저 사람은 불행해, 저이는 행복해'라고.


 남의 감정을 이해하는게 얼마나 어려운가?남의 입장을  리는 것은 또 얼마나 어려운가?내 삶이 남에게 쉽게 재단 될 수 있다는 무서움을 안다면 타인에 대해 쉽게 평가 내리고 쉽게 말해서는 안된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를 포함해 서.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까지 살았어도 '너 요즘 마음이 어 니, 기분이 어떠니' 하고 묻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대부분 나를 동네북 삼아 두들기거나 자신들의 해소되지

않는 악감정들을 내게 풀어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슬프지만 그들은 가족이나 친척이었다)

 그런 사람들을 만날때면 '나는 누군가의 감정 보따리가 

고 태어난건가, 누군가의 하소연을 들어주려고 태어난 운명인건가' 하는 로운 마음이 들었다.


 설상가상으로 선천적으로 귀가 밝은지 듣지 않아도 될  인의 이야기까지 들려와서 나를 고달프게 만들었다.

 

불행히도 일차적으로 내게 타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감정풀이를 하는 사람은 엄마였다. 때문에 나는 어릴때부터 나이에 맞지 않게 세상의 시름에 일찍 눈을 떴고 '애늙은이'  별명을 얻었다. 그건 결코 좋은 별명이 아니었다.

 아이답지 않고 어른 같다는건 슬픈 일이었다.


 내 인생을 돌아보니 인생을 주도적으로 살아본 경험이 없

었고 그러다보니 속은 곪아가고 용기를 잃었다. 내 자신을

더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고 아껴주었으면 좋았을텐데,

엄마가 내 정신을 갉아먹을 때 거부의 의사를 지속적으로

표현했으면 좋았을텐데.

 차라리 엄마의 딸로 태어나지 않았다면......




 내가 과거를 붙잡은 것이 아니라 과거가 내 발목을 붙잡

고 쓸데없이 좋은 내 기억력이 내 현재를 갉아먹고 있었다.

 나는 예민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언행에 누구보다

큰 의미를 두고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아둔다는 사실을 깨달 았다. 민한 사람은 상황 판단이 빠르고 관계에 대한 스트

레스에 취약함을 보인다. 또한 상대에게 지나친 배려를 함으

로써 나와 상대방 둘 다 감정에 깊게 빠져들곤 했었다.


 그러다보니 내가 배려를 하고 그에 상응하지 않는 반응이 돌

아오면 실망하기도 했고 '역시 사람은 믿을 만한 게 못돼'

라며 혼자 우울해 하기도 했었다. 우울함을 떨치는 답은 언젠

가부터 나와있었다.


 사람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을 더 많이 즐기자. 원하지도 않는 배려는 그만하자. 내가 해주는
만큼 돌아올거라는 보상 심리는 그만.
 상대방이 불편해지면 조금 거리를 두자. 친절하게 거절
하자.



 

 어두웠던 과거를 잊지 않고 안고 살아가는 이유는, 과거를 통해 내 자신에 대해 탐구하고 반성하기 위해서다.

 과거의 잘못이나 어리석음을 현재에 반복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목적이다. 래서 힘든 과거를 기억해내는 일이

괴롭지만 해야한다. 과거로부터 온 내가 현재를 만들었고

미래까지 지우지 할 것이 분명하다.


 나는 불행하지 않다. 매순간 행복한 것은 아니어도 웃을 수 있고 추억할 수 있는 좋은 기억들도 있다. 래서 아픔을

안고서도 살아간다. 대부분은 렇게 살지만 타인들의 삶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을 주도적으로, 재미있게 살고

싶어졌다. 인생은 재미있게 살아야 한다. 그리고 살아야 하 는 의미가 있기에 인생은 살만하다.




 무엇보다 내가 살아야 하는 가장 큰 의미를 부여해 주는 존재는 아들과 남편이다. 든 삶의 길목에서 좋은 인연으

만난 남편은 나의 가장 친한 남자친구이고 연인이다.

에게서 받은 사랑이 나를 생기있게 만들어주었다.


 내가 엄마이고 인생의 선배지만 때로는 아들이 주는 가르침 이 더 많을 수 있다는 걸 되새김한다. 내 아이가 주는 무형의 선물이야말로 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를 가졌다.

 

 내 남편과 아이의 웃음을 볼 수 있는 지금을 행복이라고 부

를 수 없다면 어떤게 행복이란 말인가. 앞으로도 우울하거나

괴로운 순간들이 있겠지만 괜찮다. 행복을 누리려면 그림자

처럼 따라오는 불행도 어느정도는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

을 알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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