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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희량 Aug 16. 2019

우리 딱 100일만 옷 사보지 말아요

이번엔 가볍게 가볍지 않은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전세계에서 가장 심각하게 환경오염을 초래하고 있는 분야가 석유산업이라면, 두 번째는 패션산업인 거 알고 계세요? 원료 재배에서의 물 낭비, 화학비료로 인한 수질 및 토양오염. 생산 및 가공 과정에서의 물 낭비, 약품 처리, 온실가스 배출. 창고에는 재고가 가득한데 우리는 수없이 사들이고 수없이 버리죠. 의류 폐기물만 해도 홍콩에서만 1분에 11만 톤,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7억 벌이 버려진다고 하구요. 옷을 세탁할 때마다 떨어지는 미세플라스틱은 바다로 흘러들어가 모든 독성물질을 흡착하고 물고기의 몸 속에 쌓이고 쌓여 결국 우리에게 돌아오죠.  


저는 얼마 전, SNS에 2019년 12월 31일까지 잡화, 액세서리를 비롯한 패션제품을 일절 구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렇다고 1월 1일 되자마자 바로 옷 사러 달려갈 건 아니지만, 옷만 보면 눈 돌아가기 바빴던 우리의 쇼핑욕구를 잠시 잠재워보자는 겁니다.

 

반성합시다, 우리. 지금 옷장에 얼마나 많은 옷이 있나요? 그렇게 옷이 많는데 입을 옷이 없어, 라고 우스갯소리로 말하지만 사실 웃을 일이 아니었어요. 화장품도 마찬가지죠. 그렇게 많이 쌓아두고 자주 사용하는 건 그 중 몇 개뿐 아닌가요? 우린 얼마나 많은 옷과 화장품들을 '낭비'하고 있는 건지. 잠깐의 소비욕구를 참고 지나가면 금방 잊어버릴 뿐인데.


지금 선언한 지 두 달이 되어갑니다. 옷을 안 사겠다고 마음 먹고 이 정도쯤 나니까 옷장에 처박혀 있던 다른 옷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더라구요. 제가 예뻐 보여서 샀던 옷이니까, 지금 매장에서 봐도 제 옷장으로 데려올 제 취향인 옷이었어요. 그렇게 눈에 들어오는 옷들이 많아져서 오히려 제 옷장 활용도가 훨씬 높아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만큼 옷이 많기도 했어요. 과거의 나 자신, 반성합니다...) 옷이 많으니까 입을 옷이 없다는 건 어쩌면 새 옷을 사기 위한 핑계뿐이었을지도 몰라요.


사실, 필요해서 사지는 않았더라구요. 지금 저는 너무도 충분한 옷을 가지고 있고, 귀걸이도 여러 스타일마다 활용가능할 정도로 넉넉합니다. 사지 말아야 겠다, 고 굳게 마음 먹으니까 생각보다 예쁜 것들도 눈에 안 들어오는 것 같고 예뻐보여도 지나가면 까먹더라구요. (화장을 잘 안 하고 다녀서 화장품 얘기는 할 수가 없네요..! 가지고 있는 거라곤 립스틱과 립밥 하나뿐입니다 허허)


그리고 누구보다도 예쁘고 멋있게 차려입고자 하는 욕심도 줄어드는 기분입니다. 옷장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하니 있는 거 충분히 돌려입는 수밖에 없지 않나요. 그러다보니 새 옷만 보면 그렇게 눈이 돌아가고 그랬던 제가 바지 몇 개 돌려입고 티셔츠 몇 개 돌려입고. 단순하게 입게 되더라고요. 잘 입으려고 애썼던 지난 날이 멀게만 느껴집니다. 옷에 대한 강박이 점점 사라지는 느낌이에요.


아무튼 그렇게 저는 돈도 아낄 수 있구요. 먹는 데 조금 더 투자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아직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한두 번 예쁜 옷과 마주칠 때 제가 마음을 다잡으며 했던 생각들을 돌이켜 보면 앞으로도 얼마든지 자제할 수 있을 거 같다는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제가 지금껏 사왔던 옷은 필수품이 아니라 사치품이었고, 사치품을 구매하고 싶은 욕구는 얼마든지 잠재울 수 있는 거 같아요.


지금 우리는 너무 지나치게 자주 카드를 긁고 다니는 건 아닌가 한번쯤 생각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윤리적브랜드에서 옷을 사도 우리 뒤에는 의류 쓰레기가 어마어마하게 쌓여있어요. 리고 그 뒤로 지구가,동물들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겠죠.. 윤리적 소비니 뭐니 해도 가장 중요한 건 우리가 과소비를 지양하는 겁니다. 내 옷장을 충분히 활용하고 한번 산 옷은 오래 입고! 정말 나에게 꼬옥 필요한 옷을 가치 있게 소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도 한번 '100일동안 옷 사지 않기' 프로젝트 같이 해보는 건 어떤가요? 전 으로 목표한까지 혹은 그보다 더 오래 패소비를 자제하는 과정에 대해서 종종 이야기해볼게요. 지켜봐주시고 또 참여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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