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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레네 Aug 14. 2021

사랑하는 주말 일상

일상을 꼭꼭 씹기

오늘 아침은 아주 푹 자고 일어나 개운했다. 꿈도 꾸지 않고 중간에 깨지도 않았다. 그렇게 일어나 시간을 확인해보니 7시.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하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각이다.


주말이 좋은 이유는 아침에 배우자와 함께 침대에서 뒹구는 데 있다. 주말에는 배우자의 출근시간이 평일보다 늦고 나는 출근을 하지 않으니 여유롭게 기지개를 켤 수 있다. 아침부터 사랑 표현을 귀에 가득 담아간다. 하루를 시작해 주고받는 대화가 웃음과 애정으로 가득해 감사하다.






주말 아침이면 반드시 하는 일과는 반려식물들에게 물 주기. 이전에는 식물이 지루하고 재미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반려식물을 들여보니 식물도 사람 못지않게 하루하루 컨디션이 다르고 변화한다. 매일 아침 아이들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자연스레 일과로 스며들었다.


왼쪽부터 카랑이, 수국이, 사랑이. 오늘도 쑥쑥 자라줘서 고마워.


우리 집 수국에는 슬픈 사연이 있다. 선물을 받아왔을 때는 푸른색 꽃을 탐스럽게 피워왔지만, 서투른 주인으로 인해 그 꽃은 2-3주 후에 뭉텅히 잘려나갈 수밖에 없었다. 그 후 지금까지는 다행히 싱그럽게 잎을 유지하고 있지만 꽃을 다시 보기 위해서는 내년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수국은 말 그대로 물을 좋아하는 식물이라 물을 많이 줘야 한다고 한다. 일 주일에 한 번씩 물을 듬뿍 주고 이파리에 분무기를 뿌려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카랑이는 꽃 종류 이름이 ‘카랑00’였는데 그 풀네임이 뭐였더라… 어쨌든 카랑이로 부르는 아이는 두껍고 짙은 초록색의 잎처럼 튼튼하게 잘 자란다. 지금까지 속 한 번 썩히지 않고 가장 잘 자라준 아이다. 봄여름에는 분홍색 꽃을 쉼 없이 피워대는데 기특해 죽겠다.


요즘 잎이 누래져서 비타민 수혈 중인 올리브..


오늘은 아이들을 모두 물을 준 다음 에어컨 실외기 위에 올려놓아 햇빛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올리브나무도 창문 가까이 자리를 바꿔주면 반려식물 돌보기 끝.






오늘은 브런치로 아보카도계란토스트를 해 먹어야지. 계란 두 개를 팔팔 끓는 물에 넣는다. 끓는 물에 들어가자마자 계란이 깨져 흰자가 올라온다. 계란을 실온에 더 두었어야 했다. 다음엔 더 예쁘게 삶아야지.


다음엔 꼭 실온에 먼저 꺼내놓아야지..



아침 공복 상태에 하는 운동은 가벼운 몸을 더 가볍게 탄탄하게 만드는 것 같아 느낌이 좋다. 어제 못했던 복근 운동을 하면서 오늘 해야 할 상체 운동도 같이 하려고 했는데. 복근 운동에서부터 땀이 뻘뻘 나서 상체 운동은 이따 저녁에 해야겠다. 역시 공복인 상태에는 짧고 굵은 운동이 제격이다.


입사하고 산 다노 매트. 가격은 비싸지만 지금까지도 그 값을 톡톡히 하는 아이. 매일 내 땀을 받아내느라 수고가 많다.



개운하게 샤워를 한 후 나를 위한 건강한 브런치를 만든다. 냉동실에 몇 달간 잠자고 있던 호밀식빵을 에어프라이기에 굽는다. 160도에 6분 정도. 빵이 구워지고 있는 사이에 삶은 계란 두 개 중 가장 틈이 많이 벌어진 계란을 고른다. 식초를 많이 넣은 덕분에 껍질은 쉽게 까진다. 그리고 비장의 무기 아보카도 퓌레.

아보카도를 먹을 때마다 환경과 세계를 생각하는데 마음이 편치는 않다. 맛 자체만을 보았을 때 환경을 파괴하면서까지 먹을 것은 아닌데 말이다. 불편한 마음을 안고 잘 구워진 식빵 위에 아보카도 퓌레를 얹는다.


올여름 우리 집의 MVP는 꼼부차와 디즈니 유리컵. 여름을 시원하게 나는 데 이 조합만큼 적합한 게 없다.


예쁜 아침을 보면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예쁜 아침을 먹고 나니 11시 30분.


나는 아침에 가장 에너지가 넘친다. 아침에 많은 일을 하고 또 그걸 즐긴다. 꽉 찬 아침은 그날 하루를 살아갈 동력을 준다. 오늘도 하루 종일 누워 있고 싶어 하는 몸을 달래고 일으켜 글을 쓰러 나왔다.


이렇게 조금씩 내 일상을 다시 세우며 힘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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