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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희량 Mar 19. 2019

한국에서 패션이란??

이제 시작해볼까요. 가장 먼저 제가 펜을 잡은 계기를 말씀드리겠어요. 글을 쓴다는 것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게 있다는 의미이기도 한 것 같아요. 제가 결정적으로 느낀 패션계의 폐단 중 하나는 한국패션의 대표적인 문제입니다. 제가 볼 때 한국 패션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문제에 대한 무지입니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어떻게 개선이 될까요.


얼마 전 발렌시아가에서 SNS에 괴상한 영상을 게재했습니다. 신체가 뼈가 없는 것마냥 휘어지고 꼬아지는 모습이 나옵니다. 아주 괴상해요. 왜 이런 영상을 올린 걸까요?

https://youtu.be/bGp-heYu_2E


마지막 학기를 끝마치고 뵈러 간 교수님이 그 답을 주셨습니다. 뎀나 바질리아는 CGI에 대해 시니컬하게 비판하고 있는 거라고요. 그래서 저는 왜 하필 CGI이고, 패션을 통해서 어떻게, 어떤 점을 비판하는지 궁금했습니다. 초록 창에 "발렌시아가 CGI"라고 검색해보았죠. 나오는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저 발렌시아가 상품광고글이나 무슨 벤츠 CGI 엔진..? 뭐 이런것들 몇몇개가 전부더군요. 결국 저는 구글로 향했습니다. 영어로 "BALENCIAGA CGI"라고 검색했더니 그 영상에 대한 수많은 기사가 나왔습니다. 그 중 한 기사를 보았는데, 발렌시아가의 영상에 대한 설명과 함께 "Uncannied valley" 즉, 불쾌한 골짜기라는 이론을 제시했고, 그와 관련된 동영상도 첨부되어 있었어요.

https://youtu.be/bLa2B7XPA1w


이 영상이 주는 메시지는 강렬했습니다. 저는 그 하나의 기사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죠. 이외에도 영문 기사들은 이 영상 하나로 많은 토론이 진행된다고 했습니다. 해당 모델의 윤리적 문제까지도 논의되고 있다구요. 동시에 기술의 발전이 지금까지 정해진 아름다움을 확고히 하는 데 이용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차이를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한국 패션에는 겉만 있고 속은 없어요. 잡지에는 그저 스타일 분석, 트렌드 소개. 새로운 상품 광고, 배우들의 화보투성이죠. 우리가 소비하는 패션은 외관과 가격뿐이에요. 이게 우리나라 사람들이 패션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사람들은 궁금해하지 않아요. 디자인에 대해, 그 의도에 대해 생각하지 않아요. 그저 상품에 박힌 브랜드 이름이나 로고를 찾기 위해 눈알을 굴립니다. 금전적 가치만 지향할 뿐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상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모르고, 알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씁쓸하네요.


보그의 비평가, Anders Christian Madsen이 지적했습니다. 한국 패션엔 개성이 없다고. 물론 이건 더 복잡한 부분을 포함한 문제이긴 하지만, 외관과 브랜드 이름에 목숨 거는 실태가 반영된 건 분명하겠죠.


한국패션이 스스로의 의미를 찾길 바랍니다. 꼭 저여야만 한다는 생각은 아니었지만, 저라도 외친다면 한 명이라도 듣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글을 써야겠다 생각했어요. 그리고 글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하는 독자들이 많은 이 곳은 함께 한국 패션계를 비판할 수 있는 적당한 공간인 것 같아요. 알고 보면 우리가 알게 모르게 지나쳤던 부분들이 참 많습니다. 계속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우리, 생각을 나눠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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