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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제이 Sep 05. 2020

지금의 나

지금보다 조금 더 어릴땐 그랬다.


누군가를 처음 만나게 되면 ‘그 사람’에게 집중했던것 같다.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그 사람 말과 행동은 어떤지,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어떤지, 

그사람의 말투는 부드러운지, 

그 사람은 말을 하는 사람인지 말을 듣는 사람인지 뭐 그렇게 말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조금 다르다.


누군가를 만나고 돌아오면서, 

나는 그 사람에 대한 생각을 떠올리려다 말고, 

‘나’에 대해 생각해 보는 일이 잦아졌다. 

'나는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일까' 나에게 묻는다. 


남에게 어떻게 보이는가가 중요하게 되었다는 의미가 아니다. 

남에 대해 평가하기만 하던 잣대가 나에게로 향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나혼자 있을땐 명쾌하지 않았던 ‘나’라는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는 과연 어떤 사람일지 궁금하게 되었다. 


나는 내 말을 많이 해서 부담스러운 사람일까, 

남의 얘길 듣기만 사람일까, 

아니 내 말을 너무 안해서 어려운 사람일까, 

아니면 진지한 대화는 요리조리 피해가는 사람일까, 

남의 이야기에 ‘그러게요’ 정도의 동의만 보태는 사람일까, 

안해도 되는 얘기를 하는 사람일까, 

해야하는 얘기도 하지 않는 사람일까, 뭐 그런것들.


지금의 나는 아마도, 

다른 이에게 건냈던 시선을 내게로 거두어 반추하기 시작해야할, 

그런 나이를 건너고 있는 모양이다.



#5일차

덧. Photo by Laura Chouette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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