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거절의 불안 다루기 (1)

by 이레 Ireh

어떤 애착 유형이든 간에 사람은 누구나 거절을 두려워한다. 그 두려움을 표현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어떤 사람은 거절당하면 더 달라붙고, 어떤 사람은 거절 당하기 전에 먼저 멀어지고, 어떤 사람은 거절 당하기도 전에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탄다.


애착 유형 중 불안형의 경우 거절을 빠르게 감지하는 촉수가 예민하다. 그들은 거절당할까 두려워하여 눈치가 빠르고 변화에 민감하다. 관계의 균열을 빠르게 감지한다. 다만 어떤 상황을 과하게 해석하는 경향이 있어서 읽씹이나 침묵을 거절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회피형의 경우는 거절을 두려워하지만 상처받을까 봐 먼저 물러나는 사람들이다. 자존감이 높아서 거절을 안 무서워한다는 오해를 자주 받는 유형이기도 한데 사실은 정반대이다. 그들이 느끼는 거절 불안은 너무 가까워지면 약점을 들킬까봐 두려워한다. 거절 당할까 봐 아예 감정에 깊게 들어가지 않는다. 그런 모습이 다른 사람 눈에는 무심한 모습으로 보일 뿐이다.


애착 유형 중 혼돈형의 경우는 가장 크게 흔들리는데 그들은 거절에 대한 두려움이 동시에 매달림과 도망으로 나타난다. 감정에 대한 추측이 크기 때문에 상대의 행동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안정형의 경우 사람들이 ‘안정형은 거절 불안을 느끼지 않아.’라고 오해하는데 안정형도 거절이 두렵다. 그들은 단지 불안 자체보다 거절을 다루는 방식이 다른 유형보다 건강한 것 뿐이다. 그들 역시 상처받는다. 다만 과잉 해석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다른 유형과 달리 불안이 자기 가치와 연결되지 않는다.


불안형이나 혼돈형은 거절을 내가 부족해서 버려진다고 해석하지만 안정형은 상대가 그런 선택을 했구나하고 해석한다. 거절 자체는 아프지만 그렇다고 내 존재 이유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생각한다.

‘싫다는 말이 내 존재의 의미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야.’


그렇다면 우리는 거절을 어떻게 다루면 좋을까? 우리는 거절 불안을 느끼는 이유부터 알아야 한다. 거절 불안은 상대의 문제보다 대부분 내 감정의 해석 문제에서 시작한다. 이 거절 불안을 다루는 친밀함 기술은 누군가를 조종하는 방법이 아니라 나를 지키면서 관계를 유지하는 기술이라고 보면 되겠다.

우선, 완벽한 거절을 당하지도 않았는데 과대해석하지 말아야 한다. 이것은 나를 괴롭게 할 뿐이다. 상대의 반응보다 내 감정의 속도를 면밀히 관찰해보라. 상대의 답장이 늦거나, 상대가 연락이 잘 안되거나 할 때 우리는 급하게 생각한다.


“왜 조용하지? 예전과 달라진 것 같아. 변했어. 왜 이렇게 멀게 느껴지는 거야? 이제 나는 안중에도 없는건가?”

하지만 정작 여기서 상대는 그냥 바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중요한 것은 내 감정이 얼마나 요동치고 있는가이다. 답장이 늦어서 불안해지는 건 사실 상대의 행동 때문이 아니라 내 감정의 속도가 갑자기 빨라졌기 때문일 수 있다. 그의 침묵이 불편한 건 그 사람이 나쁜 뜻을 담고 있어서가 아니라 내 마음이 이미 그 사람에게 많이 가 있어서일 수 있다.


그렇다면 나는 자신에게 물어봐야 한다.

‘상대가 조용해진 이유보다 내가 불안해진 이유는 뭘까?’

그렇게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해 좀 더 살펴볼 수 있다. 우리는 감정은 빠른데 상황이 느리게 흘러 갈 때 대부분 상처받는 방향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자신을 살펴보면 한 템포 쉬어가면 다른 방향으로도 상황을 해석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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