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에게 전신기사로의 생활은 미국 곳곳을 여행하며 견문을 넓히고 전신 현장에서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를 이해하는 기회를 주었다. 그리고 그는 일하면서도 시간을 내어 실험하고 책을 읽으면서 향후 발명가로 성장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였다.
탁월한 전신기사의 조건
전신기사는 전신기술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를 하고 있어야 했고, 이들은 장비를 유지하고 고치고 조정할 수 있어야 했다. 또한, 시스템의 전원 역할을 하는 화학 배터리에 대한 지식도 있어야 했다. 전신기사로서 에디슨은 이들 스킬을 모두 갖고 있었다. 에디슨은 전신을 보내는 것보다 받는 쪽에 더 능력이 있었고 그는 야간 근무를 선호했다. 에디슨은 야간 전신기사 일을 통해서 벌어들인 돈 대부분을 실험 장비, 화학 약품, 도서 구매에 투자했다. 야간 근무를 하면서 에디슨은 전신기 개량, 화학실험 등을 했다. 이런 실험과정에서 그의 실수는 해고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그의 전신기사로서 실무 경험과 실험은 이미 상당한 수준의 전신 전문가로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당시에 그가 남긴 메모를 보면 이미 그는 매우 실용적인 전신기를 발명하고 있었다. 그러나 주변의 사람들은 그것에 관심을 두지 않았고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포기하지 않았고 그의 구상은 멀지 않아 현실로 나타나게 된다.
패러데이, 에디슨의 우상
1860년대 후반 에디슨은 패러데이(Michael Faraday)의 전신실험 연구(Experimental Researcher in Electric Telegraph), 라드너(Dionysius Lardner)의 전기 전신(Electric Telegraph) 등 주로 전기와 전신, 음향, 화학 분야의 전문 서적을 탐독했다. 뉴턴(Newton)의 ‘자연 철학의 수학적 원리(프린키피아'(Principia)’라는 서양의 과학 혁명을 집대성한 책에도 도전했다. 훗날 에디슨은 이 책을 ‘지독히 딱딱한 비프스테이크’라고 회상했다. 에디슨은 이들 전문 서적 중 패러데이의 ‘전신실험 연구’에 폭 빠졌다. 패러데이는 자신이 한 실험을 일상적인 문장으로 구체적이며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었다. 그가 남긴 문장의 특징은 수식이 없었다. 수학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에디슨에게 패러데이의 서적은 최고의 참고서였다. 패러데이라는 가난한 환경에서 성장하여 영국 최고의 과학자가 된 사람이었다. 에디슨은 패러데이를 보면서 자신의 미래를 그리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지독한 노력파
에디슨은 당시 이러한 귀중한 책들을 주로 자신이 머물던 국공립 도서관에서 입수했다. 디트로이트 청년협회 도서관(Detroit Young Men’s society Library), 기계 도서관(Mechanical Library), 신시내티 자유 도서관(Cincinnati Free Library) 등이 에디슨에게 지식의 자양분을 공급했다. 에디슨은 '이들 도서관의 모든 책을 다 읽으려고 했으나 그것은 불가능했다'고 회상했다. 에디슨은 천재가 아니라 지독한 노력파였다. 그가 젊은 시절 읽은 이러한 책들은 훗날 그가 위대한 발명가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었음은 두 말할 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