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연락에 목매는 마음 (2)

by 이레 Ireh

나는 사랑을 쏟아붓는 것 같지만 사실은 사랑보다 안정감을 구하고 있었다. 그리고 긴 기다림은 갈망으로, 갈망은 불안으로, 불안은 충동적 행동으로 이어졌다.


애착 불안과 외적 통제 위치가 합쳐지면 엄청난 악순환이 생긴다. 애착 불안은 연락 공백을 곧바로 위협으로 해석한다. 머리로는 ‘바쁠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지만, 마음은 그렇게 흘러가지 않는다.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불안은 증폭되고, 그 불안은 점점 자신을 향한 비난과 상상으로 번진다.


여기에 타인에 의해 내 감정이 움직이는 외적 통제 위치가 더해지면 상황은 훨씬 복잡해진다. 내 감정의 중심이 내 안이 아니라 상대의 답장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답장이 와야 마음이 안정되고, 오지 않으면 모든 균형이 무너진다. 그러니 불안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그 사람의 반응이 되어버린다.


결국은 이렇게 된다. 연락이 조금 늦는다. 마음이 불안해진다. 그 불안을 견디기 어려워 더 많은 연락을 보낸다. 상대는 부담을 느껴 한 발 물러선다. 그 거리감이 다시 불안을 키운다. 불안해지면 다시 확인하고, 매달리고, 설명을 요구한다. 그러면 상대는 또다시 뒤로 물러난다. 상대에게 매달리고 감정을 터트리고 어쩔 줄 모른다. 때로는 자책하기도 한다. 그러나 상대를 놓을 수 없다.


이 순환은 개인의 의지 문제로 보기 어렵다. 애착 불안과 감정 의존이 서로를 증폭시키는 정서적 구조 때문이다. 그러니 이 악순환 안에 있을 때,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그저 ‘불안해서’, ‘사랑해서’, ‘놓치기 싫어서’라는 이유로 더 깊이 빠져들게 된다.

이 문제를 이해하면 우리는 관계를 개선할 수 있게 된다. 문제가 이름을 가지면, 사람은 그 문제를 다루기 시작할 수 있다. 먼저 이와 같이 불안이 높은 사람은 충동적인 행동을 멈춰야 한다. 불안하다고 연락을 쏟아내거나 전화를 여러 번 하거나 하는 행동은 관계 유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불안이 올라오면 그저 잠시 멈추고 내 주의를 분산할 수 있는 다른 행동을 해야 한다.


그리고 두번째로 감정을 스스로 진정시키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산책이나 책 읽기, 쓰기, 영화 보기, 운동하기 등 나만의 활동을 하면 좋다. 특히 불안이 높은 사람은 깊게 집중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므로 몸을 움직이는 활동이 좋다. 그러다 보면 타인에게 내 감정을 맡기는 강도가 줄어들게 된다.


마지막으로 내가 원하는 사랑의 방식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내가 어떤 순간에 불안해지고, 어떤 행동을 반복하는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게 내가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면 지금까지 하던 행동과는 다른 행동, 가령 나에게 집중하기 등을 해보아야 한다.


우리는 관계를 잃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 안에서 나 자신을 잃지 않아야 한다.

이전 17화17. 연락에 목매는 마음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